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ther Report- I Sing the Body Electric
Artist : Weather Report
Title : I Sing The Body Electric
Record Date : November 1971 & January 1972
Release Date : May 26, 1972
Personnel :
Weather Report
Joe Zawinul - ep, pf, synth, Wayne Shorter - sax, Miroslav Vitouš - bs,
Eric Gravatt - dr, Dom Um Romão - perc
On 'Unknown Soldier'(track 1)
Andrew White - cor anglais
Hubert Laws, Jr. - flute
Wilmer Wise - D & piccolo trumpets
Yolande Bavan - vocals
Joshie Armstrong - vocals
Chapman Roberts - vocals
Roger Powell - ARP programming
On 'The Moors'(track2)
Ralph Towner - 12-string guitar
Track Listing
1. Unknown Soldier
앨범의 제목이 월트 휘트먼의 시, 레이 브래드버리의 단편과 같다는 점, 그리고 제작 연대가 1970년대 초라는 점이 '무명의 병사'라는 곡의 이름에 의미심장함을 더해준다. 곡의 시작 부분부터 그룹핑을 반복하는 드럼 위에 보컬과 베이스의 유니즌이 더해진다. 신서사이저의 적극적인 사용과 쉽게 맥락을 잡기가 힘든 화성 진행까지, 한 번만 듣고서는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가 힘들다. 다이나믹은 크게 부풀었다가 아주 자연스럽게 꺼지는 일을 반복하는데, 이러한 반복이 영화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을 부여하기도 한다. 즉흥연주라고 명확히 정의 내릴 수 있는 부분은 곡의 중반에 이르러서야 프리재즈의 형태처럼 시작되는데, 길이가 길지 않으며, 그 가운데에서도 신서사이저가 포탄과 총탄의 사격 소리, 기묘한 외침 등을 연주하고, 기도문을 읊조리는 듯한 소리도 들린다. 그러다 갑자기 광채처럼 비추는 밝은 색소폰 소리가 전장의 군인을 탈출시키는 헬리콥터의 밧줄 사다리처럼 등장하면 곡의 마지막 부분에 와 있음을 알 수 있다.
2. The Moors
랄프 타우너가 12 현 기타를 가지고 다양한 테크닉을 선보이며 리드미컬한 전주를 시작한다. 그의 젊은 시절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반갑기도 하고, 이전 곡의 잔상 때문인지 화성적으로 매우 편안하게 들리는 1분 40초가량의 연주를 즐기다 보면, 예상할 수 없었던 스타일의 비트와 신서사이저, 색소폰의 정적인 멜로디가 급작스럽게 등장한다. 반복되는 리프 위에서 격렬하게 진행되던 리듬 위주의 연주는 다른 화성 진행의 등장으로 질감을 교체하고, 화려하던 랄프 타우너의 기타는 점을 찍듯이 규칙적으로 리듬과 단음을 연주한다. 듣고 있으면 이것이 재즈라는 생각을 전혀 할 수가 없다. 오히려 핑크 플로이드나 데이빗 보위를 떠올리게 된다. 단순한 화성처럼 들리지만, 웨인 쇼터의 작곡 구성은 완벽해서 완급조절과 스토리텔링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데 이쯤 되면 장르가 문제가 아니라 음악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의 여부가 핵심적인 열쇠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3. Crystal
1번 트랙이 조 자비눌, 2번 트랙이 웨인 쇼터의 작품이었다면 3번 트랙은 베이시스트 미로슬라브 비토우스의 곡이다. 작곡가와 상관없이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성이 있다면, 조각난 천으로 모자이크를 하듯이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일련의 음악적 조각들을 접붙이는 시도들이 많다는 것이다. 처음에 듣기에는 당황스럽거나 이질적일 수도 있겠지만, 곡의 끝부분까지 수행을 마치고 나면 그러한 시도들이 하나의 거대한 흐름과 길을 구축해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앨범을 통해 생각하게 된 것은, 웨더 리포트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면모가 생각보다 더욱 가려져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웨더 리포트하면 으레 떠올리게 되는 'Birdland', 'Havona' 등의 흥겨운 넘버, 자코 파스토리우스라는 인물의 이미지가 그들의 음악적 시도를 의도치 않게 밀어내온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퓨전재즈, 재즈록, 등의 장르로만 웨더 리포트의 음악을 묶어두기엔 그 다양성과 깊이, 양이 엄청남을 새삼 느끼는 동시에 압도당한다.
4. Second Sunday in August
가스펠의 분위기가 묻어나는 도입 부분의 질감을 유지하면서 직선적인 운동을 반복한다. 드러머 에릭 그라뱃은 앨범을 통틀어 반복적인 리듬을 지켜내야만 하는 다소 지루하면서도 중요한 일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그리고 팀원들과 적절한 다이나믹을 지켜내어 긴박함이 쉽사리 상하지 않도록 하는 핵심적인 일이지만, 그 일이 쉽게 주목을 받거나 드러나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에릭은 그 일을 잘 해내고 있다.
이 곡 역시 자비눌의 작품인데, 그래서일까 멜로디를 가만히 듣고 있자면 그가 작곡한 곡이 이름이 바뀐 채로 실린 마일즈 데이비스의 앨범 <In a Silent Way>가 떠오른다. 어딘지 모르게 애수가 서린듯하지만, 두드러지는 리듬으로 인해 묘한 긴장감을 발생시키는 그 스타일 말이다.
5. Medley: Vertical Invader / T.H. / Dr. Honoris Causa
5번 트랙부터는 1972년 1월 13일에 도쿄에서 있었던 웨더 리포트의 라이브 연주를 담고 있다. 스튜디오 레코딩 버전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멤버 개개인의 화려한 연주력이 점화하는 순간이다. 자비눌이 키보드를 다루는 솜씨는 매우 인상적인데, 적재적소에 알맞은 사운드를 골라서 넣는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우면서도 세심한 직관력을 요하는지는 직접 다루는 사람들만이 공감할 테다. 더군다나 사운드 메이킹뿐만 아니라 화려하면서도 정확한 리듬으로 음을 꽂아 넣는 솜씨는 자비눌이 작곡가이자 연주자로서 얼마나 완성되어 있던 사람이었는가를 보여준다.
웨인 쇼터는 늘 그렇듯 슬그머니 일어나 몇 개의 음들을 부는 것만으로 곡을 장악해버린다. 그가 선택하는 음들은 좋다 나쁘다의 취향 차원을 벗어나 다른 것을 상상할 수 없는 논리성과 리듬을 가지고 있다.
이 메들리를 듣다 보면 중간에 끊기는 듯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데 원래 <Live In Tokyo>에는 'Vertical Invader' 다음으로 'Seventh Arrow'가 삽입되어 있는 것을, 곧바로 'T.H.'로 넘기다 보니 발생한 일이 아닌가 한다.
6. Surucucú
웨인 쇼터의 곡으로, 듣다 보면 신서사이저를 다루는 다닐로 페레즈가 포함된 그의 쿼텟 연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웨인 쇼터, 다닐로 페레즈, 브라이언 블레이드, 존 패티투치로 구성된 그의 쿼텟 말이다. 물론 현재의 그들에 비해 이 앨범에 등장하는 멤버들의 스타일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웨인 쇼터를 주축으로 앙상블이 거대한 음악적 구조물을 쌓아가는 방식이 낯익은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무려 40년 전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쇼터가 앙상블을 만들어가는 방식은 개성적인 동시에 위대했다. 누군가의 표현대로 그는 이미 그때부터 구루(Guru)였다.
7. Directions
이 앨범에서는 마지막 트랙을 차지하고 있지만, 실제로 앨범 <Live in Tokyo>의 마지막 트랙은 아니다.
자비눌이 작곡한 이 곡에서는 강력한 다이나믹과 빠른 템포, 정해진 순서 없이 주고받는 앙상블들의 호연으로 매우 긴박한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는데, 1번 트랙이었던 <Unknown Soldier>에서 언급했듯이 마치 프리재즈 연주의 클라이맥스처럼 들리기도 한다.
앙상블이 이루어지는 내내 퍼커션의 역할도 빼놓을 수가 없는데, 드럼이 이끄는 주된 리듬 위에 다른 리듬을 첨가한다든가, 연주자들의 즉흥연주가 돋보이도록 각종 효과를 덧붙이는 일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다른 트랙에 비해 곡의 길이가 짧은데, 그만큼 에너지를 압축하여 뿜어내고 있는 연주자들의 실력을 순식간에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