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나는 누구인가?
“이 글 네 생각이야?”
친구가 내 글을 읽더니 물었다.
나는 얼버무리면서 내 생각과 비슷해서 신문에서 가져왔다고 말했다.
대학교 2학년 행정학과 친구들끼리 동아리 활동하면서 나는 내 생각을 표현하기보다는 신문 사설에 있는 글을 그대로 베껴서 제출했기 때문에 친구로부터 그런 질문을 받았다. 사실 그 당시는 창피했다.
나는 생각할 줄 모르는 대학생이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을 볼 때도 교재 있는 글을 그대로 외워서 작성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니 장학금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사촌 형을 만나면 형은 항상 묻는다.
“이번 대통령은 누가 됐으면 하니? 왜 그렇게 생각하니”
“저 정치에 대해 관심 없어요”
“대학생이 그 정도는 생각해야지 왜 관심을 안 가져”
정말 정치에 대해 관심 없었다. 왜 대학생이면 모두 정치에 대해 관심 갖고 정치에 대해 비판해야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자꾸 정치에 대해 물어보는 형을 만나는 것이 거북스러워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하면서 삼십 대 중반까지 변화 없는 삶을 살던 나에게 망치가 날아와서 내 머리를 힘껏 내리치는 사건이 일어났다.
“자기 삶은 스스로 개척하는 거야, 지금 생활에 만족하지 말고 공부해”
수원이 고향인 임교장 선생님이 동향이라고 소주 한잔 사 주시면서 하신 말씀이다.
이 말은 내게 충격이었다. 그동안 내 삶은 주어진대로 사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냥 봉급 잘 나오는데 굳이 힘들게 다른 일 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나에게는 망치로 머리를 맞는 듯한 충격적인 말이었다.
나는 무엇으로 살고 있을까?
지금 이 생활이 내가 원하는 삶일까?
삼십 대 중반까지 잠들어 있던 뇌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철학, 역사 관련 책을 찾아서 읽으면서 세상을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오십 중반이 넘어서고 있는 지금 나는 누구인지?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요즘 백세시대에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 있는 중이다. 인생의 전반전이 나를 찾기 위한 시간이었다면, 인생의 후반전은 행복한 삶을 위해 나를 위해 즐기는 시간이 될 것이다.
후반전이 끝날 때쯤 석가모니처럼 번뇌로부터 벗어나는 해탈의 경지에 오르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너를 위해 참으로 행복하게 살았어’라는 말을 나에게 해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살아가는가?
인생이란?
살다 보면 폭풍우가 몰아치기도 하고
살다 보면 칠흑 같은 어둠에 길을 잃기도 하고, 잘못된 판단으로 후회하기도 하고
자신의 능력 부족에 한탄하기도 하고, 아쉽게 놓쳐 버린 기회를 아쉬워하고, 자신의 불운에 하늘을 원망하기도 한다.
잠시 지나고 나면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것이 또한 우리의 삶이고 인생이다. 내가 누구인지 왜 살아야 하는지 의문이 생길 때마다 나는 책을 펼친다. 그 속에는 무수한 삶에 가치들이 숨겨져 있다.
나에게 다가온 기회들, 불운을 행운으로 바꾸는 방법은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마음의 태도에서부터 시작한다.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보자.
인생의 종착역에서 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런 고민은 하지 말고 출발하자. 가다가 막히면 뚫으면 되는 것이고 장벽이 나타나면 넘어서면 되는 것이다. 하루하루 즐거움과 행복을 만드는 것이 나를 찾는 여정의 시작일 것이다.
202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