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글을 쓴다는 게 한주가 밀려버렸다. 뻔한 핑계지만 정신없는 일정에 토요일 예외적인 일정이 있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쓸 이야기가 많다.
미뤄두었던 것들의 학습
지금 진행하고 있는 일이 조금 여유로워지면서 미뤄두었던 것들의 학습을 수행하고 있다. 매번 이렇게 밀린 학습 할 때 드는 생각은 평소에도 할 수 있으며 왜 몰아서 할까라는 생각이다. 사실 이 질문에 답해보면 그럴만한 에너지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 에너지가 생겼으니 열심히 정리해 보자.
학습을 다시 학습하기
학습에 대한 것을 다시 학습하게 되었다. 기존에 학습에 대한 것들은 이미 배웠고 어느 정도 체화된 부분이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려니 버벅되는 부분이 있어서 정리하고자 하였다.
제일 먼저 정리했던 사항은 "야생 학습"에 대한 것이다. 학교에서 안정적 환경 아래 잘 정리된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야생과 같은 환경에서 스스로 부딪히면서 학습하는 것에 대한 것이다. 왜 "야생 학습"이냐고 한다면 실제 사회생활을 하면서 학교에서 배운 방식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모두가 "야생 학습"의 방식이다.
야생 학습은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으로 부딪히면서 정보의 원천을 확보하고 체득하고 상호 주고받기도 한다. 이런 방식에 대하여 나름의 전략이 서있어야 하고 과정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나 어려움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인정하고 대응하여야 한다. 그걸 잘 모르는 경우 종종 번아웃이 되거나 우울증에 걸리곤 한다.
또 야생 학습은 잘 정리된 정보를 순차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비순차적으로 접근하곤 한다. 그걸 굳이 순차적으로 정리할 수 있겠으나 워낙에 암묵지들이 많아서 정리하는 것도 어렵다. 때문에 비순차적으로 학습하는 것에 적응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을 때도 나는 비순차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주로 관심사를 우선으로 읽는 것이 그런 예이다.
야생 학습의 가장 어려운 점은 애매한 목표이다. 내가 어떤 것을 얻을지 상황에 따라, 타이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얻어걸리는 것들도 존재하고 갑작스러운 인사이트가 생기기도 한다. 목표와 관련이 없이 말이다.
야생 학습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제한이 없으며 정답이라는 것도 없거나 다수일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어떤 자원을 활용할지를 알아야 하고 하나의 정답을 추구하기보다 충분한 답을 찾을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
야생 학습은 복잡하고 난해하게 진행되는 만큼 부딪힘 자체에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매우 즉각적이고 심지어 충격적이기도 하다. 또는 피드백이라고 느끼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들도 있다.
어찌 됐든 야생학습은 마치 사막에 혼자 떨어진 상태에서 생존법을 배우는 것과 같다. 실행하고 부딪히고 실패하고 깨닫고 다시 도전하여야 한다. 때문에 학습자가 스스로 목표를 설계하고 전략과 계획을 만들고 학습한 것들을 정리해야 한다. 나는 이 방식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참 어렵다.
학습과 믿음
학습을 한다는 것은 나의 지식을 넓히기도 하지만 결국 그 지식을 기반으로 나의 행동들의 원칙을 만들기도 한다. 나는 이것을 다른 단어로 믿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내가 아는 지식을 기반으로 나의 행동양식을 결정하기 때문에 믿음을 기반으로 행동한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니 2가지 정도가 연결되었다. 첫 번째로는 추론의 사다리라는 것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가설을 만들어 믿음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행동한다라는 것이 학습과 믿음의 관계를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생각했던 것은 Liminal Thinking라는 것이다. 이것도 추론의 사다리와 마찬가지로 경험을 기반으로 가설을 만들고 이에 대하여 판단하고 최종적으로 믿음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Liminal Space라는 영역이 있어서 새로운 학습을 통해 나의 믿음을 바꿔나간다는 것이다.
두 가지 경우를 들었지만 결국 끊임없이 학습하여야 나만의 지식을 업그레이드하고 그에 따라 제대로 된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학습인 셈이다.
학습과 인사이트
학습과 연결해서 보는 것 중에 하나가 "인사이트, 통찰"이라는 것이다. 과거 Gary Klein의 "통찰, 평범에서 비범으로"라는 책을 통해 "인사이트"의 의미를 정리한 적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통찰이 어떻게 촉발되는가이다. 이것을 알면 통찰을 만들어 내기 위해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있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연결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학습이 필요하다. 각기 다른 것을 배우거나 경험했는데 어느 순간 연결되는 순간이 발생하면서 통찰이 유발되는 것이다.
통찰을 다른 표현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하!-포인트"라는 것이다. 통찰의 순간을 지나고 나면 종종 내 머릿속에 자동화 프로세스처럼 돼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들었던 생각을 잘 정리해 놓는 것이 학습인 것 같다. 학습을 잘하려면 이런 인사이트, 통찰의 순간을 많이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학습과 지능
지능이 높으면 학습을 잘할 것인가? 이 질문으로 접근한 것은 아니다. 사실 학습과 지능을 연결하게 된 것은 명상을 학습하던 중이었다. "카이스트의 명상 수업"이란 책을 읽던 도중 다중 지능이라는 것이 나왔다. 그래서 그것을 찾아보니 단순하게 지능이 높다고 학습을 잘한다라는 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다중 지능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사람의 지능은 IQ라는 단일한 지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영향이 적은 다수의 지능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영역의 지능이 높아도 다른 영역이 높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의 다수의 뛰어난 사람들을 분석하고 교육에서 활용하기 위해 연구되면서 구분되었다.
아직 관련된 책을 읽고 있는 중이지만 매우 흥미롭고 타당한 연구라고 생각했다. 이것을 통해 나의 지능 중 높은 것이 어떤 것이고 부족한 것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파악이 되었다. 그래서 학습하는 전략도 조금 바뀐 부분이 있다.
다양한 지능에 대하여 인정하고 나에 대해서 이해한다면 학습을 위해 어떤 것을 촉진시켜야 할지 알게 되었다.
지능에 대하여 알게 된 김에 찾아본 뇌과학
지능은 행동으로 표현된 것에 대한 분석이라면 그 지능의 원천이 되는 뇌는 어떻게 동작하고 발전하는지 궁금하였다. 그러다 보니 '뇌번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추 다중지능과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뇌는 참으로 게으르다고 한다. 좋아하는 환경이 있고 각 번지들이 팀플레이를 한다고 한다. 특히 사고계와 이해계가 뇌의 퍼포먼스를 좌우한다고 한다.
나는 이 중에서 지금의 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이해계의 역할과 팀플레이였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계에 저장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해계를 많이 활용하고 시각계, 청각계, 운동계, 감정계를 통해 기억을 촉진하는 팀플레이가 필요하다. 팀플레이란 예를 들어 특정 음악을 들으면 그때 배웠던 내용이 떠오른다는 것인데 단순하게 설명했지만 좀 더 복잡한 현상들을 이용하면 기억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뇌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감을 잡으로 어떻게 지능을 높일지도 감이 왔고 통찰을 많이 만들어 내면서 야생학습적 접근을 통해 학습한다면 훌륭한 학습을 해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학습 중이 것들이 더 있다.
비폭력대화에 대한 것도 최근 정리를 했다. 이게 또 Leader의 Self-Compassion과 연결되는 점도 흥미로운데 다음 글에서 작성해 보겠다. 또 프로젝트 시각화에 대해서 정리하면서 놓치고 있었던 내 머릿속의 암묵지를 발견해서 정리한 사항도 있다. 그 외 몇 가지 정리해 보고 있는데 다음 글에서 또 두서없이 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