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부자
그니까 요 며칠의 가장 큰 문제가 뭐였냐면, 눈에 모기를 물렸다는 것이다. 눈을 뜨고 싶어도 눈을 뜰 수가 없고,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그런 하루들을 잠깐 보냈다. 오늘이 되어서야 비로소 눈에 쌍꺼풀이 점차 돌아오기 시작했고 그나마 고통스럽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조금 이상한 핑계일지라도 모기 알레르기가 있는 나로서는 언제든 이 글을 읽으며 ‘아 이 때는 하필 눈에 모기가 물려서 뭘 하기 어려웠겠구나’라며 스스로가 조금 불쌍해질지 언정 결코 사소한 이유로 못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찌 되었든 꾸준하게 해 보기로 마음먹은 거 체력이 닿는 한 계속 진행시킬 예정이다. 하필 수면 패턴이 잡혀갈 수도 있다는 큰 희망을 엿보았기 때문에 그만 둘 수가 없을 것 같다.
미라클 모닝을 이어나가면서 또 하나 생각이 든 건, 저녁 시간을 반납하고 새벽 시간을 채운 것임에도 그 반대로, 새벽 시간을 반납하고 저녁 시간을 채우게 되었을 때 성취감이 조금 덜 한 것 같다. 내 안에서 바른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어 그런가 새벽시간에 크게 뭘 하지 않아도 그저 브런치 글 쓰기와 책 읽기로만 짜여 있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 하루가 엄청 풍성하게 느껴졌는데, 고작 이틀 정도 이어진 전과 같은 일상적인 하루는 뭔가 모르게 부족했다. 사실 따져보면 미라클 모닝을 했을 때 보다 아직은 원래 패턴대로 일하는 것이 익숙해서인지 일도 더 했고, 미라클 모닝을 못한 만큼 열심히 하루를 채워봐야겠다는 생각에 하나라도 더 한 것 같은데 참 아이러니하다. 많이 다를 거 없을 텐데도 시간과 성취감이 부리는 마법인가 싶기도 하면서 내가 너무 미라클 모닝에 집중하고 있었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펙트는 어떠한 하루도 허투루 부분에서 낭비하지 않고 보내려고 애썼다는 것이다. 엄청난 만족감이 따라오진 못했어도 분명히 나름의 뿌듯함은 존재했기 때문에 미라클 모닝을 하지 못한 날들에도 조그마한 칭찬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미라클 모닝을 하지 않았을 때, 내 나름의 변화를 알아차린 부분이 있다. 바로 망설이지 않고 책의 마지막을 읽었다는 것이다. 미라클 모닝 #3편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내가 굳이 미라클 모닝에 독서 루틴을 넣은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미라클 모닝을 하지 않고 보낸 하루 동안 독서를 할 때에도 ‘어차피 새벽에 읽으면서 끝은 보게 될 텐데 지금 끝을 본 다한 들 달라지는 게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책의 마지막을 마주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조금 웃기게도 미라클 모닝을 안 했지만 나에겐 충분히 미라클 같은 일이 었다는 것이다. 근 몇 년 동안 전공 서적을 제외한 책의 끝을 한 달 이상 미루지 않고 읽어본 기억이 없다. 이건 굳이 고치지 않아도 되겠지만 가슴 한 켠에서는 늘 고치고 싶어 했던 독서 습관이었기에 책의 마지막을 마주한다는 것은 늘 어려워했던 내가 이번에야말로 해냈다. 그리고 그 책을 끝내면서 느낀 건, ‘괜히 끝을 봤네’였다. 정말 끝을 본 게 후회돼서 들은 생각이 아니라, 애정 하는 작가의 소설을 읽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찝찝함이 공존하는 엔딩이었다. 그래서 평소처럼 끝을 미루지 않아도 어떤 엔딩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든 변수를 생각하고 봤었으면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있을 뿐이다.
1. 미라클 모닝을 하지 않아도 짧게나마 미라클 모닝을 할 때의 다짐이 일상에 존재함
2. 카페인을 줄여보고자 했던 것이 빛을 발함
3. 규칙적인 식사를 하지 않으면 배가 고파짐
4. 그래도 아직까지는 새벽에 일하는 것이 가장 마음 편함
1번은 독서에 관련된 부분에서 느낀 점이 크고 2번은 이제는 밤에 커피 마시면 나도 모르게 침대로 가는 시간을 미루는 것 같다. 이건 확실한 것보다는 감이긴 한데 그렇다고 실험해보고자 예전처럼 밤에 커피를 마실 생각은 없다. 그저 나라는 사람이 이제는 카페인과 조금 덜 친한 사람이 되어간다는 거. 자발적으로 카페인이 없는 음료를 찾게 된다는 것 정도이다. 3번은 지금도 그렇지만 배가 고프다. 원래 눈을 뜨면 입에 무언가가 들어가야 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아침 식사 정도는 모닝 루틴을 끝낸 후에 먹는 것이 조금씩 습관화가 되는 건 지, 일어나서 2~3시간은 허기짐이 덜하다. 그렇지만 그 시간을 넘어가거나 점심시간에 가까워지면 속 쓰림이 있을 정도로 배가 고파진다. 눈을 뜨자마자 뭐라도 먹어야 하는 습관 말고는 딱히 가지고 있는 식사 습관이 없었는데 고작 사흘 좀 규칙적으로 먹어줬다고 나의 배는 벌써 적응을 했나 보다. 4번, 일의 능률은 너무 고착화되어있던 습관이라 고치는 것이 힘들 것 같은데 열심히 바꿔나가 보려고 하는 중이다.
내일의 나는 또 어떠한 습관의 변화가 있을지 궁금함을 가지고 오늘 하루도 주어진 시간 동안 열심히 살아 볼 예정이다. 그래서 일단 밥을 먼저 먹고 시작해야겠다. 금강산도 식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