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담임을 맡았어요

"김부장님 0학년 0반 임시담임좀 해주셔야겠습니다"

"예. 그러지요. K샘은 당분간 출근이 힘든가봅니다?"


진로부장하면서 담임을 맡지 않았는데. 오랫만에 담임업무를 3주 정도 하게 됐다.

아침 출근부터 마음가짐을 굳게 먹고 아이들 만날 준비를 했다.


학교 출근하면 상담신청자 순으로 상담을 했는데 교실을 들어가야 되서 상담은 일단 뒤로 미루고 점심시간에 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담임을 하면 아침부터 해야할 일들이 많다.

몇 년간 담임을 하지 않았었는데 짧은 기간이지만 부담은 됐다. K교사가 당분간 출근이 어렵다고 해서 임시담임이 내게 떨어지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었는데, 역시나 내가 생각한데로 내가 하게 됐다.


8시 30분. 출석부와 교무수첩 그리고 책 한권을 들고 교실에 들어갔다.

교실에는 서너명이 와 있었다. 아이들에게도 전달이 돼었는지 내가 들어가도 당연하다는 듯이 인사를 건낸다. 4월말 시험이라 일찍와서 시험공부하는 아이들도 있고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며 영상을 보는아이들도 있다.


나는 보드마카를 들고 칠판에 글을 썼다.

1. 8시40분 ~ 9시 아침독서

2. 주변사람들 힘들게 하는 행동 하지말자.

3. 마스크 착용한다.

4. 교실에서 뛰지 않는다.

5. 수업시간 스마트폰 보지 말것


큼지막하게 교실에 적고나서 의자를 당겨 앉아 책을 펼쳤다. 아직 아이들 등교할 시간이 남아서 아이들이 모두 등교할 때까지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 두명씩 들어오는 아이들을 살피며 "어서와라" 한마디만 하고 계속 눈은 책 속으로 파고 들었다. 사실 책은 읽고 있지만 머릿속 눈은 아이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던 거다.


8시 40분....

두 명 빼고는 모든 아이들이 등교했다. 독서시작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공부해라, 독서해라'라는 말을 가장 싫어하는 중학교 3학년 아이들에게 굳이 "공부해야지 독서해야지"라고 해봤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칠판에 써놓고 내가 보여주면 된다.

책을 읽고 있는 선생님을 보면서 아이들은 책상에 앉아 책을 펼치는 아이도 있고. 뒤 아이와 소곤소곤 이야기 하는 아이도 있다.

"G야 선생님 독서하는데 방해하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니까 아이는 말을 멈추고 다시 돌아앉아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


"너 독서 시간인데 왜 떠들어"라고 말했다면 아이는 퉁퉁거리며 씩씩 거릴거다. "아 모르는 것 물어봤어요"라면서 말이다.


나는 나 전달법을 사용했다. 다른 친구들 방해하지 말고 조용히 하라가 아니라 내가 독서 중이니 조용히 해줄래로 아이에게 부탁한 것이다. 의외로 아이들은 조용히 책을 읽기도 하고 시험공부도 하고 있다.

8시 45분 쯤 마지막으로 한 명이 들어온다. 평소 여러 선생님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아이다. 독서 시간이라 별 얘기 하지 않았다. 조용한 분위기에 압도 됐는지 뒷자리에 앉더니 뭔가 만지작 거린다.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우리학교는 올해부터는 스마트폰을 개인이 보관관리하게 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따로 담임이 걷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수업시간에도 아이와 교사간의 스마트폰으로 갈등이 가끔 발생하기도 한다.


아이는 책상 밑에 스마트폰을 보면서 조용히 앉아있다. 다른 아이들 방해될 까봐서 조용히 그냥 두며 지켜봤다. 아까도 얘기했듯이 나는 책을 보고 있지만 뇌 속의 눈은 계속 아이들을 주시하고 있다.


9시까지 첫 임시담임 역할은 이렇게 아이들과 만나고 있었다.

9시 아침독서가 끝나고.... 조회를 했다.


칠판에 써 놓은 주의사항을 얘기해주고 마지막으로.

맨 마지막으로 들어와서 독서는 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만지며 영상을 시청한 아이에게..


"B도 월요일 부터는 책을 읽었으면 좋겠구나"라며 한마디만 하고 아침조회를 마쳤다.


오늘 다시 월요일이다.

오늘도 지난주 금요일 아침과 똑같이 진행된다.

B는 오늘도 늦겠지. 책은 가져올까... 지켜봐야겠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좋은 말도 팅겨낸다. 무조건 어른들 교사의 말은 불만이다.

불만을 표출하고 잠재우는 방법 중 하나는 "나 전달법이다. "

"지금 내 상황이 이런데 네가 도와줄 수 있지"


"독서시간에 왜 스마트폰이야?라며 버럭 소리질렀다면 일순간 교실 분위기는 싸해지고 아이는 한마디 할 거다.

"왜 저만 가지고 그래요. 독서시간에 책 읽지 않고 숙제하는 아이들도 잘못아니예요"라며 대들 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이렇지는 않지만 청소년시기 아이들은 이럴 수 있다.


될 수 있으면 아이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도록 긍정의 요인들을 팍팍 심어줘야 한다.

임시담임으로 더 바빠지겠지만. 아이들이 시험준비 잘 할 수 있도록 편안한 교실을 만들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코로나로 모두 힘들다. 아이들도 힘들고 교사도 힘들다. 부정적인 언어보다는 긍정적인 말들이 오고가면서 서로의 힘듦을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학교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그 분위기는 교사의 몫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이 있듯이 아침 교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아이에게는 커다란 힘이 된다.


2021. 04. 12.


진로재구성 작가 김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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