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매에 부쳐
삶의 시, 삶의 노래 2집 『모래내 종점』
시는 음악의 정신이고 악곡은 음악의 신체다. 음악의 가사를 시라 하고, 시에 곡이 붙여진 것을 노래라 한다. 중국 남북조 시대 양(梁)나라의 유협이 지은 문학이론서 ‘문심조룡’에 나오는 말이다. 1500년 전에도 음악의 가사를 시라고 하고 시에 곡조를 붙인 것을 노래라 하였으니 시와 노래는 일란성 쌍둥이처럼 태생이 같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일상의 감동을 글로 적은 것이 시라면 그것에 곡을 붙인 것이 노래다. 이러한 시의 원형, 노래의 원형을 찾아 음악인과 시인이 의기투합하였다. 시노래마을 이야기다. '시'와 '노래'의 만남과 그를 통한 문화적 소통과 확산에 뜻을 두고 전국 학교, 도서관, 문학관 등에서 시인 초청 콘서트 및 시노래 콘서트를 열어 오고 있는 단체다. 특히 2014년부터 매월 진행하는 ‘일상의 인문학 콘서트’, ‘수요 시 콘서트’ 등에는 신경림, 유안진, 천양희, 신달자, 나태주, 정희성, 이상국, 정호승, 안도현, 문태준 등 문단의 유수한 시인들이 다녀갔다. 그러는 동안 수백여 편의 시가 노래가 되었고 그것을 담아낸 것이 바로 이 음반이다. 2016년 삶의 시, 삶의 노래 1집 『김포행 막차』 이후로 6년 만에 선보이는 2집 『모래내 종점』에는 삶의 실감이 담긴 시 18편이 노래가 되어 실려 있다. 1집 음반에 수록된 ‘김포행 막차’, ‘아비’, ‘홍시’, ‘바닷가 벤치’, ‘능소화 사랑’ 등의 노래가 그동안 시인들과 시 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왔던 터라 이번 음반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타이틀인 ‘모래내 종점’은 1998년 발표된 『오래된 골목』이라는 시집에 실려 있다. 천양희 시인의 이야기를 빌리면, 당시 모래내에 살 때 시인은 막차가 종점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려고 부러 버스 종점에 가고는 했다고 한다. 피곤에 절어 버스 손잡이에 의지해 돌아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버스에 끌려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미끄러운 세상을 기어오르다가 돌아오는 것 같기도 하여 쓴 시가 ’모래내 종점‘이라고 한다. 2014년에 천양희 시인 초청 콘서트를 할 당시 작곡한 노래가 8년 만에 이 음반의 타이틀곡이 되었다. 각자의 살아가는 지역도 방식도 성별도 연령도 모두 다르지만 그때 모래내 버스 종점에서 내렸던 이들의 모습이 지금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삶의 시, 삶의 노래’라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처럼 우리 삶의 실감이 담긴 순간들을 포착해낸 시들이 노래로 작곡되어 실린 음반이기에 더욱 그렇다. 삶의 여러 장면들을 18명의 시인들이 서로 다른 언어로 풀어냈고 또 그것을 다양한 장르의 노래로 작곡하여 한 음반에 묶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모두 우리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멈춰버린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노래한 시도 있다. ‘잠시 멈춤’은 여성 정훈장교 1기로서 중령 예편 후 시인으로 등단한 이서인 시인의 시다. “밥 한 끼 먹자는 게 실례인 세상, 술 한 잔 권하는 게 부담인 세상”이라는 구절이 코로나가 훑고 지나간 우리 시대의 단절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음반을 열면 내 이야기 같은 장면들이 펼쳐진다. 혼자 남은 저녁의 허전함을 노래한 ‘쓸쓸한 저녁’이나 사랑하는 임에게 한마디도 못 붙이고 혼자 끙끙 앓던 시절의 짝사랑을 담은 ‘연서’, 불어오는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바른길을 걷겠노라는 다짐이 담긴 ‘감’, 내리는 눈을 보며 먼저 떠나보낸 임을 그리워하는 ‘눈꽃 편지’, 또 아직 먼 미래지만 2047년 혼자 남을 아들에게 미리 보내는 엄마의 모정을 담은 ‘아들에게’, 메마른 무덤을 적시는 봄비처럼 그리운 어머니께 가닿고 싶은 마음을 노래한 사모곡 ‘봄비가 되어’, 봄이 오는 들판을 혼자 걷고 싶게 만드는 ‘내게 온 봄’ 등이 그렇고, 또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흉흉한 소식들 속에서도 아직은 따뜻한 마음들이 있어 살 만한 세상임을 노래한 ‘아직은’, 봄에 제비꽃 피고 가을에 구절초 피듯 호젓한 마음의 눈으로 덤덤하게 생을 바라보는 ‘갈 봄 없이, 저 꽃’, 사랑하는 임과 함께 더 늦기 전에 바다로 떠나자는 ‘청산도 앞바다’, 먼저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는 애틋함을 비에 담은 ‘밤비’ 등이 그렇다. 또 초등학교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들려주던 그 강(江)을 성인이 되어 찾아간 소회를 담은 ‘그리운 그대 느릅나무 강’,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담은 ‘겨울밤’, 자라는 자녀에게 인생의 겨울이 지나면 봄은 반드시 옴을 들려주는 듯한 ‘겨울 산’ 등이 그렇다. 한 편 한 편 공감이 가지 않는 시가 없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기다려본 사람이라면 스치는 바람 소리에 뒤돌아보거나 갓 피어난 예쁜 꽃을 혼자만 보아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기 마련이다. ‘고개 숙인 수선화’에 등장하는 이 구절이 이해된다면 이 음반의 처음과 끝을 다 알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 줄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그 사람은 희망을 끈을 놓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공감과 소통은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이 되곤 한다. 미끄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또 더 미끄러운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 시와 노래는 공감을 넘어 위로가 되고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피로회복제가 됨이 분명하다. 마음의 위로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막다른 골목도 뚫고 ‘새길’을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고 또 살아가게 만드는 힘의 근원이기도 하다. 잔잔한 시와 노래가 주는 마음의 공감과 위로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감동과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
1. 내게 온 봄 / 장용자
얼었던 땅속 녹이며 살랑살랑
바람결에 밀려오는 아지랑이
가지 끝에 숨었다 살포시 얼굴 내밀며
하늘하늘 햇살 타고 온다
해마다 오는 저 봄 잡으러 갈까
흐르는 물소리 따라 개울가를 거닐까
내게도 오는 이 봄 맞으러
동구 밖 오솔길 따라
하염없이 걷고 또 걸어가 볼까
얼었던 땅을 뚫고 새싹은 돋고
닫혔던 내 마음도 봄바람에 설레고
아무도 얘기하지 않아도
해마다 이맘때쯤엔
하늘하늘 햇살 타고
내게 온 봄
장용자 / 시인
2015년 《시선》 등단. 전자시집 『새집 증후군』, 디카시집 『오늘이 기록 중입니다』 출간
2. 아직은 / 문철수
(원제 : 결국)
누군가의 허기를 채워주다가
내가 배부르고
누군가의 슬픔을 함께하다가
위로받지
누군가의 아픔을 다독이다가
내 마음이 환해지고
누군가의 겨울을 준비하다가
따뜻해지네
세상은 언제나 겨울이어서
가도 가도 외롭고 추운 곳이지만
내 가진 작은 등불을 밝혀
누군가에게 빛이 될 수 있다면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어서
함께 살아가고
아직은 훈훈한 사람이 있어
따뜻해지네
문철수 / 시인
시집 『부드러운 과녁에 꽂힌 화살은 떨지 않는다』 『구름의 습관』 『바람의 말』 『세상은 한 번도 투명한 적 없다』 출간
3. 잠시 멈춤 / 이서인
가던 길 멈춰 서서
뒤돌아본다
너도 나도 재촉하던 발걸음들을
잠시 멈추고 기다려본다
밥 한 끼 먹자는 게 실례인 세상
술 한 잔 권하는 게 부담인 세상
들썩이던 시장도
골목길도
모든 것이 멈추어 선 채
봄이 가고 여름이 갔네
다가올 겨울엔 모두 이겨내길
간절한 맘으로 기다려본다
이서인 / 시인
2012년 《시마을문예》, 2013년 《시와창작》 등단.시집 『지금 너를 마중 나간다』 출간
4. 밤비 / 허윤정
1. 그대 오실까 행여 이 밤에
내리는 저 비처럼 아무도 모르게
오늘 오실까 모두 잠든 후에
떠나시던 날처럼 훌쩍 다시 오실까
날이 밝으면 꿈결처럼 사라진다 해도
그대 오소서 이 비를 타고 내게 오소서
밤비야 저 밤비야 한없이 내려라
그리운 우리 님 가시지 못하게
2. 오신 다음에 젖은 땅처럼
나의 마음에 물기가 맺혀서
아니 계시면 잊혀질까 하면서도
다시 오시네 눈을 감으면 다시 오시네
밤비야 저 밤비야 내리지 말아라
고단한 우리 님 편히 가시게
밤비야 저 밤비야
오늘은 내리지 말아라
허윤정 / 시인
1977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빛이 고이는 잔盞』 『無常의 江』 『크낙새의 비밀』 『그대 손 흔들고 가시는 꽃길에』 등 출간
5. 모래내 종점 / 천양희
늦가을 비 내려 하루가 짧게 저문다
너무 추워 가로수들이 헐벗고
모래내 버스 종점 막차가 막 돌아온다
밤하늘이 어둡고 바람이 출렁
거위처럼 뒤뚱뒤뚱 취객 하나 지나고
흐릿한 불빛들도 잠들어가는
미끄러운 세상살이 기어오르다 오르다
막차 타고 돌아온다
모래내 종점
천양희 / 시인
1965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 『마음의 수수밭』 『직소포에 들다』 『지독히 다행한』 등 출간
6. 갈 봄 없이, 저 꽃 / 류미야
1. 제비꽃을 알아도 몰라도 봄은 오고
그 봄사 오든지 말든지 제비꽃 피네
구절초를 알아도 몰라도 가을은 가고
그 가을 가든지 말든지 구절초 지네
다시 올 어느 가을도 아직 지는 중이겠네
다 떠난 어느 봄날도 아직 피는 중이겠네
2. 제비꽃을 알아도 몰라도
구절초를 알아도 몰라도
봄은 다시 또 오고 피고 지고
가을은 가고 돌아오고
제비꽃을 알아도 몰라도 봄은 오고
그 봄사 오든지 말든지 제비꽃 피네
다 떠난 어느 봄날도 아직 피는 중이겠네
다시 올 어느 가을도 아직 지는 중이겠네
류미야 / 시인
2015년 《유심》 등단. 시집 『눈먼 말의 해변』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출간
7. 고개 숙인 수선화 / 이하영
(원제 : 어느 봄날에)
1. 행여나 오시려나 봄나물 한 상 차려놓고
고개 숙인 수선화는 그리움에 몸을 떠네
울컥한 서러움이여 간절하면 가 닿으리
눈빛은 그리움에 젖어 가슴 아픈 시가 되고
2. 청아한 풍경 소리만 창가에 맴돌다 가고
갓 피어난 여린 꽃들은 혼자 보기 아까워
풀잎에 스치는 바람 소리도
님의 발걸음 소리인가
오늘도 그대 생각에 서성이며 가슴 조이네
행여나 오시려나 봄나물 한 상 차려놓고
고개 숙인 수선화는 그리움에 몸을 떠네
이하영 / 시인
1999년 《시인정신》 등단.
시집 『사랑은 달빛을 타고』 출간
8. 감 / 오성일
1. 감처럼 떫다가 감처럼 떫다가
늦가을 햇살 닮은 그분을 뵈오면
그땐 말캉말캉 연한 마음으로
익겠습니다
사람 손 닿지 않는 가지 끝
말갛게 시린 꿈을 밝혀
겨울새 돌아오는
하늘길에 걸어둘게요
2. 한번 밝혀 매단 뜻이어늘
서리 맞아 속살 터진들
헛된 시름을 품으리요마는
겨울새 돌아오는
하늘길에 걸어둘게요
오성일 / 시인
2011년 《문학의봄》 등단. 시집 『외로워서 미안하다』 『문득, 아픈 고요』 『사이와 간격』 『미풍 해장국』 출간
9. 청산도 앞바다 / 유은희
(원제 : 그대에게)
1. 더 늦기 전에 우리 그만 청산도 앞바다로 가요
시집과 라디오와 사랑을 들고 함께 떠나요
돌미역이랑 풋고추랑 싱싱한 굴로 밥을 짓고
이른 저녁을 먹고 저 푸른 바다로 함께 걸어요
2. 다정큼나무 울타리로 먼 파도 소리 들려오고
급할 것 하나 없는 수평선으로 노을은 지고
통통배가 지나가고 짠 바닷바람 불어와도
그대와 함께라면 더 바랄 것 없는 그곳으로
칠게랑 참고둥이 바지락이 사는 해변을 지나
쏟아져 내릴 듯 밤새 어린 별들의
속삭임이 들려오는 그곳으로
더 늦기 전에 우리 그만
더 늦기 전에 우리 이제
청산도 앞바다로
사랑을 들고 함께 떠나요
유은희 / 시인
2010년 〈국제해운문학상〉 대상 수상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도시는 지금 세일 중』 『떠난 것들의 등에서 저녁은 온다』 등 출간
10. 연서 / 김종우
넋두리 한 줄 못 쓰고
그만 돌아앉았네
한마디 풀지 못하고
그만 문을 닫았네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
잘 지내느냐고 물을까
아니면 솔직하게
보고 싶었다고 말을 해볼까
아무 말도 못 하고
가슴속 이야기만
이 밤에 중얼거리네
달밤에 넋두리
김종우 / 시인
1994년 《창조문학》 등단. 시집 『시골학교』 『사람을 훔쳤다』 출간
11. 겨울밤 / 박용래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 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 집 추녀 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 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박용래(1925~1980) / 시인
1946년 동인지 『동백』을 간행해 시를 발표하고 195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싸락눈』 『강아지풀』 『백발의 꽃대궁』 출간
12. 눈꽃 편지 / 김순여
달맞이 길로 향한 몸보다
마음은 벌써 바람이 되어
흐르는 노래와 눈꽃 사이를
훨훨 날아오릅니다
님이 살고 계신 먼 하늘에
우표 한 장 부쳐서
편지를 띄웁니다
보고 싶은 마음에 소식 듣거든
그냥 가지 마시고
뒤돌아보소서
김순여 / 시인
2011년 《문예시대》 등단. 시집 『외딴섬』 『식탁 위의 낙엽』 출간
13. 봄비가 되어 / 배미순
봄비가 되어 내리리
메마른 풀들 일어나듯
그립고 그리운 모습들
그립고 그리운 어머니
봄비가 되어 내리리
당신 계신 무덤 위로
메마른 풀들 적시는
봄비가 되어 내리리
배미순 / 시인
1970년 《중앙일보》 등단. 시집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풀씨와 공기돌』 『꽃들은 바쁘다』 등 출간
14. 겨울 산 / 구명숙
어른은 아이들을 믿고
한평생 토기를 빚고
봄꽃들은
가을 단풍,
찬란히 물들어 간다
저기 저 산에 하얀 눈이 덮이면
다시 또 봄이 오리라
구명숙 / 시인
1999년 《시문학》, 2009년 《시와시학》 등단. 시집 『그 여자 몇 가마의 쌀 씻어 밥을 지어 왔을까』 『걷다』 『하늘 나무』 『구름은 어디로?』 등 출간
15. 아들에게 / 김진명
(원제 : 2047년 아들에게)
1. 사랑하는 내 아들아
세상살이 고단하구나
새벽이슬 맞고서 잠드는 너
안쓰럽고 대견하구나
지금은 우리 함께 있지만
먼 훗날 혼자 있을 때
그때도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너와 함께할 터이니
아들아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2. 사무치도록 그리운 날엔
해변으로 오려마
갈매기 되어 내 아들 맞으리
꿈에도 그리운 내 아들 맞으리
멀리 저 멀리
기차가 떠나도 울지 않으리
김진명 / 시인
2017년 《한국문화예술》 등단.
시집 『빙벽』 『너에게 쓰러지고 싶다』 출간
16. 그리운 그대 느릅나무 강 / 고두현
1. 으아리 꽃대 살랑살랑
강 언덕에 잉어 떼 뛴다
갈색 주홍 은물결 치며
매끄러워라 등지느러미
삐비 풀꽃 댕기 붉던
옥당목 자주 고름
따뜻한 반달 손톱
어디로 흘러갔나
물살 재재거리는 안개 봄날
구름 낮고 모래 맑은데
주인 없는 빈 강에
줄지어 선 느릅나무
꽃 지고 실비 오니
그리움 말라 손 젓는다
2. 그리운 그대 느릅나무 강
해란강 강가에서
주인 없는 빈 강에
줄지어 선 느릅나무
꽃 지고 실비 오니
그리움 말라 손 젓는다
고두현 / 시인
1993년 《중앙일보》 등단. 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달의 뒷면을 보다』 『남해, 바다를 걷다』 등 출간
17. 새길 / 이서연
매일매일 걸어온 길
눈 감고도 찾는 길
가는 길에 묵은 때 씻어도 보고
지난 길은 지나간 대로
무엇을 내려놓고 또 앞으로 갈까
서성거리다가 서성이다
오는 길을 만나고
성큼성큼 걷다 또 걷다가
새로운 날을 만나니
가보지 않은 그 길에
알 수도 없는 그 길에
한 걸음 두 걸음
걸어가야 할
새로운 길
이서연 / 시인
2011년 《지구문학》 등단.
시집 『꼬마 선생님』 출간
18. 쓸쓸한 저녁 / 김용만
창문 너머 바라보이는
초저녁 석양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넘실대는 푸른 바다
낮은 지붕들 위로
흩어지는 저녁연기
그 위로 홀로 빛나는 샛별처럼
쓸쓸한 저녁
북적이던 한낮의 풍경은 어느새
아스라이 꿈결처럼 멀어지고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머나먼 여행에서 돌아온 별들도
아무 일 없듯 또다시 밝게 빛나고
스산한 이 거리를 비추어 주네
또 하루가 가네
김용만 / 시인, 생태건축가
저서 『생태적 소통의 이마주』 『행복집짓기+』 등 출간
작곡, 노래|신재창
편곡 | 정영아, 윤종부, 김손손, 서강희, 박유진, 임병희
드럼, 퍼커션 | 김손손, 김포크
타악기 | 김손손, 조윤정
베이스 | 윤종부, 임병희
피아노 | 정영아, 박유진, 이찬형, 김완정
신디사이저 | 정영아, 김손손, 서강희
일렉 기타 | 서강희, 김대순,
나일론, 어쿠스틱 기타 | 서강희, 신재창
만돌린, 벤조, 우쿠렐레, 12현 기타 | 서강희
도브로 기타, 페달 스틸 기타 | 김범준
바이올린 | 서영완, 김도이, 백지현
첼로 | 박보경, 이현지
비올라 | 김도이
아코디언 | 조윤정
하모니카 | 조윤정
트럼펫 | 김현수
색소폰 | 남기문
플루트 | 조윤정
꽹과리 | 김태호
녹음|1950스튜디오
디자인|김선희
제작|시노래마을 202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