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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창고에서 재즈 듣기-60마디

Horace Silver - Finger Poppin'

by jazzy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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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Horace Silver


Title : Finger Poppin'


Record Date : January 31, 1959


Release Date : April, 1959


Label : Blue Note




Personnel


Juinor Cook - Tenor Saxophone


Blue Mitchell - Trumpet


Horace Silver - Piano


Gene Taylor - Bass


Louis Hayes - Drum


Track Listing


1. Finger Poppin'


호레이스 실버 퀸텟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와 함께한 시간이 높은 밀도로 응축되어 있는 트랙이다. 블루 미첼의 유려한 즉흥연주가 해내는 역할이 아주 중요한데, 빽빽하고 분절된 섹션으로 가득 차 있는 테마에서 가져온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주기 때문이다. 그의 연주가 일종의 이완제 구실을 하는 셈. 전형적인 하드밥 스타일의 리듬 섹션이지만 호레이스 실버의 컴핑이 펑키한 그루브를 더해주며 고유한 퀸텟 사운드를 증명하듯 일종의 낙관을 찍는다. 실버의 컴핑에는 아웃 사운드를 드러내기 위한 고의적인 트라이어드 코드가 종종 들어가는데 이는 아래에 이어지는 ‘Juicy Lucy'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 Juicy Lucy


블루지한 테마에 리듬을 툭툭 찍어주는 실버의 컴핑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두드러지는 것은 그의 즉흥연주다. 테크닉이 특별하게 두드러지는 것도 아니고 거창하거나 이론적인 접근으로 모티브를 쌓아 구성미를 드러내려는 의도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다소 억지스럽게 보일 수 있다 해도 여기에 사견을 더하자면, 내가 아는 그의 즉흥연주 중 가장 아름답다. 블루스 스케일, 그리고 앨범의 타이틀처럼 ‘poppin' 하는 타건, 견고한 리듬, 연주자가 웃고 있으리라 상상하게 되는 무드, 강박적이라고 할 정도로 반복되는 모티브. 이런 단순함들이 그의 즉흥연주에서 두드러지는 것들이다. 그리고 아름답다.


1번 트랙에서 언급했듯이 아웃 사운드를 만들기 위한 그의 트라이어드 코드 사용에도 귀 기울여보면 좋겠다. 아래에 그의 즉흥연주 채보 파일과 영상 링크를 첨부한다.



https://youtu.be/99bmOs4ObnA


또한 테마-즉흥연주-테마로 완성되는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추가적인 Release 파트를 넣었다는 사실에서 실버가 작곡가로서 곡의 구성에도 섬세히 접근했음을 알 수 있다.


3. Swingin' the Samba


호레이스 실버가 재즈에 가져온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라틴음악이다. 그의 음악이 라틴 재즈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의견이 좀 갈리리라 생각하지만. 이미 유명한 그의 'Song for My Father'에서도 보사노바의 뼈대가 견고하게 서 있으며 본 곡 ‘Swingin' in the Samba'에서는 브라질 음악에 그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음을 눈치채게 된다. 그러나 리듬도 즉흥연주의 내용도 삼바의 틀을 빌려왔을 뿐 실상은 하드밥 일변도의 주행이다. 주니어 쿡의 블로잉이 빛나는 트랙.



4. Sweet Stuff


실버는 이미 작곡가로서 충분히 평가받고 있다 생각한다. 하드밥의 언어뿐만 아니라 모달 사운드에도 정통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화성과 곡의 형식미에도 꽤 신경을 쓴 선구자라 할 수 있다. 'Sweet Stuff'는 그의 다른 히트곡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4th voicing(4도 보이싱)과 augmented(증 5도) 코드를 slash chord(분수 코드 혹은 코드의 전위 형태)로 변화시켜 부드럽고 오묘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마법을 부린다. 'Juicy Lucy'가 가장 아름다운 즉흥연주를 들려준다면 ‘Sweet Stuff'는 가장 아름다운 테마를 들려주는 셈.



5. Cookin' at the Continental


실버 퀸텟에게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전형적인 사운드. 3도 보이싱과 유니즌을 통해 울려 퍼지는 관악기의 하모니가 아름다운 동시에, 블루스라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적시에 터지는 화성과 리듬의 결합을 만들어낸다. 퀸텟 멤버들의 즉흥연주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아름다운 동시에 적절한데, 실버의 연주에서는 이번에도 아웃 사운드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돋보인다. 비록 하드밥 사운드를 연주하도 있다 하더라도 이미 밥에서 모달 사운드로 옮겨간 당대의 시류에 실버가 꽤나 공들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들려주는 사운드는 결코 허술한 연습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6. Come on Home


가스펠과 블루스가 결합하고 진 테일러와 루이스 헤이즈가 뭉쳐 느리고 끈적한 그루브를 만들어낸다. 실버의 피아노가 테마를 유니즌으로 연주하는 동시에 베이스 라인도 어느 정도 보조하는데 이것이 넓은 화성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기여한다.

결코 어렵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리듬을 꾸며내는 것을 보면 이 퀸텟의 사운드는 당시의 사람들에게 몸을 흔들 수 있는 최상품을 제공했음이 틀림없다.



7. You Happens on My Way


얼터드 코드로 이루어진 도입부가 지나가면 복잡하지 않은 섹션으로 이루어진 혼 섹션이 정교한 하모니를 연주한다. 본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은 호레이스 실버의 오리지널로, 그가 작곡가로서 양과 질 양쪽 측면 모두에서 공신력 있는 뮤지션이었음을 증명한다.



8. Mellow D


적당히 느리면서도 그루비한 곡-발라드-업템포의 트랙 배치는 앨범 단위의 음악 생산이 절대적이었던 당시 시대상의 산물이다. 그런 측면에서 ‘Mellow D'는 전형적인 업템포 곡이자 마무리 타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실버도 1,2,3 번 트랙에서 들려주었던 특유의 컴핑 스타일과 함께 멋진 업템포 연주를 선보인다. 그의 컴핑 스타일은 당대의 하드밥 혹은 밥 피아니스트들과 확연히 궤를 달리하는데, 간간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사용되는 넓은 음역대, 미스 노트나 키를 벗어난 음 정도는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의 강한 타건, 그와 정반대 세기를 가진 고스트 노트, 오른손의 거의 모든 선율에 완벽하게 따라붙는 싱커페이션 등이 특징이다. 그의 컴핑을 연구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돌려줄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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