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하고도 삼일 만에 수영 가는 날.
요 며칠 대자연 이슈로, 컨디션이 안 좋다는 이유로 수영을 빼먹었다.
탐폰을 써서라도 강습에 나가려고 했건만
도저히 몸이 따라주지 않아
설날 연휴에 이어 연속된 자체적 쉼을 가지고 말았다.
약간의 양심이 찔려있던 나는
오늘 6시 40분 알람을 한 번에 듣고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이불 밖을 나왔다.
평소처럼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명상을 하고, 몸을 풀어주고
모닝페이지를 쓰며, 견과류 한 알 한 알 씹어 먹으며
아티스트웨이 책을 두 페이지 읽어냈다.
오늘은 3월분 수영 강습 결제를 해야 하는 날이라
평소보다 3분 정도 일찍 집에서 나와
서둘러 수영장으로 향했다.
비가 오려는지, 눈이 오려는지
흐릿한 하늘이었지만 아침에 맡는 공기는 상쾌했다.
그렇게 동네 주변을 살피며 걸어가다가
수영장 다녀오는 길처럼 보이는 이웃주민을 한 차례 더 마주쳤다.
지난달 말에 첫 수영 등록과 함께 강습을 시작했는데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다니.
새삼 시간이 속절없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다음 달은 강습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지라는
작은 결심과 함께 락커룸 문을 열었다.
예상했건만 오늘도 출첵 1등.
아,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하나.
내가 다니고 있는 수영장 물이 해수였다!
* gpt 힘을 빌려 간단히 메모.
실내수영장의 해수풀(Salt Water Pool)은 일반 염소 소독 수영장과 비교했을 때 피부와 눈 건강, 냄새 측면에서 장점이 많아 일반적으로 더 좋습니다. 해수풀은 바닷물을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물에 소금을 풀어 전기분해 방식으로 염소를 생산하여 소독하는 방식입니다.
- 그렇다고 한다 -
아이들도 함께 다니는 동네의 작은 수영장이다 보니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관리를 하는 듯하다.
덕분에 수영에 대한 애착이 조금 더 깊어질 수 있었네.
쉬다가 다시 헤엄치려니
평소보다 조금 긴장이 되었다.
일주일 전에 배웠던 거 몸이 까먹었으면 어쩌나,
내 양팔과 두 다리가 내 마음처럼 잘 움직이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말이다.
그렇게 걱정하고 있을 때 즈음
같은 시간에 수업받는 회원님들이 한 명, 두 명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침 이른 시간 수업이라 많아봐야 정원이 3~4명 정도인데
오늘은 나를 포함해 총 5명이 모였다.
하지만 초보레인에서 헤엄치는 사람은
나 혼자로 예상되었다.
그래도 뭐 어떡해! 해내야지!
260222 스윔노트
강습 내용
* 킥판 잡고 발차기 연습
(하체 떨어지지 않게, 허벅지에 살짝 힘주며 발차기. 발차기가 수영의 기본임을 잊지 말 것)
* 킥판 잡고 사이드킥 왼쪽/오른쪽 호흡 연습
(다른 회원분들도 느낀 부분이었는데 유독 왼쪽으로 사이드호흡을 할 때 귀에 물이 잘 들어간다, 오른쪽 사이드 호흡을 메인으로 하다 보니 익숙치 않아서 그렇겠거니 하고 생각 중이다)
* 킥판 잡고 자유형 팔 돌리기 집중 연습
(엄지손가락이 허벅지를 스친다고 생각할 것, 물속에서는 힘을 주어 손바닥으로 물을 밀어내고, 물 밖에서는 힘을 쭉 빼기. 팔을 억지로 돌리지 말고 손바닥으로 물을 밀어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몸의 왼쪽 가슴 부분이 열린다고 생각할 것)
* 자유형 연습
(등에 힘 빼는 것에 집중하며 네 바퀴, 두 팔과 머리를 물속으로 더 집어넣는 것에 집중하며 네 바퀴)
피드백
* 등에 힘 빼는 것에 초점을 두었던 오늘.
팔을 돌리려고 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 말고 물 안에서 손바닥으로 물을 밀어낼 때 자연스럽게 몸통이 열리면서 살짝 돌아간다고 생각하며 수영해야 할 것 같다
* 일정한 호흡을 유지할 것 그리고 물속에서 음---- 하는 시간을 조금씩 더 늘려보도록 할 것
그 외 메모한 부분
* 한 바퀴 돌 때마다 피드백 산더미. 자유형의 자세 교정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매번 새롭다. 어쩌면 그래서 아직까지 재미를 느끼고 있는지도. 잘못된 자세를 한 바퀴 돌 때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고쳐지고 있는 게 느껴져서 다행인 마음과 함께 뿌듯함은 덤이다. 몸에 힘 좀 빼자!
수영 중에 웃긴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다.
두 바퀴 연속으로 돌고 약 1분 정도 쉬고 있는 나를 보고
선생님이 30초 이상 쉬면 안 된다고 하셨다.
나는 갑작스러운 피드백에 벙쪄있었고
접영반 회원분들은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때 이후로 마지막 두 바퀴는 30초를 넘기지 않도록
셀프 체크하며 나아갔건만,
아무래도 수영초보에게는 30초도 무지막지하게 짧게 느껴지는 시간으로 체감된다.
'아... 딱 1분 30초 정도만 쉬면 안 될까요 선생님...'
그렇게 수영 강습이 끝나고 락커룸에 들어와서
삼삼오오 옷을 주섬주섬 꺼내 입으며,
30초는 너무 했지 않냐는 이야기가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저는 초보 레인에서 발버둥 치며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말을 흐리고 있으니
고인물 회원분이 눈에 띄지 않게 열심히 하고 있어서 그런가봐요. 라는 넌지시 건네셨다.
그 말을 천천히 곱씹어보며 오늘 강습은 마무리되었다.
정말 공교롭게도 수영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효율적으로 자유형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글 한 편을 발견했다.
https://blog.naver.com/mbscorp/224168630107
언젠가 평영, 접영까지 배우게 되었을 때
이 글을 다시 찾게 되면 좋을 듯하여 메모해둔다.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를 살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
수영 끝나고 집에 와서 간단한 아침을 챙겨 먹었다.
메뉴는 단촐하다
곡물빵과 뜨끈한 홍차 한 잔.
이것이 바로 나만의 스윔푸드 & 스윔티타임
빨리 목요일이 되어 또 헤엄치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걸 보니
이제 영락없는 수영인이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