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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숲 속을 거니는데 단풍나무가 손을 불쑥 내밀었어요.
"잘 지내지?"
"나야 뭐 날마다 꽃 찾아다니고 이 생각, 저 생각 늘 바쁘지."
최근에 누군가에게 손을 벌려보라고 했어요. 도움을 청하라는 의미였지요. 남한테 손 벌리기가 죽기보다 싫은 사람 있잖아요? 왜 벌려야 하는지를 잘 전달하지 못한 거 같아요. 경청을 끌어내지 못한 것도 제 문제일 듯하군요;;;
듣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어쩌면 그렇게 듣고 싶은 것만 들리는 걸까요? 귀는 마치 가슴에서 자라는 꽃과도 같습니다. 뿌리가 빗물과 햇살을 흡수해야 소담한 꽃 한 송이 피울 수 있는 것처럼, 눈물과 기쁨을 모두 받아들여야 가슴에서도 진정으로 들을 줄 아는 귀가 돋아나는 거죠. 상대의 말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면 가슴은 온통 꽃밭이 될 거예요. 용기를 내서 상대가 하는 말을 경청해 보세요. 제대로 듣기 시작하면 메말랐던 가슴은 오아시스로 변모한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