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자란 모습이 너무나도 낯선 딸에게

2026년 2월 첫째 주

by 미국방구석남편

2월 2일 월

기나긴, 짧지 않은 기간 동안의 유연수업 기간이 지나고, 마침내 너는 오늘부터 다시 학교에 가기 시작했어. 긴 휴식 끝에 학교를 다시 가기 시작하면, 언제나 두 가지 감정이 들지. 어서 빨리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만나고 싶다는 감정. 또 하나는 학교에 가지 않고 지금처럼 집에서 쉬고 싶다는 완전히 다른 두 가지 감정이 들지. 너도 그랬던 것 같아. 일요일 저녁부터 학교에서 온 메일이 없냐며 나보고 체크해 보라고 재촉했어. 잠들기 전까지 학교 메일을 체크했지만 결국은 정상 등교였어.


아침 일찍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아침 7시 20분, 아직은 어둑한 시간이었고 화단과 도롯가는 아직도 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 문득 버스 정류장은 눈이 잘 치워져 있지 않을 거란 생각에, 너의 한 열 걸음 뒤에서 정류장까지 따라갔어.


이젠 중학교 2학년의 나이, 한국이었다면 당연 학교도, 학원도, 하교 후에도 너 혼자 다니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곳에서의 삶도 환경도 그걸 용인하기는 쉽지 않지. 물론 아빠 엄마 눈에는 네가 아직 아기이기도 하고.


아빠의 걱정대로 정류장 앞은 눈이 하나도 치워져 있지 않았어. 발목이 넘도록 쌓인 눈을 헤치며 정류장까지 이어진 언덕을 홀로 올라갔지. 아빠는 그저 먼발치에서 네가 무사히 학교버스를 타는지만 확인했어. 마침 학교버스가 바로 도착했고, 차도와 정류장 사이 높다라게 생긴 눈벽을 겅중 넘더니 덤덤하게 버스에 올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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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수험생이자 미국 방구석 주부. 와이프 따라 미국 온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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