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작아지고 직원이 커지는 성장 리더십

직원들의 '선 넘는 제안'으로 성장 중인 더파운더즈

by Mark

애플의 재량적 리더십이 주목받은 적이 있다. 먼저, 리더의 시간을 100으로 봤을 때 담당업무, 학습업무, 교육업무, 그리고 위임업무 각각에 투입하는 시간의 비중을 파악한다. 그리고 회사는 리더에게 회사와 리더 그리고 팀원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각 업무의 비중을 재량껏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 재량적 리더십의 핵심이다. IT기업 리더의 경우를 예로 들면, 팀원에게 맡긴 일을 살피는 위임업무 비중을 줄여서 새로운 IT 트렌드를 익히는 학습업무의 비중을 늘리고, 이중 일부를 사업화한 후 담당업무로 옮길 수 있게 조절하는 식이다.


appple.png 애플의 '재량적 리더십' 적용 예시


재량적 리더십의 핵심은 회사가 시스템을 갖추고 리더에게 재량껏 본인 리소스를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리더와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여 회사와 개인 모두가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다. 최근의 성장 리더십은 이와 같은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가 확실한 선순환적인 구조를 통해 갖춰진다. 국내외 회사들의 다양한 성장 리더십 사례를 통해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살펴보자.




미니멀리즘 리더십, ‘가장 권력이 적은 CEO’가 목표인 슈퍼셀 CEO


미니멀리즘이라고 하면 집에 전자기기나 가구 등 물건을 최소한으로 두고 살아가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와 비슷하게 미니멀리즘 리더십은 리더가 관심의 중심이 되는 것을 최소한으로 하는 리더십을 말한다. 다시 말해 리더보다 직원들 개개인이 빛나게 하고, 리더의 이익보다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결과적으로 혁신적인 비즈니스 형태를 구축하는 리더십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미니멀리즘 리더십의 급부상 배경에는 이제 리더가 명확하게 지시한 후 엄격하게 모니터링하는 기존 형태로는 더 이상 직원들의 내재적 동기를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기존의 리더십 형태로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직원들이 자기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다는 여러 조사 결과가 미니멀리즘 리더십을 더욱 주목하게 했다.


우리나라에선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로얄, 브롤 스타즈 등 모바일 게임으로 잘 알려진 슈퍼셀은 미니멀리즘 리더십의 대표적인 회사다. 슈퍼셀 CEO인 일카파나넨은 “세계에서 가장 권력이 적은 CEO가 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말한다.


미니멀리즘 리더십의 대표 주자답게 일카파나넨 CEO가 구축한 프로세스 역시 단순하면서 강력하다. 우선 재능 있는 직원들을 영입한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 야심 찬 목표를 제시하도록 여건을 조성한다. 프로젝트 시작 후에는 본인들 스스로 출시 제품을 결정하도록 한다. 이 간단한 프로세스가 슈퍼셀이 히트작을 선보이는 비결이다. 회사가 관여하는 부분은 딱 하나. 1일, 7일, 30일 게임 이용자 유지율과 같은 명확한 목표를 정해 놓고, 개발팀이 이 명확한 목표를 따르는지 살펴보는 것이 전부다. 즉, 회사는 직원들에게 높은 수준의 자유도를 허락하는 대신, 단순하지만 까다로운 기준을 뒀다. 때문에 팀원들은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제품화 여부를 결정할 때 굳이 회사나 다른 사람에게 물을 필요가 없다. 본인 스스로 회사가 정해놓은 지표를 살펴보면서 진행 여부를 스스로 결정한다.


슈퍼셀의 미니멀리즘 리더십이 조금은 지나치게 간소화된 미니멀리즘 리더십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목표와 함께 그 안에서 자유롭게 실력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을 때, 슈퍼셀은 확실한 경영 성과로 미니멀리즘 리더십이 잘된 선택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슈퍼셀이 지난 13년 간 출시한 제품은 불과 5개. 한 해 동안 다수의 게임을 출시하는 기존 모바일 게임 회사들과는 반대의 행보다. 하지만 5개 제품 중 무려 4개가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초대박을 기록한 것이다.


488387759_1188182973347900_2548493703728867786_n.jpg 슈퍼셀 출시 게임 캐릭터 모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13년간 5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제품들이 직원들 스스로에 의해 출시 불가 제품으로 판정받았다. 그러나 대부분 회사에선 실패로 여기지는 이런 일련의 활동들이 슈퍼셀에서는 적극 권장되는, 그리고 대작을 출시하기 위한 필수 과정으로 여겨졌다. 직원들을 방해하지 않는 전략이 결코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을 결과로 증명한 것이다.


필자는 리더 대상으로 꾸준히 자문과 멘토링을 해오고 있다. 현재도 경영자 컨설팅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다수의 스타트업에서 임원으로 지내면서 직원들, 특히 중간관리자들을 꾸준히 면담하고 멘토링해왔다. 리더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 두 가지를 꼽자면, 하나는 본인의 성장이고, 다른 하나는 팀원의 성장이다. 본인도 성장에 목마르고 커리어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나갈지 고민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리더로 두고 있는 팀원들의 성장까지도 챙겨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내가 리더들에게 강조했던 것은 팀원들이 스스로 발견하지 못한 장점을 찾아서 알려주고, 이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나 역시 리더들이 더 성장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갖춰야 할 자질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이를 보강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이렇게 일대일로 돕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개인 역량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차이 난다. 그래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애플이나 슈퍼셀과 같은 시스템을 갖춰야 직원들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임원 한 사람, 리더 한 사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런 노력들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시스템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슈퍼셀이 야심 찬 목표 수립에 대한 자유와 함께 명확한 목표를 정해놓은 것처럼, 회사가 직원들에게 동기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을 때 성장 리더십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


실패할 권리를 보장한 어도비의 ‘빨간 상자’


어도비 직원들 책상 위에는 밝은 빨간색 상자가 놓여 있다. 그 안에는 1천 달러가 들어 있는 선불카드와 함께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따라야 하는 6단계가 적힌 인쇄물이 들어 있다. 혁신을 위해선 카페인과 설탕이 필수라는 생각에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와 초콜릿 바도 들어 있다.


adobe_kickbox_151026_3.jpg 어도비의 '킥박스' 키트


이 빨간 상자의 이름은 ‘킥박스(Kickbox)' 키트. 2012년 어도비의 창의성 부문 부사장 마크 랜달은 자신의 차고에서 킥박스 키트를 개발했다. 그리고 이를 모든 직원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이를 이용해 신제품 아이디어를 구체화했고, 베타 테스트까지 진행했다.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M&A로 이어지기도 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기존 프로젝트 접근 방식과 달리 킥박스가 다루는 영역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해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그렇게 해서 기존 심사 과정을 거쳤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아이디어들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고객을 만나기도 전에 사장되어 버렸을 유망한 아이디어들이 킥박스 덕분에 1천 달러 이하의 저비용으로 개발 및 테스트 과정을 거치게 된 것이다. 6단계 체크리스트로 채워진 상자 안에 창의적 프로세스를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혁신이라는 개념이 훨씬 덜 추상적인 것으로 재탄생했다. 어도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예 킥박스 매뉴얼과 시스템을 오픈 소스로 공개해 지금은 시스코 등 전 세계 1천 여개 기업들이 이 방식을 도입해 사용 중이다. 시스템을 갖춘 문화가 얼마나 강력한 생명력을 지니는지 엿볼 수 있다. 참고로 어도비의 매출은 2016년 59억 달러에서 2025년 238억 달러로 증가해 시장 선두주자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명확한 인재 경영 원칙으로 성장 리더십에 성공한 더파운더즈


최근 대기업, 스타트업 가리지 않고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인재를 영입하고 성장시켜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차별화된 성장 리더십이 필수다.


국내 기업 중에서 회사가 깔아 놓은 판 위에서 직원들이 성장하는 문화를 갖춘 곳을 최근 접했는데, 바로 스킨케어 브랜드 ‘아누아’로 유명한 더파운더즈다. 무엇보다 더파운더즈의 인재 성장 모델인 ‘리더 패스트 트랙’이 앞서 살펴봤던 슈퍼셀의 케이스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상당히 흥미롭다.


[더파운더즈] 채용 사이트 메인 이미지.png 미팅 중인 더파운더즈 직원들


우선, 리더 패스트 트랙은 전환형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입사한 모든 신입 및 주니어 직원들에게 적용된다. 이들은 브랜드 성장 전략을 직접 기획하고 검증하는 업무와 같이 다양한 실무 경험을 해볼 수 있는 포지션에 배치되는데, 우수 성과자에게는 리더 패스트 트랙 기회가 주어진다. 더파운더즈는 이를 일방적인 제도가 아닌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장기적 파트너십 구조’로 지칭하며, 체계적인 교육, 멘토링, 그리고 성과 보상 제도를 통해 지속가능한 모델로 만들어가고 있다.


더파운더즈 입사 4년 만에 한국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A 리더가 그 대표적인 예다. 입시 컨설팅, 국회의원 보좌진, 이커머스 등 다양한 경력을 갖고, 전사적인 이슈에 대응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CEO STAFF팀에 매니저로 합류한 그는 이커머스에서 쌓은 물류 경력을 살려 SCM 프로세스 구축과 물류비 개선을 담당했다. CEO STAFF팀의 경우 전략 기획, 마케팅, 인재 채용 등 회사의 빈 틈을 채워주는 다양한 역할을 했는데, A 리더는 팀 업무를 하면서 조직이 성장하려면 좋은 인재 채용이 필수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회사에 ‘채용 TF팀’ 신설을 제안했고, 회사가 이를 수용해 A 리더 역시 해당 팀에 합류했다.


더파운더즈의 성장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이다. 회사가 직원들이 맡은 영역을 넘어 상위의 관점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이때 필요한 것을 회사에 적극적으로 ‘선 넘는 제안’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그렇게 해서 팀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선 넘는 제안’이 가능한 문화, 그리고 이러한 제안이 수용되는 시스템이 갖춰진 것이 바로 더파운더즈 성장 리더십의 '킥'이다.


A 리더는 채용 업무를 하면서 조직의 일하는 방식까지 들여다보게 됐고, 여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제안을 통해 마케팅 파트 리더가 됐다. 이에 더해 프로젝트 전략까지 적극적으로 세우다 보니 어느새 팀 리더에 올랐고, 온라인 전략을 넘어 오프라인 전략까지 맞물려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제안으로 본부 리더 포지션까지 오르게 됐다.


한편 북미사업본부의 B 직원은 인턴으로 입사 후 신제품 PM으로 빠르게 성장한 케이스다. 그가 처음 맡은 업무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었는데 아누아 브랜드가 북미 시장에서 토너/오일 아마존 카테고리 1위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하면서도 집요한 콘텐츠 실험을 통해 디테일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빠르게 성장했고, 회사는 노력한 만큼 높은 오너십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B 직원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와 인플루언서의 동반성장을 이끌어내는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했다. 당연히 회사는 기획안을 수용했고 마케팅적으로 좋은 성과를 이끌어냈다. B 직원은 현재 신제품 PM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처럼 더파운더즈의 리더 패스트 트랙 안에서는 오너십을 갖고 업무에 임하는 태도와 목표 달성을 위해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시도하는 도전 정신이 있는 팀원 모두에게 성장의 기회가 열려 있다.


참고로 더파운더즈에는 이러한 성장 리더십에 어울리는 인재상이 존재한다. ‘빠른 시장 대응력’, '높은 인재 밀도', 그리고 '글로벌 스탠다드'가 바로 그 인재 경영 원칙이다. 이 중 가장 눈길이 가는 원칙은 다름 아닌 ‘높은 인재 밀도'. 왜냐하면 성장 리더십은 백 마디 말보다 한 가지 사례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옆에서 성장하는 직원들을 직접 보는 것만큼 강력한 신호가 없다. 시스템이 시스템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고, 이것이 바로 성장 리더십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모습 중 하나다.


더파운더즈는 현재 뷰티 업계에 국한하지 않고 유통, 컨설팅, IT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적극 채용하고 있다. 팀 간 쉐어링 세션을 통해 팀이라는 테두리에 갇히지 않은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등 직원들이 마음껏 실력을 펼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점도 눈에 띈다.


결과적으로 성장 리더십이 자리 잡아가며 이와 맞물려 더파운더즈의 경영 실적 역시 최근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2024년의 경우 전년 대비 3배 성장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직원들의 ‘선 넘는 제안’이 있었고, 회사의 성장 리더십 시스템을 통해 현실화되어 실적으로 연결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슈퍼셀 팀원들이 프로젝트 진행 여부를 결정하고, 더파운더즈 팀원들이 선 넘는 제안을 하는 것처럼 성장 리더십의 핵심은 직원이다. 회사가 이러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 줄 때 직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



이번 콘텐츠는 더파운더즈로부터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성장 리더십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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