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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lany Mar 21. 2017

#서평 7 : 주식투자 백전백승의 법칙

모니시 파브라이 저, "잘되면 왕창 벌고, 잘 안돼도 얼마 잃지 않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투자서 중 한 권이 바로 이 모니시 파브라이의 <주식투자 백전백승의 법칙>이라는 책이다. 모니시 파브라이의 "단도 투자"라는 개념은 그야말로 좋은 투자철학의 정수라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일단 "잘되면 왕창 벌고, 잘 안돼도 얼마 일지 않는다." 이 개념 너무 좋다. 이 개념에만 충실해도 최소한 "주식으로 패가망신" 따위의 수식어로 수식받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내 투자의 모토 중 하나다. 아무튼 시작부터 너무 찬양만 했는데, 저자와 책에 대한 소개로 넘어가자. 


 저자인 모니시 파브라이는 헤지펀드 파브라이 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며, 1999년부터 수수료 차감 후 기준으로 연간 20% 이상의 수익률을 창출한 탁월한 머니매니저이다. 또한 버핏의 파트너십 구조를 그대로 모방해서 운영할 정도로 버핏과 멍거 철학의 신봉자이기도 하다. 물론 그만큼 신봉의 결과가 좋으니까. 지속적으로 더 신봉하게 되는 양의 루프 속에 있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투자철학도 사실 그리 복잡하거나 긴 이야기가 아니다. "잘되면 왕창 벌고, 잘 안돼도 얼마 잃지 않는다." 이게 전부다. 사실 그런데 이렇게 끝내면 너무 불성실한 서평이 될 테니, 최대한 자세히 써보려고 노력하겠다. 하지만 실제 철학은 "잘되면 왕창 벌고, 잘 안돼도 얼마 잃지 않는다." 이게 전부다. 


 여러 가지 설명과 사례를 통해 철학을 설명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파텔 모델 단도" 부분과 단도 투자의 9가지 원칙 부분만 보면 이 책의 내용 파악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두 부분을 소개하면서 서평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파텔 모텔의 단도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파텔이라는 사람들은 인도 출신의 미국 이민자들이다. 다른 이민자들도 물론 그렇겠지만, 파텔이라는 사람들은 특히 이민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아 가진 재산 한 푼 없이 미국에 떨어진 가난한 이민자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미국에 도착했을 때 미국의 상황이 참 재미있었다. 1960~70년 대 대호황기에 대규모로 건설된 모텔들이 오일쇼크의 영향으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재량지출이 줄어들자 큰 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이었다. 자, 생각을 해보자. 모텔 같은 대규모 부동산은 대부분 은행 부채를 끼고 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은행 부채의 이자는 고정비용이다. 그런데 모텔의 수요는 여행 등 소득 증감에 크게 영향을 요인들에 의해서 결정된다. 당연히 오일쇼크로 경기가 침체되면 모텔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는 감소하고, 고정비용은 그대로인데, 수입이 감소하면 당연히 위기에 빠진다. 이때 높은 부채비율은 위기를 패닉으로 발전시킨다. 이자를 못 내면 저당권을 설정한 은행이 경매를 통해 원금을 회수하려고 할 텐데 수많은 모텔이 동시다발적으로 경매시장에 나오면 당연히 가격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은행의 담보가치 하락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연속이 되는 것이다. 파텔이라는 사람들이 미국에 도착했을 때 상황이 이랬다.

 파텔이 미국에 도착했을 때 이런 패닉으로 인해 가격이 싸진 모텔은 당연히 파텔들의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말했다시피 파텔들은 돈이 없다. 하지만 은행으로서는 이 상태로 경매 시장에 내놔봐야 원금 회수가 어렵기 때문에 파텔이 최소한의 자본만 마련한다면 80~90% 수준의 대출을 제공해줄 용의가 있다. 어차피 이러나저러나 손실을 볼 것이라면 차라리 이놈에게라도 맡겨보고 안되면 그때 경매시장에 내놓는 것이 손실을 극소화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파텔의 입장에서도 이건 꽤 남는 장사다. 일단 파텔처럼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이민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봐야 단순 노동에 불과한데 단순 노동은 가족을 부양하기에 소득이 충분치 않다. 그리고 모텔은 기본적으로 숙박업이기 때문에 모텔 사업을 하면 집을 살 필요가 없다. 고로 파텔은 사업을 하면서 동시에 주거문제까지 해결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이미 파텔은 일부 이기고 들어가는 꼴이 된다. 그리고 일련의 과정을 통해 모텔을 인수한 파텔은 자신들의 경쟁우위를 발휘한다. 바로 비용우위라는 경쟁우위다. 이들은 모든 직원을 내보내고 자신들이 모든 업무를 전부 담당함으로써 비용을 극적으로 낮춘다. 그리고 이런 비용우위는 가격 인하 여력 증가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곧 경쟁력 재고를 의미한다. 그리고 파텔은 레버리지 비율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만 시키면 금방 원금을 모두 회수하고, 대출금까지 상환할 수 있는 탁월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여기서 또 중요한 특성이 관찰된다. '레버리지가 높다'라는 점이 '고위험'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파텔은 해당 모텔 인수를 위해 모텔을 담보로 설정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 보증까지 했을 것이다. 그런데 뭐 그게 어쨌다는 것인가? 실패하면 그냥 0으로 돌아갈 뿐이다. 애초에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잃을 것도 사실상 없다. 그리고 더욱이 파텔과 같은 비용우위를 발휘할 수 있는 소유자 - 브루스 그린왈드 경쟁우위 전략의 최상의 소유자에 해당 - 마저 해당 사업에서 실패한다면 은행으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 그럼 은행으로서도 최상의 선택은 파텔과 손을 잡고 모텔이 수익을 내도록 만드는 것이다. 즉, "잘되면 왕창 벌고, 안돼도 얼마 잃지 않는다."는 상황에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내가 이야기를 옮기는 과정에 생략한 부분이 좀 많아서 논리가 엉성한 부분이 꽤 있다. 하지만 책에서 직접 사례를 보면 "잘되면 왕창 벌고, 안돼도 얼마 잃지 않는다"의 사례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암튼 우리는 파텔의 사례를 통해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 패닉이 곧 기회의 시작이다 2. 확실한 경쟁우위를 갖춰라 3. 이해하기 쉬운 사업을 해라 4. 성장에 대가를 지불하지 마라 5. 플랜 B를 갖추고 있어라 

 1, 2 번은 확실히 납득할 수 있을 테고, 3, 4, 5 번은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책을 보시라! 고 하면 너무 무책임하니까 간단히만 설명하면, 모텔 사업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나? 그런데 과연 파텔이 화학처리시설을 인수했어도 자신의 역량을 살 릴 수 있었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파텔의 성공은 파텔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사업을 했다는 요인의 영향도 받았다. 성장에 대가를 지불하지 말아라, 지금 청산가치에 거래되고 있는 물건 사면서 성장의 대가를 지불했겠는가? 그야말로 피와 눈물이 흐르는 시기에 성장 가능성은 공짜로 따라오는 옵션에 불과하다. 플랜 B 파텔은 분명한 플랜 B를 갖고 있었다. 바로 본인의 노동력이다. 어차피 갖은 게 없다. 따라서 50,000달러짜리 모텔에 투자했다가 실패해도 잃을 것은 자신의 자본 5,000 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의 노동력은 당시 시급 1.6달러로 주간 60시간을 일한다고 할 때 연간 약 5,000달러만큼의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 망하면 육체노동해서 다시 5,000달러 벌면 그만인 것이다. 물론 논리적 비약이 많다. 그건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라. 


 결국 이런 파텔의 일화와 그 밖의 미탈, 마니알 일화 등을 통해 저자가 알리고 싶은 개념은 "단도 투자의 9가지 원칙"이다.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기존 사업에 투자하라 

2. 단순한 사업에 투자하라

3. 고전하는 분야의 고전하는 사업에 투자하라 

4. 지속적 경쟁력을 갖춘 사업에 투자하라.

5. 적은 종목에 투자하고, 많이 투자하고, 적은 횟수로 투자하라

6. 아비트리지에 초점을 맞춰라.

7. 내재가치보다 훨씬 싼 가격에 매입하라 

8. 위험이 적고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하라

9. 혁신 사업보다 모방 사업에 투자하라. 


 결국 정리해보면 이렇다. 파텔이 모텔산업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단 모텔 산업 패닉 시기에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에 아주 싼 가격에 자산을 매입한다(원칙 3, 7). 그리고 모텔 산업은 상당히 오래된 비즈니스 유형이며,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사업이다. (원칙 1, 2) 거기에 파텔은 스스로가 모텔 산업의 최상의 소유자였다. 파텔 수준의 비용 절감은 백인 등 다른 인종이나 기존 주민이 따라 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방법이다. (원칙 4), 모텔 산업은 당시 불확실성이 아주 높았다. 유가의 향방에 따라 세계 경제의 향방이 결정될 것인데 유가의 향방을 알 수 없으니 굉장히 불확실성이 높다. 하지만 이미 바닥에 가까운 가격에 샀기 때문에 망할 가능성이 사실 높지 않다. (원칙 8) 파텔은 자신들에게 적합한 모텔 사업에 비중 100%로 투자했다. (원칙 5)이다. 원칙 9가 빠졌다고? 원칙 9는 초기의 몇몇 파텔들이 모텔사업에서 성과를 거두자, 그런 선구자 파텔을 보고 따라한 다른 파텔들의 행동을 의미한다. 그, 결과 미국 인구의 0.2% 밖에 되지 않는 파텔이라는 사람들은 미국 전체 모텔의 50%를 장악하고 있다고 하니 원칙 9번도 성립이다. 


 이 밖에도 집중투자에서 나온 캘리 공식, 파브라이 본인의 이야기, 각 원칙에 대한 상세한 설명 등 정말 좋은 내용이 많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투자서 중 하나라고 하는 이유를 직접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잘되면 왕창 벌고, 잘 안돼도 얼마 잃지 않는다."라는 사고방식, 그리고 첫 째도 둘 째도 안전마진이라는 것이다. 잘되면 왕창 벌고, 잘 안돼도 얼마 잃지 않는 마법 같은 비대칭성은 안전마진이 선사해주는 부산물이다. 그리고 패닉에 빠진 제일 "안 좋아 보이는" 산업의 기업에 투자하라는 부분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사실 지금이 새벽 1시에, 상당히 피곤한 상태라서 정말 좋아하는 책이고 인상 깊게 본 책인데 다른 책 보다 서평의 질이 낮다. 그러니까 꼭 책을 직접 보시라. 쉽고 효과적이면서 재미있다. 더 말이 필요한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용구 다시 한번 소개하면서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정말 강~~~~~~~~~~추다!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잘되면 왕창 벌고, 잘 안돼도 얼마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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