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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창범


이 벽을 넘어서면 또 다른 세상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다리도 없고 뛰어넘을 장대도 없습니다. 하지만 무척이나 저 벽 뒤에 펼쳐질 것들을 보고 느끼고 싶은 것은 세속적인 욕망보다 더 근본적인 다른 차원에 대한 열망 때문이겠지요.

둥지에서 어린 새들은 날기 위한 연습을 목숨을 걸고 합니다. 잘못하다간 떨어져 죽기십상이죠. 그건 그냥 본능적인 것이지 거기에 어떤 보상을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가 결국 어린 새들은 비상하고 활강하며 안전하게 착지하는 방법을 몸으로 체득합니다. 어린 새들에게 왜 목숨을 거냐고 묻는 건 의미없는거죠.

점프를 해서 뛰어 넘든지 날아올라 타고 넘어가려면 어린 새들처럼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그러면 넘어갈 수 있습니다. 넘어가서 보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덧 1) 목숨걸고 뭔가를 해 볼 시간이 남아 있다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지점까지는 안 도달했다는 안도감?
덧 2) 저 벽 너머의 세상을 모르는데 계획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날아오를 수만 있다면 저 벽 그 너머, 또 그 너머까지 날아가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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