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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정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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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창범 Jun 14. 2017

감정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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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할 때 눈에 보이지 않으면 치워진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내 스타일입니다. 진짜 깔끔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닦아내지요. 물론 저도 버리기는 하지만 아주 쉽게 그 결정을 내리지는 못합니다. 또다른 쓰임새가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구석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재어두는 편이죠. 

물건만 그런게 아닙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은 깔끔하게 정리해버리는데 저는 마음 속 서랍장에 차곡차곡 담아둡니다. 시간이 흐르면 정리될 것 같지만 망각의 강을 넘어가지 않는 기억들은 그대로 내 곁에 남아 있는 셈입니다. 저는 그것들을 그저 드러내지 않을 뿐이죠. 

요즘 한가지 배운 것은 저 스스로 그 서랍장에 우선순위를 매겼다는 사실입니다. 중요도가 높은 서랍장은 여는 빈도가 높으니 그 기억은 계속해서 저와 함께 있고 수시로 꺼내들어 제 행동을 제약하기도 한다는 것을요. 일단 우선 순위를 지우고 '내가 어떤 기억을 떠올리고 느끼는 행위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무의식적 습관'도 멈추어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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