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과거에 썼던 글 [잡상] 나는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 것 같다. 라는 글에서 밝혔던 생각이 변하지 않았고, 그 결과 이런 의사결정을 하고 있음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nmgngmn 님께서 작성하신 블록체인의 시가총액은 얼마일까? 라는 글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블록체인 기술은 IT 시대에 WWW 기술에 버금가는 활용성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WWW의 팀 버너스 리 경처럼 특허를 포기함으로써 프로토콜 자체가 경제적 가치를 측정할 수 없다는 것과 달리 블록체인은 설계 단계에서 이미 프로토콜 형성과 번영에 기여한 유저들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체계가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미흡하기 때문인지 전 어떤 서비스가 결국에 살아남아서, 아마존이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스팀잇을 열심히 사용하고 있어서 아무래도 스팀잇이라는 서비스에 우호적인 편향이 발생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서비스는 이용하고 있지 않으니 직접 비교가 어렵고, 스팀잇 생태계 자체도 본격적으로 성장을 하기 위해서 넘어야 하는 문제점들을 어떻게 극복할지 예측이 안됩니다. 안될 것 같다는 게 아니라 제 능력으로는 될지 안될지 가늠이 안됩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저는 투자는 확실성이 담보되었을 때 실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투자한 자본의 규모만큼 의사결정의 옳고 그름에 따라서 보상을 받는 것인데 확신이 부족해서 충분한 규모로 투자를 하지 못한다면 사실 해당 의사결정이 맞아도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집중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쓴 글이 [잡상] 정성적 분석으로 적극적 운용을 한다라는 것의 의미 이라는 글입니다.
그런데 스팀 잇에 글을 쓰고, 유저들에게 업 보트를 받음으로써 얻게 되는 보상은 설정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50%의 스팀 파워와 50%의 스팀 달러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스팀 파워는 현금화가 가능한 스팀으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스팀잇이라는 시스템에 재투자가 됩니다. 그럼 결국 콘텐츠 제작자는 자신이 받는 보상 중 50%에 대해서 선택권을 얻게 됩니다. SBD 형태로 보유할 것인지, STEEM 형태로 보유할 것인지, STEEM POWER 형태로 보유할 것인지, 현금화할 것인지 말입니다.
전 이 선택을 스팀잇에 대한 투자의 적극도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팀잇이라는 생태계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스팀잇에 자신의 자산을 적극적으로 투자할 생각이 있다면 당연히 보상으로 받은 SBD를 STEEM으로 내부 거래소에서 교환하여 STEEM POWER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차후 스팀잇이라는 생태계의 운명과 투자자의 보상 사이에서 가장 레버리지가 큰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팀잇이라는 생태계에 대해서 관망을 하는 투자자라면 STEEM 형태로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STEEMIT이라는 생태계의 가치의 변동과 투자자의 보상의 관계가 동행하는 가운데 혹시 생각이 바뀌었을 때 빠르게 현금화 또는 STEEM POWER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SBD 형태로 보유 또는 현금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short 포지션을 취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SBD는 미화 1달러만큼의 스팀으로 교환이 보장된 가치 보존 수단입니다. 따라서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과 사실상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현실은 약간 다르긴 합니다.) 그리고 현금으로 보유한다는 것은 STEEM과 미국 달러 간의 상대적 교환 비율이 미래에 미국 달러에 더 유리하도록(달러화 표시 STEEM 가격이 떨어질 것을) 변할 것이라는 가정을 했을 때 타당한 행동입니다. 스팀잇 생태계의 가치가 올라서 STEEM 가치가 오를수록 미화 1달러 수준의 STEEM으로 교환이 보장되는 SBD의 경우, STEEM과의 상대적 교환 비율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기서 고민이 시작됩니다. 기본적으로 스팀잇에 대해서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충분한 비중으로 집중투자를 할 정도의 확신은 없습니다. 따라서 STEEM POWER 형태의 재투자는 지양하게 됩니다. 그러면 STEEM과 SBD 중에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STEEM으로 보유하는 스퀘어 포지션(중립)도 결국은 레버리지가 작다 뿐이지 스팀잇 생태계와 운명을 같이 합니다. 그런데 말씀드렸다시피 충분한 비중을 가져가지 못한다면 판단이 맞았을 때 결과가 투자자에게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애매하게 STEEM 형태로 가져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그럴 바에야 모두 POWER UP을 해서 유동성을 포기하고 레버리지를 키우고 말겠습니다. 하지만 언급했다시피 STEEM POWER로 자산을 가져갈 만큼 확신은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안도 기각입니다. 그럼 결국 마지막은 SBD (현금)으로 가져가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이건 조금 애매합니다. 스팀잇이라는 생태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short을 치기에는 조금 불안합니다. 전 기본적으로 스팀잇이라는 생태계에 긍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투자를 할 만큼 충분히'라는 확신이 없을 뿐이죠. 그래도 일단 긍정적인데 short을 치려니 아쉽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다른 투자 자산 상품을 사는 것입니다. 스팀잇과 현금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스팀잇이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은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를 할 정도로 충분히 크지는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면 스팀잇과 현금을 비교하는 게 아니라 제가 가치평가가 가능한 다른 자산과 스팀잇을 비교함으로써 포지션을 취하는 것은 어떨까요? 예컨대, 스팀잇과 현대모비스라는 기업의 주식의 상대적 가치 비율을 추정해보는 것입니다. 둘 다 기본적으로 현금보다는 좋습니다. 아주 폭발적인 잠재력을 품고 있는 콜옵션과 탄탄한 생산성을 갖고 있는 금융자산이니까 당연합니다. 다만 스팀잇과 현대모비스의 상대적 가치 비율에 있어서는 (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가치평가가 가능한 우량자산인 현대모비스에 조금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모비스라면 충분히 큰 비중을 가져갈 자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 스팀잇에서 받은 SBD를 현금화해서 전량 모비스 주식을 사고 있습니다. STEEM에 적극 투자하기에는 아직은 망설여지는 투자자 입장에서, 현금을 쥐고 있자니 STEEM 매도에 따른 상방 리스크가 무섭기 때문에, 보완적으로나마 현대모비스라는 실물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상방 리스크를 헷지 하고자 함입니다.
제가 좋은 소리 못 들을 위험을 감수하고 굳이 이런 투자 행태를 밝히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첫 번째는 제 글에 존중을 표현해주신 수많은 스팀 유저분들께 솔직히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것입니다. "저는 스팀잇에서 당신께서 주시는 존중을 다른 유형자산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인지하시고, 제게 업보트라는 존중을 해주실지 결정해주십시오"라는 차원에서 말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스팀잇 등 암호화폐에 대해서 폰지 사기 등으로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께, 미래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현재 스팀잇이라는 생태계는 활동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실물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구매력을 제공해주는 '진짜' 서비스라는 것을 알려드리고자 함입니다.
감사합니다.
P.S. 스팀잇이라는 생태계에 대한 제 포지션에 대해서 사후 점검을 하기 위해서 기존 계좌와는 분리해서 자본을 운용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계좌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이리온이라는 서비스를 애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베스트 투자증권에 막상 1원만큼의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던 차라서 이왕 신규 계좌를 만드는 김에 이베스트 투자증권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수수료를 내면서 투자하기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