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고진감래는 왜 작동하지 않을까
요즘은 이유 없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 정도로 버텼으면, 이제는 좀 잘 풀려도 되지 않나.
이렇게 고된 시간이 있었으니, 앞으로는 좋은 일만 남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때,
그 생각이 점점 이상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곱씹어 보니, 그 믿음 자체가 계산 착오에 가까웠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운을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생을 하면 포인트가 쌓이고,
어느 순간 보상 이벤트가 발생할 거라 믿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누적이 아니라, 오차에 반응합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예상과 결과가 다를수록
다음 판단에서 가중치를 조정합니다.
삶도 비슷합니다.
기대와 실제 결과 사이의 차이는
다음 선택에서 무엇을 더 중요하게 볼지를 바꿔놓습니다.
제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때의 일입니다.
당시에는 웹사이트의 외형, 즉 미관에 가장 큰 가중치를 두었습니다.
보기 좋으면 자연스럽게 반응이 따를 거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다듬어도 방문자는 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선택에서는
보여지는 것보다 사용되는 것에 더 무게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기능을 보완하고, 사용자가 머무는 이유를 고민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건 노력을 더 하거나 덜 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힘을 어디에 배분할 지를 다시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많이 참았다고 해서 운이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많이 노력했다고 해서 판이 자동으로 바뀌지도 않습니다.
대신, 내가 선택한 것과 실제로 벌어진 일의 간극이 클수록
다음 선택의 방향은 조정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운이 좋을 때를 기다리기보다,
어디에 무게를 잘못 두고 있었는지를 먼저 돌아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