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정 공부

포용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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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창범


물컵에 소금 한 줌을 넣고 마셔보세요. 고통스러운 맛을 느낄 거예요. 같은 양의 소금을 맑은 호수에 뿌리고 그 물을 한 컵 떠 마셔보세요. 그냥 시원한 맛만 느낄 것입니다. 그릇의 크기에 따라 같은 고통이라도 느낄 수 있고 없고의 차이가 나타나죠.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편협하고 쉽게 토라지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속 좁은 밴댕이는 잡히자마자 엄청난 스트레스로 바로 죽어버립니다. 그런데 타고난 그릇을 어떻게 넓힐 수 있을까요?

그 그릇의 크기는 포용력의 차이입니다. 그런데 포용이라는 영어 톨로런스(tolerance)는 ‘인내’라는 뜻으로도 함께 쓰입니다. 사실 인내가 없는 포용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포용한다는 그 자체가 뜻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죠. 뜻이 맞지 않는데 어떻게 상대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겠어요? 하지만 여기에 바로 포용의 미덕이 숨어 있습니다. 포용은 단순하게 옳고 그름을 따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죠.

나는 상대방을 밀쳐 내면서 내 뜻만은 인정해 달라는 것 자체가 모순이며 갈등의 시발점입니다. 그래서 큰 그릇이 되려면 먼저 포용력을 길러야 한다고 했던 것이죠. 그리고 포용력의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편견입니다. 내가 가진 잣대로 다른 사람의 성격과 태도, 행동 등을 재다 보면 끝이 없는 법입니다. 편견이라고 하는 색안경을 벗고 생각의 폭을 좀 더 넓혀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포용력을 갖출 때 쓸데없이 낭비되는 마음의 에너지를 막을 수 있겠지요.

덧) 매사에 인내하며 편견을 버리면 포용력은 호수처럼 넓어집니다. 인내가 쉬운 일은 아니에요. 오죽하면 공자가 참을 인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을까요. 암튼 별꽃을 보다가 별 생각을 다 합니다. 우주가 이 꽃 주변에 펼쳐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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