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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창 Mar 13. 2016

Alexis

James Gang with Tommy Bolin







  알렉시스, 토미 볼린, 제임스 갱....무엇이 내게 먼저 다가왔는지, 어떻게 다가왔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라디오에서 스쳐 지나간 곡 제목을 기억하고는 무작정 씨디를 샀었던 것도 같고, 빌리 콥햄의 음반에서 토미 볼린의 이름을 먼저 발견했던 것도 같다. 몇 번 듣지 않은 전영혁의 목소리로 불세출의 천재 기타리스트라고 설명하는 것을 들었을 수도 있다. 이 모든게 사실일수도 있으며 적당히 내 기억속에서 각색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역시나 이십년 전 쯤의 일이고, 당시의 나는 재즈의 뒷모습만 쫓아다니고 있었다. 차마 엄두가 나지 않아 음악을 하지 않고 있는 자신을 슬퍼하던 시절이다. 롹음악 따위, 하며 콧방귀를 뀌던 시절이란 말이다. 그러나 왜 알렉시스는, 토미 볼린은, 제임스 갱은 내게 다가온 것일까?


  가끔씩 말하곤 한다. 학생들을 눈앞에 둔 채로 내 자신에게 말한다.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은, 노래한다는 것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심장을 꺼내 손에 들고 듣는 이들의 눈앞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누군가는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며, 누군가는 블루스를 노래하며, 누군가는 기타를 치며 말이다. 때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때로는 나직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말이다. 알렉시스, 토미 볼린, 제임스 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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