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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k May 27. 2021

지나친 조언은 죄책감만 남긴다

당신은 조언을 많이 하는 편인가, 아니면 조언을 많이 듣는 편인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지위가 올라갈수록 조언을 듣는 시간보다 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런 측면에서 직장에서는 신입 사원이 가장 조언을 많이 듣게 마련이고, 임원들의 경우 조언을 많이 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렇다면 조언을 많이 듣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될까? 조언이 정말 조언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걸까? 

 



라이너스: (부모님 편지 읽는 중) "아들, 오늘 내가 싸준 점심 잘 먹고, 감사하길 바래."

라이너스: "오전 시간은 잘 보냈니? 내가 얘기한 대로 수업 시간에 손 들었고? 선생님들은 항상 자원해서 손 드는 학생들을 마음에 둔단다. 그게 좋은 등급을 얻는 방법이기도 하고."

라이너스: "기억하렴, 지금의 좋은 등급이 나중에 좋은 대학을 뜻하는 거란 걸... 참, 당근은 먹었어? 적절한 영양은 공부를 잘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라이너스: "지금 햇볕에 앉아 있니? 그러길 바래. 지나치지만 않다면 잠깐 햇볕 쬐는 것은 좋단다... 아마 요즘 같으면 하루 10분 정도가 적당할 거야."

찰리 브라운: 안녕, 라이너스. 점심 뭐야?

라이너스: 당근, 땅콩버터, 그리고 죄책감!


라이너스가 도시락에 같이 담긴 부모님 편지를 읽고 있다. 나중에 찰리 브라운이 오는 걸 보면 먹기 전에 편지를 읽고 있는 것 같다. 편지 내용을 읽고 나서 먹는 점심은 어떤 맛이었을까? 


라이너스는 자신의 점심 메뉴를 당근, 땅콩버터, 그리고 죄책감이라고 말한다. 부모님이 편지에 잔뜩 적어 준 것들을 지키지 못했던 모양이다. 오전 시간은 엉망이었고, 수업 시간엔 손들지 못했다. 부모님 말대로라면 자신은 좋은 등급도 좋은 대학도 물 건너갔다. 그나마 햇볕에 앉아 있긴 한데 10분 넘게 앉아 있는 듯하다. 그래서 부모님의 편지는 그에게 죄책감만 남겼다. 


직장 생활에서도 누구나 이런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분명히 상대방은 나에게 조언을 한다고 열심히 이야기를 했는데, 정작 나에게 남는 건 부정적인 마음뿐인 경험 말이다. 


조언하는 입장에서 듣는 사람의 마음에 죄책감을 남기지 않으려면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할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세 가지만 생각하자.


하나, 조금 덜어내자. 처음부터 굳이 하고 싶은 말 전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 조언해주고 싶었던 말이 100이었다면 30은 덜어내고 70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나머지 30은 조언을 하다 상대방이 관심을 갖고 물어봤을 때 꺼내자. 조언은 상대방이 들을 준비가 되었을 때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둘, 완벽하려 하지 말자. 빈틈없이 철저하고 치밀한 조언은 듣는 사람을 숨 막히게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말이어도 자신이 따를 수 없는 조언이라면 더욱더 자존감이 떨어질 것이다. 당연히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듣는 사람보다 실력이 좋을 텐데, 그런 자신을 기준으로 조언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셋,  감성적인 문장 하나를 넣어보자. 일 이야기만 하지 말자. 앞에서 라이너스 부모님의 편지에 '아들, 오늘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렴'이라는 문장 하나만 있었어도 죄책감까지는 들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적인 조언 앞뒤로 진심이 담긴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를 해준다면 조언의 효과가 배가 될 것이다.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나는 기억에 남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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