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중앙국민센터 수영장
“그럼, 연휴 끝나고 뵙겠습니다!”
설날 연휴 전 마지막 강습이 끝나고 수영 강습반분들의 아쉬운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장장 7일 동안 헤엄을 못 친다니. 일주일에 적어도 3번은 물 위에 있던 시간들이 까마득해질 것만 같았다.
그러다 문득 본가 근처에 실내수영장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때부터 머리를 열심히 굴리기 시작했다.
‘공휴일이 다가오기 전 하루 일찍 본가에 가는 스케줄이라 시간만 잘 맞으면 자유수영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그 수영장의 회원이 아니더라도 자유수영을 할 수 있는 건가?’
궁금함을 견디지 못해 수영장 측으로 전화 문의를 드렸더니, 비회원도 입장 가능하며 설날연휴는 쉬어가고 2월 14일까지는 자유수영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차역에 내려서 간단히 밥을 해결하고, 집에 짐을 놔둔 뒤 휴식을 조금 취하다가 3부 자유수영 때 입장하면 되겠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건 럭키!
내가 있는 세계에서 겨우 한 발짝 떨어져 있을 뿐인데 다른 차원을 경험하는 기분이 들었다. 역시 어떤 경험이든 일단 겪어보고 온몸으로 체감해 봐야 그것이 좋은 경험인지 나쁜 경험인지 알게 된다. 좋은 경험이었다면 또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해보기 위해 노력하게 될 테고, 나쁜 경험이라면 그와 반복되지 않게 다른 노력을 하게 될 테다.
그렇게 첫 자유수영 원정을 가기로 마음먹은 이후로 국내에서 또는 해외에서 수영장 원정 다니는 사람들 포스팅을 보며 감탄을 하기도 하고, 수영가방 하나만 있으면 어느 수영장이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유로움과 기쁨에 흠뻑 취한 채 2월 14일이 되었다.
수영장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 입장 시간보다 20분 일찍 도착했다.
건물 규모가 압도적으로 커서 1차로 놀라고, 수영장 내부를 2층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것에 2차로 놀랐다. 초급반 전용 레인부터 상급반, 연수반, 오리발전용 레인까지 철저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아이들 수영을 관람하러 온 학부모들이 대부분이었고, 입장시간에 거의 딱 맞춰 온 수영 고인물 회원들도 많이 보였다. 얼핏 봐도 눈동자를 요리조리 굴리며 분위기 파악을 하려는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
정시에 바코드를 찍고 입장했다. 락커룸과 파우더룸이 이어져있는 구조였고 한편으로는 오래된 목욕탕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익숙한 공기와 익숙한 냄새. 하루 걸러 찾아온 수영장인데 낯선 곳이지만 괜히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첫 자유수영 원정, 스윔노트>
260214 자유수영
(오늘은 각각 동작들 쪼개어 연습하는 것에 집중!)
* 걸어서 스트레칭 한 바퀴
* 걸어서 팔 돌리며 사이드 호흡 연습
* 자유형 왼팔 집중 연습
* 자유형 발차기 집중 연습
* 자유형 호흡 집중 연습
* 자유형 스트로크 집중 연습
* 자유형 롤링 집중 연습
* 배영 발차기만 해보기 연습
* 배영 호흡 집중 연습
* 배영 팔 돌리며 팔에 집중 연습
* 배영 팔 돌리며 발차기 집중 연습
* 갈 때 자유형, 올 때 배영 반복 연습으로 마무리
배영 할 때 코와 입으로 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수영 끝나고도 배가 불렀다.
25m 왕복을 여러 번 반복해도 힘든 줄도 몰랐다. 폐활량이 늘어났다는 게 이런 것일까?
(수영이 도움 많이 된다••)
홀가분한 마음과 개운해진 몸으로 수영장 밖을 나왔다. 시간이 흐르는지도 모르고 수영을 했는데 1,400m를 찍고 말았다. 이로써 나는 원정 수영에서 최장 거리와 최고 칼로리를 얻게 되었다. 흐르는 땀을 느낄 새도 없이 뿌듯함은 덤으로 받았다.
다음은 어디로 원정 수영을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