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원종 Apr 16. 2017

현장의 언어

인테리어목공 001

"그 합판 고꾸찌에 본드좀 발라라!"

"고구찌가 어디인가요?"


현장용어

각각의 국가 또는 특정 단체에는 소통 할 수 있는 특정한 언어나 말이 있습니다. 앞으로 소개해드릴 건설 현장이나 인테리어 현장에도 우리가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우리말 외에 현장용어라고 불리는 또 다른 소통의 언어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건설현장과 인테리어현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은 대부분 일본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보면 개항을 하면서 세계 각국의 문화들이 유입되어 개화의 바람이 불고 새로운 문화가 시작되던 시기에 시작된 일제강점기 때문입니다. 약 3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일제강점기를 지내면서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아직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방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복구하기 위한 미국의 원조가 시작되면서 건축기술들이 다시 한 번 유입됩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 현장의 언어들은 일본의 건축용어를 바탕으로 미국의 건축용어들 그리고 명맥이 유지된 전통한옥의 건축용어들이 뒤섞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형성된 현장용어들 마저도 글이나 책으로 전해진 것이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발음도 변형되고 뜻도 잘못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료들을 찾아보면 변화의 시도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현장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대기업들이주도하는 건설 분야에서는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그것도 서류상에서 사용될 뿐 실제로 현장에서 그 용어들을 사용하는 작업자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인테리어현장에서는 서류에도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목공에 관련된 글을 쓰면서 기술도 중요하고 공구도 중요하지만 첫 번째 내용으로 현장용어로 선택한 이유는 인테리어목수는 대부분 현장에서 일하기 때문에 그들만의 언어를 습득해야 현장으로 좀 더 빠르게 입문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그리고 현장의 용어들을 바로잡으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아래의 현장용어들은 주로 목공현장에 많이 사용되는 용어들입니다.


! 일본어의 사전적인 의미보다는 현장에서 통용되는 뜻에 기반을 두어 작성하였습니다.


01. 가꾸부찌(がくぶち[額縁]) - 문선(몰딩) : 문틀의 테두리에 시공되는 띠장식

문선몰딩


02. 가베(かべ[壁]) : 벽, 가벽 : 기존의 벽에 각재로 틀을 만들고 그 위에 판재를 덮어 만들어지는 임의의 벽

석고보드로 마감된 가벽


03. 가네(かね[矩]) : 직각

04. 간조(かんじょう[勘定]) : 계산, 셈, 간격  : 공사의 기간이 길어질 경우 인건비를 지급하는 간격을 말할 때 사용 (예: 보름간조 → 보름간격으로 인건비지급)

05. 고구찌(こぐち[小口]) - 절단면, 마구리

06. 고바이(こうばい[勾配]) - 구배, 물매 : 경사의 정도, 비탈사면

07. 고운반(こうんぱん[小運搬]) 운반 : 자재를 사용할 장소에 필요한 수량만큼만 옮기는 일, 현장에서는 '곰빵'이라고 많이 사용


08. 쿠사비(くさび[楔]) - 쐐기 : 틈새에 끼워 넣을 수 있는 나뭇조각, 보통 기계톱으로 각재를 비스듬하게 절단하여 만들어 사용


09. 기리(きり[錐]) - 송곳 : 전동드릴로 타공작업을 할 때 사용되는 드릴날

10. 기렛파시(きれっぱし[切れっ端] (기릿빠시,) - 조각, 자투리 : 어떤 자재를 사용하고 남은 자투리

11. 나나메(ななめ[斜め]) - 경사짐, 비스듬함 : 현장에서는 ‘나나미’라고 잘못된 발음으로 많이 사용됨

12. 나라시(ならし[均し]) - 고르다, 평탄작업 : 면을 고르게 만들 때 사용되는 말

13. 다데(たて[縦]) - 세로 : 세로로 설치되는 각재 등의 부재를 가리키는 말

14. 단도리(だんどり[段取(り)]) - 준비, 정리 : 준비나 정리 외에 마무리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15. 데나오시(てなおし[手直し]) - 재손질, 고치다

: 작업 중간이나 완료된 후 어떤 이유로 부분수정 또는 재시공해야하는 상황

16. 데스리(てすり[手摺]) - 난간, 손스침 : 계단 난간의 손잡이 부분

17. 데마찌(てまち[手待ち]) - 작업대기

: 어떠한 사유로 인해 작업을 못하게 되었을 경우 사용. 간혹 ‘데마’라고 짧게 줄여 사용하기도 한다.

18. 덴죠(てんじょう[天井]) - 천장

: 기본 골조의 천장에 각재나 금속 등의 부재로 틀을 만들고 보통 석고보드를 부착하여 형성되는 면

19. 데빠(テーパ[taper]) - 점점 가늘어지는, 경사진 : 경사진 모양을 표현할 때 사용됨

20. 도란스(トランス[transformer]) – 트러스(truss) : 천장을 구성하는 틀의 한 부재를 가리키는 말. 

단어만 보면 변압기라는 전혀 다른 뜻의 일본식 영어발음이다. 영어 트러스(truss)의 일본식 발음인 도라스(トラス)가 잘못 발음되고 전달되면서 도란스라고 불리게 된 것으로 유추됨

21. 렌가(れんが[煉瓦]) - 벽돌 : 현장에서 보통 ‘냉가’라고 발음하여 사용됨

22. 마지끼리(まじきり[間仕切り]) - 칸막이 : 공간을 나누는 벽을 지칭할 때 사용


23. 메지(めじ[目地]) - 줄눈

: 타일과 타일 사이의 공간, 판재와 판재사이에 임의의 간격을 형성하여 부착했을 때 형성되는 줄눈

24. 모찌꼬미(もちこみ[持(ち)込み]) - 가지고 들어옴

: 보통 기술자가 직접 자재를 수급해서 현장에 가지고 들어와 작업할 때 사용되는 말로 현장에서는 ‘자재모찌’, ‘재료모찌’ 라는 말로 사용한다.

25. 보르반(ボールばん[ボール盤]) - 전동드릴

: 네덜란드어 boor bank에서 유래한 말 이라고도 한다. 탁상드릴, 드릴머신을 가리키는 일본식발음으로 현장에서는 ‘보루방’이라고 발음하여 사용된다.

26. 비스(ビス(프랑스)vis) - 작은나사못

: 현장이나 일상에서도 ‘피스’라고 발음되어 사용되고 있다.

27. 사게후리(さげふり[下げ振り]) - 납추, 다림추

: 줄에 추를 매달아 수직을 맞추어보는 공구. 현장에서는 ‘사게부리’라는 발음으로 사용된다.


28. 사시가네(さしがね[差し金]) - 곡척자, 직각자


29. 사뽀-또(サポート) - 서포트, 지지대

: 영어 support의 일본식발음으로 건물을 짓는 건설현장에서 천장을 지지해주는 금속 기둥. 현장에서는 ‘사뽀도’ 또는 ‘사뽀드’ 라고 발음하여 사용한다.


30. 스쿠에아(スクエア) - 직각자, 삼각자 : 영어 square의 일본식발음

31. 시루시(しるし[印]) - 표시

: 줄자의 눈금이나 위치를 표시할 때 사용되는 말로 현장에서는 ‘히로시’, 시로시‘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32. 스카시(すかし[透かし]) - 오려내다, 따내다

: 원래의 뜻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간판이나 로고와 같은 글자나 모양을 다양한 소재의 판재로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쉽게 입체 글자를 만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33. 쓰라(つら[面]) - 문건의 표면 : 시공되는 부재의 면과 면을 맞출 때 주로 사용된다.

34. 야리끼리 (やりきり[遣り切り]) - 도급주기 : 시간에 관계없이 일할 양을 정해주는 방식

35. 오도리바(おどりば[踊(り)場]) - 계단참 : 계단과 계단사이 중간판

36. 요꼬(よこ[横]) - 가로 : 가로로 설치되는 각재 등의 부재를 가리키는 말

37. 우라(うら[裏]) - 뒤판

: 가구를 제작할 때 가구 박스의 뒤판을 가리키는 말로 보통 5mm 정도의 판재를 사용한다.

38. 우마(うま[馬])(脚立) - 4개의 다리가 있는 발판

: 목수들이나 도배공들이 천장 작업을 할 때 사용하는 접이식 금속 발판을 말한다.

39. 오-가네(おおかね[大[矩]) - 큰직각자

: 현장에서 큰직각자라는 뜻보다 ’직각을 보다‘, 또는 ’직각을 맞추다‘라는 뜻으로 많이 사용된다.

40. 오사마리(収(ま)り) - 마무리, 끝내다 : 어떤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뜻

41. 이바리(鑄張り) - 가공면의 조각

: 부재의 절단면이 거칠거나 뜯긴 자국이 있을 때 ’이바리가 났다‘라고 표현한다.

42. 젠다이(膳(ぜん)臺(だい) - 돌출선반

: 창밑에 돌출된 선반, 욕실의 변기와 세면대 뒤로 형성되는 돌출된 선반


43. 조기(じょうぎ[定規) - 자, 잣대

: 보통 테이블톱의 가이드를 가리키는 말로 ’조깃대‘라고 말한다.


44. 하바끼(はばき[巾木]) - 걸레받이 : 벽과 바닥의 경계에 시공되는 몰딩재


45. 하스리(はつり[削り]) - 쪼아내다 : 콘크리트 벽이나 천장을 쪼아내어 수정할 때 사용된다.

46. 하리(はり[梁]) - 보 : 건물의 하중을 받쳐주는 기둥형태의 보

47. 한바/함바(はんば[飯場]) - 현장노무자들의 합숙소

: 건설현장에 상주하거나 인근에 위치한 식당을 말한다. 현장에서는 ’함밧집‘ 또는 ,’함바식당‘등으로 표현한다.


48. 헤베(へいべい[平米]) - 평방미터

: 제곱미터를 나타내는 단위의 일본식발음으로 현장에서는 ’회베‘라고 발음하기도 한다.

49. 호네(ほね[骨]) - 뼈대, 틀 : 가벽이나 천장과 같은 구조물의 뼈대를 가리킬 때 사용된다.

50. 후앙(ファン) - 팬, 환풍기 : 영어 fan의 일본식 발음     



위의 50가지 단어들은 현장에서 듣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관련도서들과 인터넷을 조사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현장용어'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현장용어들이 나옵니다. 정확한 발음과 뜻을 알고 사용하여 언젠가는 현장에서도 모두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서양 공구들의 이름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멀티컷터, 플런지쏘 등과 같은 공구들의 이름도 인터넷을 통해 미리 공부해두면 목수로 입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목수가 되고 싶으신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