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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lany Jul 11. 2018

#서평 32 잡학다식한 경제학자의 프랑스 탐방기

홍춘욱 저, 

[잡학다식한 경제학자의 프랑스 탐방기 - 홍춘욱 저]
[의미 있는 수업은 좋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오랜만에 인문 교양서를 읽었습니다. 평소와 경제와 투자 분야의 서적을 고를 때 믿고 고르는 저자이자 역자이신 홍춘욱 박사님의 잡학다식한 경제학자의 프랑스 탐방기라는 책입니다. 홍 박사님의 인문 교양서는 처음 읽는 것 같습니다. 검색해보니 네이버 책을 기준으로 인문 교양서를 쓰신 적이 없으니 사실 처음 보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읽기 전부터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하나는 제가 지금 프랑스라는 나라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여행이나 문화재 때문은 아니고 LNG 탱크 설계를 일을 하는 GTT라는 기업에 대해서 공부하는 중인데, 생각보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프랑스 기업이 자주 보여서 무슨 까닭에 프랑스 기업들이 엔지니어링 특히 설계 같은 분야에서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품고 있어서 프랑스라는 나라 자체에 대한 호기심이 동한 상황입니다. 

다른 하나는 저자에 대한 믿음 때문입니다. 저자의 지난 저서들을 본 경험에 따르면, 글이 짜증 나서 중간에 책을 덮을 가능성이 낮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코노미스트라는 직업 자체가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글을 아주 많이 써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함량 미달의 인문교양서처럼 명확한 근거 없이 글을 전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독서를 통해 위와 같은 이유가 틀리지 않았음을 체감했습니다. 

 우선 설계 엔지니어링 분야에 대해서는 애초에 프랑스라는 나라가 설계 관련된 분야에서 큰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였습니다. 일곱 번째 이야기 '도시마다 아름다운 성당이 지어진 이유는요?'에서 소개하고 있는 고딕 양식에 대한 부분이 대표적입니다. 성에서 시장으로의 전환이 초래한 프랑스 사회의 변화, 그리고 십자군 전쟁을 통해 접하게 된 이슬람 문화권의 수학적 지식 토대 등은 12세기부터 프랑스라는 나라(정확히는 프랑스 내에 도시)에 높은 엔지니어링 수요와 공급을 발생시켰고, 이미 그 옛날부터 자본이 축적된 도시 단위로 엔지니어링 발주가 나오는 사회였으니, 오늘날의 프랑스가 GTT 등과 같은 탁월한 설계 역량을 갖춘 엔지니어링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책의 말미 부분에 있는 주와 참고문헌을 보면서 확인되었습니다. 글의 중간에도 래퍼런스가 필요하다 싶은 부분에는 래퍼런스가 들어가 있었고,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래퍼런스는 책의 말미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들 덕분에 독서가 한층 즐거웠습니다. 

 서평의 소제목으로 [의미 있는 수업은 좋은 질문에서 시작된다.]라는 문장을 선택한 이유와 관련이 있습니다. 사실 책의 목차를 펼쳐두고 각 장을 보면 각 장 사이에 뚜렷한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각 장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고리는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저자 분의 아들이었습니다. 책의 목차가 어떤 학문적 혹은 역사적 흐름에 따라 조직된 것이 아니고, 아버지와 함께 여행하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질문에 따라서 조직된 것이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직접 여행을 하는 것 같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파리의 집값에 대한 부분,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에 대한 부분, 왜 프랑스에 맛난 식당이 많은지 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막상 질문을 듣고 나면 정말 왜 그럴까?라는 호기심이 동하는 질문들인데, 막상 실제로 여행을 하면서는 의문을 품지 않았던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 질문과 공부하기 좋아하는 아버지인 저자 분이 만나면서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부분이 한층 명료해짐을 체감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거울의 방은 "아!? 그래서 그런 거였어?"라는 탄성이 날 정도로 완전히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미 다녀온 프랑스지만, 좋은 질문을 할 줄 아는 소년과 그 질문에 대해서 심사숙고해서 답을 해주는 아버지의 책을 보고 나니 한 번쯤 이 책을 들고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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