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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k Dec 31. 2020

브런치와 함께 한 155일의 담백한 기록

많은 브런치 작가님들 특히 제가 구독하고 있는 작가님들이 하나 둘 올 한 해를 돌아보는 글을 올리셔서 저도 지난 다섯 달 동안 제 브런치의 흔적을 정리한 글을 담백하게 올려봅니다. 


브런치를 시작한 동기는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였습니다.

직장 생활 한 지 만 15년이 되다 보니 그동안 저의 경험과 느낀 점, 노하우들 중에서 오래된 기억부터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것들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기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어느 수준 이상의 퀄리티 있게 담을 수 있는 곳은 브런치만한 곳이 없었고요. 그렇게 브런치 작가를 시작했습니다.  


7월 30일에 발행한 첫 글 '친한 동료 관계에서 생기는 세 가지 위기'는 큰 기쁨을 전해줬습니다. 

브런치 첫 글이 바로 다음날 다음 메인에 오르면서 제가 제 이름을 걸고 쓴 글이 노출됐을 때의 기분으로 조금 일찍 경험했습니다. 이 경험은 제가 초기부터 많은 글들을 열심히 쓸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었고요. 40편이 넘는 글 중에서도 첫 글은 여전히 조회수로 5위, 공유수로 3위를 기록할 만큼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브런치 작가명으로 실명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브런치에 제 사진과 실명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할 때 책임감이 따릅니다. 처음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직장 생활에 대한 글을 쓰는 저로서는 제가 거쳤던 직장과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기에 글을 쓸 때마다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 저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를 쓰겠다는 초심에 책임감 있는 글을 쓰겠다는 결심을 더해 실명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47편의 글과 545명의 구독자분들입니다.  

브런치 활동을 돌아보면 많은 기록들이 있지만 46편의 글을 썼다는 것, 그리고 545명의 구독자분들이 생겼다는 것, 이 두 가지가 가장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구독자가 1만 명이 넘는 작가님들을 보고는 주위에 "글을 1만 편 쓰면 나도 구독자가 1만 명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었던 저인데요. 그래도 평균적으로 글 하나 쓸 때마다 12분이 새로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회수가 주는 달콤함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회수가 참 달콤했습니다. 제 글은 직장인을 위한 글이다 보니 노출이 되더라도 전체 대중을 위한 글처럼 몇 만 단위로 조회수가 늘어나진 않고 보통 몇 천 단위로 조회수가 증가하더라고요. 그래도 브런치에서 5개월 47편의 글을 발행하는 동안 브런치와 외부 채널을 통해 15만 명 이상 제 글을 조회해주셨습니다. 브런치북 인사이트 리포트를 보면 평균적으로 제 글의 완독률이 60% 정도 되니 10만 명 정도가 제 글을 읽어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어 주는 것이 감사하기도 하고 때로는 무섭기도 한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조회수에 연연하기보다는 정말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이 커집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노출이 되어야 전달이 많이 되기에 조회수를 완전히 버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장 신기했던 글은 '친한 직원들과 멀어져야 성장한다'였습니다. 

47개 글 중에서 공유수가 두 번째로 많은 글의 공유수가 68회이고 대개는 10~20회 정도 공유됩니다. 그런데 이 글은 글을 발행한 지 하루 만에 공유수가 100회를 넘겼고 지금은 200회를 넘었습니다. 사실 왜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 우선은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도가 크다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슬기로운 직장 생활' 브런치북을 발간했습니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위해 그동안 썼던 글 중에 일부를 엮어 매거진과 같은 이름의 브런치북을 발행했습니다. 시도 자체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무리 글을 열심히 썼더라도 처음부터 책으로 엮을 계획 없이 쓴 글이다 보니 묶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는 기획을 하고 브런치북을 발행해봐야겠습니다. 특히 제가 구독하는 작가님들 중에 두 분이나 대상을 수상하셔서 마치 제가 수상한 것 같은 기쁨이 있었습니다. 저도 3년 내에는 수상하기를 소원합니다.


직장 생활 관련 글을 쓰는 작가님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브런치 메인 페이지에서 취업이나 경영 관련 추천 작가로 제가 화면에 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기쁘다는 생각보다는 직장 생활 관련한 콘텐츠를 가진 더 좋은 작가님들이 많이 브런치 활동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인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배울 수 있는 작가님들이 더 많이 활동하길 바랍니다. 


2021년에는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입니다.

올해는 다작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평균적으로 매주 2~3편의 글을 썼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기록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말 그대로 글감이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렇게 쓰다가는 글감이 바닥이 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글을 쓰되 방향과 목적을 분명히 하고 제 경험을 이야기하되 독자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써야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뚜렷한 방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민하겠습니다.


가장 짜릿했던 경험은 바로 댓글이었습니다. 

댓글을 읽으면서 많이 감사하고 또 감동했습니다. 오픈 댓글이기 때문에 몇 가지 댓글을 공유할까 생각했는데 막상 옮기려고 하니 부끄럽네요. 사실 제가 글을 쓰면서 가장 원하는 모습이 한 편을 글을 통해서 단 한 사람에게라도 큰 위로와 격려를 주거나 인생의 기로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거든요. 댓글을 보고 있노라면 그래도 제가 헛수고는 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는 어디 가서 제 프로필을 적을 때 '브런치 작가'를 당당하게 쓸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2021년에는 조금 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작가로 살아가길 소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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