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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lany Nov 25. 2017

#서평 22 스마트베타  

김병규, 이현열 저,  퀀트 투자에 대한 가장 쉬운 길라잡이 

[스마트베타 - 김병규, 이현열] 
[퀀트 투자에 대한 가장 쉬운 길라잡이]

 독서 자체는 이래저래 꾸준히 하는 것 같은데 서평 쓰는 일이 꽤 뜸했습니다.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서평을 쓸 여유가 없었기도 하고, 자꾸 교과서류의 책을 보다 보니 서평을 쓰기가 막막해서 미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스마트베타>라는 책도 사실 목차는 교과서 같습니다. 실제 내용 구성도 교과서처럼 쓰여있습니다. 주관이 개입된 문장들 보다는 정의와 설명 그리고 근거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글이 쉽게 쓰여있고 불필요한 내용이 별로 없어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은 까닭에 교과서를 읽는 것처럼 부담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책의 내용은 제목이기도 한 "스마트베타"에 대한 정의와 설명 그리고 근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요즘 금융시장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스마트베타"라는 상품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어봄직한 내용들입니다. 이하 내용들은 제가 읽은 바를 토대로 정리한 것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쪼록 부담스러운 분량도 가격도 내용도 아닌 책이니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책의 제목이자 우리가 관심이 있는 키워드인 스마트베타라는 것의 의미부터 파악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스마트베타란 "장기적으로 주가지수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매우 체계적이고 투명한 운용 방식"입니다. 이때 대상이 되는 '주가지수'는 시가총액 가중방식의 지수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KOSPI, S&P500, NASDAQ 등이 시가총액 가중방식을 사용하는 지수들입니다. 그리고 '매우 체계적이고 투명한 운용방식'이라는 것은 스마트베타라는 운용방식이 정량적인 기준으로 운용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장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Quantitative Investment'의 일종이라는 것입니다. 미리 정해둔 규칙에 따라서 작동하기 때문에 'Rule Based Investing'이라고도 합니다. 

 즉, 정리해보자면 스마트베타란 '장기적으로 시가총액 가중방식을 사용하는 지수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정량적인 규칙을 통해 운용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표는 지수 이상의 수익, 방법은 정량적인 규칙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 관심이 있는 부분은 목표보다는 방법일 것입니다. 

 당연히 책도 그 방법에 해당하는 '전략(Strategy)'에 대해서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전략은 크게 종목 선택을 위한 전략과 그 종목들 간의 비중을 결정하는 전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자는 말 그대로 '종목 선택 전략', 후자는 '배분 전략'입니다. 

 종목 선택 전략은 'Factor'라는 개념을 통해서 수립됩니다. 우리말로 '요인, 인자'라고 해석되는 factor라는 개념은 쉽게 정리해보자면, 어떤 주식의 수익률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컨대 주가의 상승에 영향을 끼치는 '무언가'가 있을 텐데, 그 '무언가'를 통계적 기법을 통해서 찾아놓은 것이 팩터라는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가치투자철학은, 기업가치에 비해서 안전마진이 존재할 정도로 크게 싸게 거래되는 기업을 찾아서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그럼 우선 '밸류 팩터'와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대표적인 밸류 팩터는 PBR(P/BPS)입니다. 즉 밸류 팩터를 종목 선택 전략에서 고려한다는 것은 PBR이 낮은 종목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PBR이 낮은 종목들은 저평가된 기업일 수도 있지만, 그냥 가치가 낮은 기업일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적자를 내는 기업이라서 기업의 자산이 장부가만큼의 가치가 없는 경우처럼 말입니다. 그런 기업에 PBR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면 밸류트랩(value trap)에 빠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를 막기 위해서 추가적으로 기업의 퀄리티를 고려하는 '퀄리티 팩터'를 섞을 수도 있습니다. ROE 같은 재무지표를 사용할 수도 있고, 보다 전문적인 F-score 같은 지표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우리의 종목 선택 전략은 '싸면서 우량한 기업'을 선택하게 됩니다. 즉 우리의 포트폴리오가 시장대비 밸류 팩터와 퀄리티 팩터에 대한 노출이 커진 것입니다. 그러면 우량한 기업을 싸게 사면 돈을 번다는 우리의 생각과 가치투자철학이 맞다면 당연히 우리의 포트폴리오는,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종목들 들고 있는 시장지수에 비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이 틀릴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즉, 우량한 기업을 싸게 사는 것이 사실 수익률과는 별 관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벤저민 그레이엄이 틀릴 리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믿음이 부족하신 분들을 위해 검증이 필요하긴 합니다. 미래는 알 수 없으니, 과거 실적을 통해서 확인을 해야 하는데 그걸 Backtesting이라고 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백테스트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해당 팩터가 과거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작용을 했다는 정도입니다. 백테스트를 과정에서 확인되는 과거의 수익률이나 변동성의 수치 그 자체는 미래에 그대로 재연될 가능성이 상당히 낮습니다. 이와 관련된 설명은 책에 친절하게 되어 있으니 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스마트베타는 위와 같이 '팩터'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종목을 선택합니다. 그럼 우리는 이제 어떤 종목을 사야 할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제 할 일은 각 종목의 비중을 결정하는 일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종목 선택보다 비중 결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종목 선택을 잘해도 포트폴리오 내의 종목들의 수익률은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똑같이 종목을 골라도 비중을 어떻게 배분했느냐에 따라서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수익률이 높은 종목에게 높은 비중을 배분했으면 좋겠는데, 수익률은 사후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기대수익률을 쓰려니 그건 정확히 맞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단순한 방법은 "에이 모르겠다! 다 똑같이 가져가"라는 동일비중 배분일 것입니다. 사실 동일비중 배분 자산배분도 꽤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다만 책에서는 보다 진보된 자산배분방식도 몇 가지 소개합니다. 위험기반 배분이라는 개념의 자산배분인데, 위험 균형(그 이름도 찬란한 리스크 패리티)/ 변동성 균형/ 최소 변동성/ 최대 분산 포트폴리오 등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위와 같은 종목 선택 전략과 배분 전략을 통해서 우리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책에서는 각 전략을 소개하면서, 과거 한국시장에서 해당 전략이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도 제시합니다. 즉 과거 기준으로 유의미한 알파를 창출했던 종목 선택 전략에 따라서 종목 선택을 하고,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비중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문제는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우량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내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싼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비싼 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논문과 책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왜 여전히 비싼 기업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나올까요? 

 결국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실을 수십 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현인들 중에 하나인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오죽하면 <투자는 심리게임이다>라는 책까지 썼습니다. 우리의 버핏 옹도 이런 말씀을 남겼습니다. 

Be Fearful When Others Are Greedy 
and Greedy When Others Are Fearful


그만큼 심리가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스마트베타를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좋은 전략들(종목 선택 전략, 배분 전략) 자체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전략들이 양적인 기준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진정한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스마트베타라는 방법론이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입니다. 분명 약점이 존재하고, 과거의 통계적 유의성이 미래에 지속되지 않을 내재적 위험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방법론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대해서도 조금 첨언을 하자면, 우선 글이 쉽고 명료해서 읽는데 큰 부담이 없습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도 상당히 좋습니다. 특히 각 전략을 설명하면서 한국시장에서의 실적에 대해서 자세히 논하고 있다는 점이 백미입니다. 또 단순히 데이터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수학적 증명에 대한 설명도 있어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내용을 이해하는데 정말 수월했습니다. 퀀트 투자에 대해서 관심이 있거나 스마트베타라는 개념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은 분이라면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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