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네가 죽던 날

by 제이비

볕이 뜨거웠지

창문에 매미는 통통한 배를 움찔거렸고

엄마는 울었어


아스팔트엔 지렁이들이 말라붙어 있었고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어


보통의 여름 날이었지

네가 죽던 날


보통의 날들이

무수하네





2021년 8월 16일은 나의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날이다

15년을 함께 한 나의 오랜 친구이자 내 동생


우리는 살면서 소중한 누군가를 반드시 잃는다

어떤 날.


하얀 종이에 까만 볼펜으로 계속해서 동그라미를 그린다

까맣게 더 까맣게

종이가 찢어져도 계속 동그라미를 그린다

까맣게 까맣게


이후로 계속


까만 동그라미 몇 개를 가지고 살아가겠지

동그라미를 그리는 동안

소중한 기억들을 붙잡고


언젠가 난 동그라미를 멈추고

네가 마중나올 길을 걷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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