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비 파크 Jul 20. 2023

축구게임이 내 인생에 미치는 영향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며 인생에서 맡아야하는 역할 생각해보기 


축구게임에 빠져있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FIFA23을 플레이하는게 재밌다. 특히 Ultimate team 모드에 간헐적으로 중독되어 있다. 전세계 축구 선수들의 카드를 모아 이리저리 조합해서 케미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나만의 최강 팀을 만드는게 목표인 게임이다. 내가 꾸린 팀으로 전세계 사람들의 팀과 축구 시합을 할 수도 있다. 나는 매일 방구석에서 내 팀으로 전세계의 얼티밋 팀과 축구 전쟁을 벌인다.



얼티밋 팀에서는 포지션 별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선수를 선별하고 다른 팀원들과의 케미도 생각해야한다. 아무리 재능있는 선수라도 포지션이 맞지 않으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또한 선수들과의 케미도 중요하다. 다른 선수들과 잘 어우러지지 않으면 추가 능력치를 받을 수 없다. 개인기 만큼 팀웍도 중요한게 축구다.



여러 포지션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스트라이커는 어느 각도에서도 골을 욱여 넣을줄 알아야한다. 박스안에서 여우처럼 영리하게 이리저리 헤집으며 강한 슈팅을 때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플레이를 리딩하며 공격수에게 기회를 만들어줘야한다. 길고 짧은 정확한 패스 감각과 침투력, 드리블 능력 모두 중요하다. 센터백은 최후방 수비수로 최종 수비 조율 능력과 집중력 그리고 피지컬이 중요하다. 공격수에게 빈틈을 보이면 바로 실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포지션 중에서도 특히 애착이 가는 포지션이 있다. 나는 DMF(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을 가장 좋아한다. DMF는 미드필더 최후방에 위치하며 경기 내내 수비의 중점을 둔 플레이를 펼친다. 팀의 중원에서 공격을 차단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한다.  뿐만 아니라 경기의 판세를 결정하기도 한다. 팀의 중요한 공격은 DMF의 볼 배급에서 시작된다. 상대의 압박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DMF는 게임의 흐름을 바꾸는 롱패스를 뿌리며 종종 전술의 연출가가 되기도 한다.



내 얼티밋 팀에서 제일 애착이가는 선수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의 카세미로다. 언제나 팀에 무게감을 더해주는 확실한 수비력 덕분에 히살리송, 비니시우스등 화려하고 공격적인 선수들이 많은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들이 마음놓고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대인마크 능력, 포백 수비 보호능력과  온몸을 이용한 블로킹 허슬플레이를 보여주는 그는 잘 드러나지 않는 에이스다. 




게임을 하다가 문득, 카세미로 처럼 거친 몸싸움을 곁들인 존 디펜스와 적극적인 볼 커팅을 하면서도 늘 웃는 얼굴을 가진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그는 자주 웃는 낯을 보여준다. 그의 넉넉한 웃음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의 관상이 보인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아도 언제나 묵묵히 팀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할 것 같다. 역시 관상은 과학인가.


지금의 나는 세상을 축구로 본다. 회사에서도 축구 생각을 한다. 우리 팀에서 내 포지션은 뭘까. 팀에서 내 포지션도 수비형 미드필더 정도 되는 것 같다. 팀의 중간이 된 나는 항상 넓은 시야로 전체를 살펴야 하고 후방에서 역할을 해야한다. 팀장님과 선배님들의 의중을 센스있게 살펴야 하고 후배님들이 잘 올라올 수 있게 도와주는 홀딩 미드필더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카세미로 처럼 늘 웃는 얼굴을 유지해야한다.



우리는 늘 관계속에서 살아간다. 인간관계도 축구같다. 우리가 맞이하는 다양한 관계속에서 늘 수행해야하는 포지션이 바뀐다. 다양한 역할을 적재적소에 잘 소화해야한다. 어떤때는 스트라이커가 되어야 하고 어떤때는 골키퍼가 되어야한다. 매번 같은 포지션만 고수하려고 한다면 주변에 사람이 많이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역할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때로는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역할에 질리기도 한다. 가끔은 역할을 제외한 나를 되찾는 시간이 필요한거 같기도 하다. 진짜 내 본연 모습으로 편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하지만 역할이 없는 인간은 너무 단순해서 재미가 없을거 같기도 하고. 역할 없이 살아갈 수 없는게 인간이다. 오늘 나는 몇개의 포지션을 소화하고 퇴근 하는 걸까. 오늘 집에 가면 또 플스 컨트롤러를 잡고 내 얼티밋 팀 멤버들에게  역할이나 마구 부여 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인생 영화를 고르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