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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창범 Jun 14. 2017

피해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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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둔 것도 피해의식 때문이었고 가끔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시켜버렸던 것들도 대개는 나를 겹겹이 둘러싼 피해의식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한 만큼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피해의식은 여지없이 나를 코너로 몰아놓고 두들겨 패니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선택은 '피하기'였죠. 


잠시 안개가 낀 것이고 소나기가 내리는 중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피하고 난 다음의 행동은 피해의 정도에 따라 결정했습니다. 다시 볼 사람과 안 볼 사람을 구분했고 그것이 내게 맞는 처세술인 것처럼 생각했어요. 


이제는 분명 그런 태도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상대가 내 피해의식을 자극한 것은 다름아닌 상대의 피해의식이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둘 다 사실은 피해의식의 피해자인 셈이 되는거죠. 결국 나만 죄인이 아니라 우리 서로를 정직하게 상대를 받아들이고, 그 피해의식을 상대에게 용기있게 표현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겁니다.


처음에 피해의식을 표현할 때는 투박하고 거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점점 더 세련되게 표현해낼 수 있을 것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담담해지게 되겠지요. 그걸 행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보겠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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