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시작해 보자

초등학교 3학년 서울에 사시는 이모님이 동화책 50권을 사다 주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실천하지 못했다. 지금 기억에는 한 권 정도 읽었을까.


초등학교 5학년 학교에서 과학 탐구대회가 있었다.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단계별로 문제를 맞혀야 하는 대회였다. 교실에 단계별 실험 도구들이 설치되어 있고 참가자들은 냄새를 맡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면서 단계별 통과를 해야 한다. 10단계까지 통과하면 상장과 상품을 줬다. 1단계는 냄새를 맡고 어떤 냄새인지 맞히는 문제였다. 나는 1단계에서 탈락, 자존심이 상했다.

이날의 아픔을 일기장에 기록으로 남겼다.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공부를 제대로 못 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좀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일기장에 섰다. 담임 선생님은 위로의 말로 피드백을 해줬다.


“그래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라. 넌 할 수 있어” 담임 선생님의 응원까지 받았으나 그때 뿐이었다.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3학년. 대학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학교 근처에서 친구 몇 명과 자취를 했다. 부모님도 기대가 많으셨다. 밤늦도록 학교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했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시골이라 학력고사를 보기 위해서 3학년 학생들은 시험 보는 전날 수원으로 나와야 했다. 학급별로 여관방이 배정되어서 다음 날 시험을 준비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담임 선생님은 내가 갈 만한 대학교를 뽑아놓고 계셨지만 나는 며칠 동안 학교 가지 않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 왜 내가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지...

30대 초반..

책을 한 권 읽었다. 책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 인생은 나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라는 화살이 내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그래 지금까지 난 뭐하면서 누굴 위해 살았을까. 내 삶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다시 다짐하고 새로운 삶을 설계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나에게 주어진 기회들은 피하지 않고 되든 안 되든 실행에 옮기는 습관을 갖기 시작했다.


“교육대학원 생각해봐”

지인의 말에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선생님 진로진학상담교사 직무매뉴얼 집필에 참여해보실래요.”

네 해보죠, 글이라고는 써보지 않았던 내가 일단 도전해보기로 했다. 이 직무매뉴얼 참여는 내 삶을 완전히 바꿔놨다.


“김샘, 이름으로 책 하나 써봐요”

“그래볼까요. 지인의 이 말 한마디로 2019년 내 이름의 책이 출판된다.”

“김샘. 좀(zoom) 배워볼래요”

“일단 배워보죠.” 줌 덕분에 2020년 줌 관련 책을 공저로 2권 집필하고 강의도 많이 다녔다.


소극적이던 나를 변화 시킨 원동력은 뭘까?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실행력에 있다. 망설이지 말고 일단 해보는 거다. 하다가 보면 안 되는 일도 있고 할 수 없는 것도 있다. 할 수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니면 말고, 다른 것 하면 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언어와 불안감은 할 수 있는 일도 할 수 없게 만든다.

일단 도전해보자. 기회를 잡는 방법은 주변 사람들의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듣고 나에게 적용해 보는 것이다. 동료 교사들과도 수업 방법 관련 이야기들을 나누면 다음 날 수업 시간에 활용해본다. 바로바로 현장에서 적용해 보는 것이다.


“그것 해서 뭐하게”라는 순간 나에게 기회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일단 해보자”라고 할 때 항상 기회는 나에게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50년 넘게 살다 보니 깨달은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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