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말싸미"는 세종대왕과 신미대사가 함께 한글을 만들었다는 한 가지의 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당연히 이 영화의 목적은 한글의 소중함과 우수성에 대해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흔히 말하는 '국뽕' 영화의 형태를 띠고 있을 줄 만 알았다. 하지만 영화는 그 길을 걷지 않는다. 영화 초반부만 해도 한글의 원리와 창제 과정에 깊게 들어가 설명해주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캐릭터들의 관계들과 서사에 초점을 맞춘다. 대체 뭐 하겠다는 건가. 이도 저도 아닌 스토리인 것이다. 그러니 점점 영화는 지루해지고 전체적으로 구성이 꽉 잡히지 않는다. 극장을 나오면서도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어 했나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기만큼은 좋았다. 故 전미선과 박해일의 연기는 특히 좋았던 것 같다. 최소한 그 캐릭터에 몰두하게 만드는 연기는 좋은 것 아닌가. 그러나 송강호의 연기는 왠지 모르게 힘이 빠진다. 그게 연출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그 연기를 보며 힘이 빠진다는 게 뭔가 의아하다.
사실 나는 이 영화에 기대를 많이 걸었다. 영화로 아주 다루기 좋은 세종대왕과 한글 창제라는 위대란 주제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내 기대의 반도 충족하지 못하였고 영화의 본래 목적마저 상실하였다. 괜히 이런 소재를 낭비한 건 아닌가 조금은 걱정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