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천재라는 말을 남발하지 말라고, 진정한 천재와 그들의 발견은 그렇게 흔히 오는 게 아니야."
그가 그렇게 말했을 때 주위는 조금 조용해졌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천재란 말이야? 하는 눈빛이었다. 그는 으흠, 하고 한 번 목을 고르고는 말을 이어갔다.
"예를 들자면 머피. 머피의 법칙 정도는 되어야 진짜 천재적인 발견이지. 만유인력의 법칙이니 상대성 이론이니 하는 자연과학의 것들을 빼고 말고 머피의 법칙보다 더 강력한 이론을 본 적 있어? 누구건 머피의 법칙을 경험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고. 그야말로 보편성이 있는 이론인 거지."
친구들이 물었다.
"머피가 성이야, 이름이야?"
"뭐하던 사람인데? 사회학자야?"
"나라고 그런 것들까지 다 알 수는 없잖아? 하여간 머피 정도는 되어야 천재라고 불릴 만 하다고. 이거야 원, 언어의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해. 조금만 괜찮다 싶으면 아무나 천재라고 불러대는 시대라니."
에드워드 머피 이전에도 인류에게 보편적인 이 현상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은 꼭 잘못되고야 만다는- 을 감지한 사람들은 여럿 있었다. 예를 들어 1952년의 존 색은 이렇게 썼다고 한다. Anything that can possibly go wrong, does. 훌륭한 문장이다. 간결하고,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선명하게 전달된다. 같은 해에 프레드 샤피로는 이렇게 썼다고도 한다. If anything can go wrong, it will. 담겨있는 내용은 똑같다. 하지만 존의 문장이 훨씬 더 마음에 든다. 프레드의 문장은 If니 will이니 하는 단어들 덕분에 조금은 조심스러운 기분이 든다.
지금 와서 존과 프레드 중 누가 누구를 따라했는지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벌써 수십 년 전의 일이다. 게다가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존은 존대로, 프레드는 프레드대로 이건 좀 무언가 수상한데, 왜 이런 거지? 하는 궁금증을 제각기 쫓아가다 어느 순간 같은 지점에서 만났을 수도 있다. 그리곤 악수를 건넨다. 어이,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당신도 제법인 걸? 하고.
알려졌기에는, 항공 실험이 실패로 돌아간 뒤에 에드워드 머피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고 한다. 어떤 놈이 실수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꼭 하고야 만다고. 그 말에는 모든 잘못을 팀 동료에게 돌리려는 의도가 적잖이 숨어 있었다. 하지만 팀원들은 자기들끼리 에드워드를 비꼬아서 하던 이야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 일어나고야 만다, 하고 정리된 것이었다고 했다. 이쯤 되면 실험에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그것이 누구의 실수였는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 머피의 법칙이니까. 그 위대한 법칙의 탄생 신화에 자신들이 주연으로 등장하느냐, 조연에 머물 것이냐의 문제이다. 모두 충분히 예민해질 만하다.
에드워드가 자신의 이름을 딴 법칙을 발표하거나, 책을 쓰고 등록을 했다는 이야기 따위는 듣지 못했다. 그런 일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몫이다.
머피의 법칙은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아래 그림 보고 한 번 웃으시길,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