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부자
4:30. 눈을 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눈을 뜬 시간은 3:40분쯤이려나. 4시가 되기 전까지 망설였던 것 같다. ‘미라클 모닝을 한 번 해? 말아?’ 사실, 미라클 모닝을 이번만 해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망설여졌다. 실패해서 계속 못하고 있는 거냐고 묻는다면 내가 생각하는 미라클 모닝은 실패와 상관이 없다. 새벽 시간을 활용할 줄 알았을 때 분명 시너지를 얻어가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가 하면, 오히려 그 반대인 사람들도 충분히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처럼 불면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실 미라클 모닝은 잠을 못 자고 있는 시간에 활용해도 될 요소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나한테는 실패와 큰 연관성 없이 그저 하나의 취미로 분류가 됐던 것 같다. 사실 처음 시작도 웃긴 것 같다. 엉망이 된 수면 패턴에 학생 때와는 또 다르게 눈을 뜨고 있는 시간 동안 도무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나름 그 시간에 깨어나 있긴 하니까 해보자 했던 것이 미라클 모닝이었다.
꽤 오랜 시간을 미라클 모닝과는 상관없는 아침 패턴을 보내고 있었고 하필 직업도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불면증 환자로서 그저 잠이 들 수 있겠는 시간에 자는 게 가장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인지라 수도 없이 새벽 시간을 눈을 뜬 채로 보내기 일수였다. 그러다 오늘 새벽 문득 해보자 하는 느낌이 들었고 이걸 당장 내일부터 안 하게 된다 한 들 어차피 새벽에 깨어있게 된다면 일을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나 스트레스는 없었다. 그래서 그런가 시작을 다짐하기 까지도 20분 정도의 시간만 소요됐던 것 같다.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왕 시작한 거 이번 미라클 모닝은 일이 아닌 다른 취미를 만들고 나를 성장시키는데 집중해 보려고 한다. 미라클 모닝에 관한 글이 끊기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끊겼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미라클 모닝으로 무엇을 얻어가고자 하는 큰 욕심은 없다. 그저 뒤죽박죽인 내 일상에 하나의 루틴을 만들어주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비타민과 유산균을 챙겨 먹고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브런치 글을 작성하며 하루를 열고, 끌릴 때만 읽었던 책을 일정한 시간 동안 꺼내보는 게 일단 나의 첫 번째 계획이다. 원래 그림을 그릴지 글을 쓸지 많이 고민했는데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해지면 그림도 한 번씩 그려보고, 영어와 멀어진 기간이 길기 때문에 아티클이나 시리즈 중에 하나씩은 둘러볼 예정이다. 아마 이건 아침 식사를 하면서 하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까지 정한 건 없으니 조금 뒤에 생각해 봐야겠다. 어렸을 때는 연습도 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주어진 일들을 해나가는 것에 계획을 해두지 않으면 하루가 엉망인 것 같고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에 좌절하곤 했지만 성인이 된 이후, 아니 사실 코로나 이후로는 계획을 한다고 한 들 늘 집에 있기 때문에 ‘언젠간 하겠지~’라는 재밌는 심보의 맛을 알아버렸다. 그래서 아침 먹으면서 무엇을 하면 좋을 지에 대한 고민은 오늘 아침을 먹으면서 생각해 봐야겠다.
그냥 조금 웃긴 기대감이라고 할 수는 있겠는데 적어보자면 언젠가 미라클 모닝에 대한 일지를 써나가며 지금 쓰고 있는 첫 번째 글을 돌아보며 읽어봤을 때 ‘글 진짜 못썼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난 지금 내 최선을 다해 미라클 모닝의 시작을 알리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이지만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더 성장한 글 솜씨를 가지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온 기대감이다. 이상하게 ‘저 때도 열심히 했었지’라는 생각보다 ‘저 때 왜 저렇게 했었지’라는 생각이 나의 자기 계발 욕심에 더 불을 지피는 말이기 때문에 지금 이 글 또한 미래의 나에게는 두 눈을 가리고 싶은 글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그것만으로도 미라클 모닝으로부터 얻어간 성취감이 아닐까 싶다.
마냥 추천을 하기에는 서두에 말한 개인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무조건 “미라클 모닝 한 번 해보세요”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내 성장에 대한 글이 자명하게 보이고 느껴진다면 지금의 나처럼 ‘실패하면 어떡하지’가 아닌 ‘그냥 한 번 해보지 뭐’라고 생각하며 도전해봐도 괜찮을 법한 취미 같다. 이 새벽에 일어나는 것을 습관으로 들이는 건 나에게 정말 완벽한 수면 패턴이 생겼다는 말인데 진짜 그렇게 된다고 하면 미라클 모닝으로 얻어간 최고의 성과겠지만 지금의 나는 거기까지 기대하거나 바라는 건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 한 번 도전해 볼 의향이 있는 당신에게도 습관으로 들이지 못했다고 자책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1. 명상하며(나는 기도로 시작했다) 시작한 하루는 잠들 뻔한 위험에도 놓이게 되지만 한 층 더 풍족스러운 마음으로 새벽을 받아들이게 된다.
2. 따뜻한 차 한 잔을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바꾸고 싶은 마음은 절실하지만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위해 자제하며 인내를 배우게 된.. 이게 맞나 싶다.
3. 아침에 일찍 일어난 새는 배가 고프다.
웃기자고 쓴 게 아니라 정말 느낀 것들이라는 점인데 오늘은 새벽 공기가 좋으니까 견딜만하다. 내일의 나는 또 어떠한 것들을 느끼게 될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저 3가지에서 크게 벗어날 것 같진 않다. 이렇게 하루 시작 루틴을 마쳤으니 두 번째 루틴인 독서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