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 #5

취미 부자

by 어려운 평범함

강박이 생긴 것 같다. 이러면 곤란해지는데 2시간밖에 못 자고도 3시에 눈을 떠버렸다. 물론 4시까지 어떻게든 누워있긴 했지만 여전히 3시에 눈이 떠진 건 확실하다. 일어나려고 일어난 것은 아니고 어쩌다 보니, 늦게 잠든 탓에 알람도 5시와 5시 30분 두 개를 맞춰 놓았는데 결국 눈이 떠진 건 무려 2시간 전이라는 것이다. 생각보다 웃기기도 했고 어이가 없기도 했다. 습관이 들은 것은 절대 아닌데 눈이 이렇게 떠진다는 것은 또 어차피 곧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에 깊게 못 잔 것이 분명하다. 예상치 못한 변수다. 하루를 피곤하게 보내는 탓에 이런 변수는 적용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나의 착각이었나 보다. 기분이 썩 좋진 않다.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 이후로 가장 기분 나쁜 새벽이 아닌가 싶다.


낮잠을 자는 것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낮잠이라는 것을 나쁘게 생각한 적도 굳이 이를 악물면서 잠들지 말아야겠다 생각한 적도 없었는데 낮잠 자는 시간이 퍽이나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어제도 점식 식사 후에 잠깐 잠이 들었는데 한 시간 정도가 삭제되었고, 그걸 자각한 순간부터 일을 시작했으면 모를까 하필 또 그럴 때는 일의 능률이 올라가지 않아 가만히 멍 때리며 약간의 부팅 시간이 필요한 나라서 이런 나를 바꾸기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으니 낮잠을 피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 오늘은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 카페인을 들이붓는다면 그럭저럭 버틸 것 같으면서도 또 카페인은 피하고 싶고.. 원래 마음먹었을 때부터 실행해야 되는 편이라 오늘부터 실행하고 싶은데 어쩌면 힘들 수도 있겠다. 그래도 완전히 실행 불가한 다짐은 아니니까 만약 오늘 낮잠을 자게 된다 하더라도 오늘의 새벽은 꽤 피곤했으니 넓은 아량으로 이해하고 다음 기분 좋은 새벽이 찾아오는 날에 실천해 봐야겠다.


굳이 10시에 잠들어야 하나 싶다. 물론 계속 3시에 눈이 떠질 예정이면 10시에 잠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12시까지 미루게 되는 경향이 있다. 12시에 잠들더라도 5시 정도에만 일어나 준다면 괜찮을 것 같으니 수면 패턴 조정을 한 번 해야겠다. 물론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명백하게 일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10시는 나에게 잠들기엔 너무 이른 시간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수면 시간과 나 사이에 적절한 타협점이 필요한 시기가 찾아온 것 같다. 이렇게 종종 패턴에 변화를 주는 것도 나처럼 강박이 생겨버려 필요한 수면 시간을 다 채우지 못한 질 나쁜 수면이 이어지는 사람에게는 나름 편리할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강력하게 추천하는 건 아니고 수면 시간에 잦은 변동이 있는 걸 힘들어하면 어렵겠지만 정말 나와 비슷하게 수면의 질과 시간이 만족스럽지 못해도 이제는 그것들에게서 덤덤한 사람 말이다. 내일부터는 잠깐 다른 일상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어떨진 모르겠지만 그마저도 그 일상의 루틴을 잠깐이나마 찾으려 할 것 같기 때문에 걱정은 안 한다. 그래도 12-5시 수면 시간 조정은 적용시켜 볼 예정이다.


오쏘몰 이뮨 말이다.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친구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확실히 조금 다른 것 같은데 그게 무슨 차이인 지는 잘 모르겠다. 뭔가 약간 시들시들해져 가는 상추 잎이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지금은 씹어먹는 멀티 비타민을 복용 중인데 이거 다 먹으면 굳이 오쏘몰이 아니더라도 나에게 잘 맞는 비타민으로 바꿔야겠다. 예전에는 그저 약국에서 사 먹는 비타민이 최고였는데 요즘에는 어떤 것이 좋고 나쁜지 너무 많은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양이 방대하다 보니까 나에게 잘 맞는 비타민 하나 찾기 힘든 것 같다.


1. 다양한 취미 및 습관을 만들어 보는 중 예) 일기, 만년필 필사, 공부, 크로키

2. 기록의 다양함에 재미를 느끼는 중

3. 루틴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조금 예민해지는 것 같음

4. 음료를 많이 마시게 되는데 물로 바꾸게 되면 엄청 건강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듦


전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2~3개월 신경 써서 하면 2~3개월 안 하게 되는 그런 취미 및 습관들을 다시 또 꺼내보았다. 시간이 많아져서 꺼낸 건 아니고 브런치를 시작하며 글을 한 편씩 작성하다 보니까 일기가 쓰고 싶어 졌고, 일기를 쓰니까 전처럼 독서 기록을 하고 싶어 졌고, 이 모든 게 종이책에도 남았으면 하는 마음에 만년필을 세척했고, 배움의 연속에 다시 갈증을 느껴 외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하루의 끝에는 역시 빠질 수 없는 크로키. 이거는 조금 중요하다. 왜냐면 다른 것들은 어느 정도의 내공이 늘 쌓여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스타트 라인에 접근할 수 있는데 그림 같은 경우에는 참 좋아하면서도 따로 배우는 게 아니라 더디게 흘러가는 것 같다. 그래도 꾸준함이 있다면 반은 성공한다는 걸 잘 알기게 한 번 꾸준히.. 해 봐야겠다. 물론 또 어떤 변덕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 마저도 재밌다.


아이패드 드로잉 중 하나


다른 것은 모르겠고 이렇게 브런치 작성 시간을 놓친다던가, 책을 원하는 시간만큼 못 읽었다라던가 하면 조금 답답해지는 것 같다. 차차 고쳐지고 융통성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또 이런다. 예민함은 어딜 가나 빠지질 않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렇게 예민해질 때쯤이면 스스로가 싫어지는 느낌에 더 우울해지는 경향도 조금 있다. 나는 절대 예민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고, 예민함에 질려버렸다. 남들에게 티 내는 예민함 보다는 어느 정도 내 삶에 대한 기준과 강박이 존재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예민해지는 것 같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스스로를 지켜야 했던 순간들이 많았기에 이런 예민함이 생긴 것 같다고 하는데 사실 이건 가까이 지내는 부모님 정도만 알고 있는 예민함인지라 내 속에서 다 문드러지고 있는 고질적인 나의 한 부분이다. 언젠가 한 번쯤 예민함에 대해서도 다뤄보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분명 긍정적인 역할로서 존재한 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시점에서는 굳이 필요 없는 부분에서까지 예민해지는 나 자신이, 또 이런 예민함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스스로가 너무 답답하다.


오늘의 변화는 다른 음료는 하나만, 나머지 음료 섭취는 물로 대체해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도대체가 물을 아침 말고는 안 마시는 것 같은데 하루 종일 음료를 마시고 있으니 물을 마실 필요를 못 느끼는 건가 싶다. 머리로는 마셔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몸은 이런 나를 거부한다. 여하튼 이 모든 음료를 전부 물로 바꾸기엔 나의 소확행이 없어지기 때문에 일단 나의 물 마시는 습관을 방해하는 가장 큰 공신인 작업 공간 옆 고정 음료 하나 정도는 남겨두고 나머지 수분 섭취는 물로 바꿔보려 한다. 일단 나는 굉장히 음료를 느리게 마시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래서 이 음료만큼은 일을 하면서 하루 종일 고정되어 마실 예정이지만 (그래도 디카페인 음료로 바꾼 것 자체가 칭찬할 일) 그 외에 식사를 할 때나 간식을 먹을 때 종종 마시는 우유, 요구르트, 주스 등의 부가적인 음료들은 물로 바꿔도 괜찮을 것 같다. 이상하게 햄버거나 치킨 피자에는 물 잘만 마시면서 샌드위치나 토스트는 물이 싫다. 그리고 나는 꽤나 토스트를 자주 해 먹는 사람인 게 한 몫하는 것 같다. 그래도 나의 건강을 위해서 퓨어한 물로 수분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항상 자각하고 있어야겠다.


미라클 모닝으로 얻어가는 것만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결국 다시 한번 더 나를 알게 되는 시간이었기에 헛된 챌린지는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느낀 점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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