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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원종 Oct 03. 2017

목수의 재료2

판재

판재


'합판은 자르는 것이 아니라 켜는 것'



인테리어 현장에서 목수들이 사용하는 자재 중에 가장 큰 면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판재입니다. 이 판재도 각재와 마가지로 대부분 나무로 만들어지지만 각재와 같이 나무로 사용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큰 테이블의 상판이나 원목의 질감을 살려 포인트로 사용되는 경우 말고는 면을 만드는 보드나 구조물을 이루는 뼈대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판재는 사용되는 용도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는 마감재와 마감 후에는 보이지 않는 속재료로 나누어 집니다 . 제맘대로요^^





 일반합판

일반합판은 직사각형으로 만들어지고 규격은 긴 방향을 세로로 봤을 때 가로 1220mm, 세로 2440mm의 치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판재가 같은 치수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목수라면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치수입니다.

일반합판은 얇은 나무판을 나뭇결의 방향이 직교가 되게 여러 겹을 겹쳐 만든 판입니다. 건물을 짓는 건설 현장이나 상업공간에서 많이 사용되고 주거공간에서는 많이 사용되지 않습니다.



주거공간에서는 베란다 확장이나 천장 공사를 할 때 커튼박스의 재료로 사용되는데 이때 사용되는 합판은 12mm합판이 많이 사용됩니다. 또 기둥을 만들거나 벽을 만들 때 석고보드와 함께 사용되기도 하고 주방이나 욕실 벽에 타일이 시공되는 부분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상업공간에서는 주거공간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됩니다. 벽, 바닥, 천장의 면을 형성할 때 사용되고 외부 간판이나 간판의 틀을 만들 때 사용됩니다.



일반합판은 현장에서 불리는 이름이 몇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합판의 규격으로 부르는 말로 1자(치)를 300으로 보고 1220×2440의 합판은 4x8(사팔)로 표기하며 조금 작은 규격인 910×1820은 3×6(삼육)이라고 표기합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사팔짜리합판, 삼육짜리합판' 이라고 부릅니다. 두 번째는 합판의 구조에서 낱장의 얇은 나무판을 영어로 베니어(venner)라고 하는데 이것이 변형되어 ‘베니다, 베니아판’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합판의 두께에 따른 일본어로 부르는 이름입니다. 3mm합판은 이찌부, 5mm합판은 니부, 9mm합판은 산부 또는 삼부, 12mm합판은 연부 또는 욘부라고 부릅니다.


합판을 판매하는 목재상에서는 합판을 원산지와 등급에 따라 나누어 판매합니다. 그중 고급형과 보급형 그리고 저급형이 존재합니다. 당연히 저급은 사용을 피해야겠지만 합판의 발주는 업자가 하기 때문에 목수는 그냥 사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좋은 합판을 사용하는 것은 인테리어 업자의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MDF(Medium Density Fiberboard)

MDF는 톱밥 또는 섬유형태의 나무와 접착제를 열과 압력으로 압축하여 만든 판재로 인테리어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판재입니다. MDF의 규격도 합판과 같은 1220x2440이고 두께도 3mm부터 30mm까지 다양하게 생산됩니다.



명칭은 MDF라고 불리고 현장에서는 MD라고 줄여 말하기도 합니다.

MDF의 장점은 일반합판과는 다르게 균일한 표면과 밀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방향과 원하는 치수로 자유롭게 절단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점은 습기에 약하여 실내에서만 사용되고 MDF자체로는 마감이 되지 않아 시공 후 인테리어필름 또는 페인트로 마감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컬러 MDF가 출시되었지만 현장에서는 잘 활용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MDF는 사용할 때나 보관할 때 주의해야 하는 사항들이 있습니다.

내구성이 약하기 때문에 보관이나 운반할 때 모서리가 뭉개지거나 측면에 보풀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작업에 사용할 때는 원판 그대로 사용하지 말고 측면을 조금 절단하여 깨끗한 절단면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MDF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인테리어필름이나 페인트 마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좋은 마감을 위해서는 목수의 능력과 작업방법이 중요합니다.



 코어합판

코어합판은 일반합판과 다르게 나무 조각으로 판을 만들고 얇은 나무단판을 샌드위치처럼 아래위로 부착하여 만들어진 판재가 코어합판입니다. 현장 용어로는 '코아합판' 또는 '코아판'이라고 부릅니다.

주로 사용되는 코어합판의 두께는 18, 24mm입니다. 두께나 강도에 비해 가볍고 휨과 같은 변형이 적기 때문에 가구를 만들거나 문짝을 만들 때 사용되고 문틀을 만들 때도 사용됩니다. 코어합판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표면이나 모서리 부분이 무르기 때문에 운반이나 사용 중에 조심해야 하고 절단 시에 발생하는 특유의 냄새가 있기 때문에 작업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사용하고 작업 후 판재의 냄새를 제거하고 마감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합판, MDF, 코어합판이 대표적인 속재료 판재입니다.





 마감재     

판재들 중에서 마감재로 사용되는 것은 주로 원목의 표면을 사용하거나 그 자체로 가구를 만드는 정도로 사용됩니다.



 집성목

집성이라는 것은 원목조각을 접착제로 접합하여 판재를 만드는 방법으로 집성 방법에 따라 그 종류가 구분됩니다. 나무를 지그재그 형태로 집성하는 방식을 핑거조인트(finger joint)방식이라고 하는데 판재의 넓은 면에 지그재그 모양이 보이면 탑핑거조인트라고 하고 측면으로 지그재그 모양이 보이면 사이드핑거조인트라고 합니다. 조각이 아닌 하나의 긴 목재를 측면으로 연결하여 형성된 판재를 솔리드라고 합니다.


가구제작 분야에서는 수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사용되기 때문에 전부 알고 있어야 하지만 인테리어 현장에서는 가구를 만들 때처럼 많은 종류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인테리어 현장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집성목의 종류는 스프러스, 삼나무, 라왕, 멀바우, 소나무(미송), 아카시아 정도가 있습니다.     


목수 일을 배울 때 화려한 무늬와 진짜 나무를 사용하는 느낌이 좋아 나무의 종류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인테리어목수에게 종류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합판이나 MDF를 다루는 기술은 현장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지만 집성목은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종류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고 집성목을 다룰 때 주의해야 하는 사항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집성목의 종류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인터넷을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MDF나 합판을 주로 절단하던 두께가 얇고 톱니의 수가 적은 원형톱으로 단단하고 두꺼운 집성목을 절단하면 깨끗한 절단면이 형성되지 않고 절단면에 톱날에 탄 자국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집성목을 절단할 때는 그에 맞는 원형톱을 준비해야 합니다.     


MDF나 합판으로 작업할 때처럼 타카로 작업하게 되면 시공 후 발생되는 휨이나 틀어짐을 타카의 못은 견디지 못합니다. 가급적이면 이중비트를 사용하고 나사못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방법을 모르거나 알아도 시간 관계상 그냥 타카로 작업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현장의 목수들은 합판이나 MDF를 사용할 때 목공본드를 사용하는데 집성목을 다룰 때는 목공본드를 믿고 적당히 결합하면 안됩니다.     


집성목은 MDF나 합판처럼 재료가 완전히 가려지는 재료가 아니라 나무의 표면을 보이게 사용하기 때문에 공장에서 제작된 원판의 측면을 절단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작, 보관, 운반 등의 과정에서 원판의 측면은 손상되기 쉽습니다. 그리고 측면에는 생산지나 제작사의 상표 같은 글자가 인쇄되어 있어 마감작업에서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원판을 그대로 절단하여 작업 후 측면의 글자가 그대로 보이게 작업한 후 ‘마감작업 때 샌딩 작업으로 다  지우겠지 뭐!’라고 생각하거나 아예 신경 쓰지 않는 목수들이 많습니다. 나의 작업을 다음 작업으로 미루는 이런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죠?^^     


집성목은 작업 후 스테인이나 바니시 등으로 마감을 하게 되는데 이때 원래의 색보다 진해 지거나 변색되는데 종류에 따라 나타내는 색상을 충분히 이해하고 작업해야 합니다.     




 합판

마감용 합판은 집성목과 다르게 연결되는 부분 없이 한판의 원목을 사용할 수 있고 집성목보다 내구성이 좋고 가공성이 좋아 인테리어 현장에서 집성목보다 더 많이 사용됩니다. 요즘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마감용 합판은 미송합판과 낙엽송합판입니다. 자작나무합판도 가끔 사용됩니다.     



지금까지 나열된 판재의 종류를 보니 어떠신가요? 생각만큼 종류가 많지는 않죠? 그래서 많은 종류를 알고 있는 것보다는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무리로 판재를 다룰 때 알아두면 좋은 점을 알려드리고 마무리하겠습니다.     


판재는 대부분이 1220x2440의 규격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아파트나 높은 건물 또는 좁은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현장의 경우 목재상에서 길이방향으로 절반을 절단하여 배송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절단된 판재의 폭은 약610mm정도가 됩니다. 만약 작업에 610mm이상의 넓은 판재가 필요할 경우 사용해야 하는 판재의 폭보다 조금 큰 치수로 절단을 주문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목재상에서는 현장의 목수들만큼 정밀하게 절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판재는 대부분 가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목수가 직접 사용할 치수를 계산하고 테이블톱과 같은 공구로 절단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필요한 치수 전체를 미리 계산하고 판재의 수량을 확인한 후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장의 판재가 넉넉할 거라고 판단해 그때그때 필요한 치수를 절단하여 사용하다 보면 후반 작업에서 필요한 치수의 판재가 남아있지 않거나 불필요한 자투리들만 남아 자재가 부족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수의 목수가 한 현장에서 같이 작업을 하는 경우 조금 더 신경 써야 합니다. 그래서 현장의 목수들이 판재 다루는 모습을 보면 그 목수의 성향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판재를 사용할 때 목수는 기본적으로 길이방향을 절단 방향으로 생각하고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300mm 1개를 절단한다고 계산한다면 길이는 2440mm가 되는 겁니다.



200mm폭에 1000mm 길이의 판재가 1개 필요하다고 했을 때에도 길이방향으로 절단하고 필요한 길이에 맞추어 절단하여 사용합니다. 이때 초보 목수들이 많이 하는 실수는 원판의  좁은 폭이 1220mm이기 때문에 짧은 방향으로 절단하면 자투리가 적게 발생하여 이렇게 판단할 수 있지만 절단하고 남은 원판의 길이 2440mm를 전부 절단해 버린 것이 됩니다.


판재를 절단할 때 치수 계산을 하면서 주의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mm폭의 판재가 6개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수치로만 계산하면 200×6=1200이고 원판의 폭이 1220이므로 원판 1장이 필요하지만 판재를 절단하는 톱날의 두께는 보통 3mm정도인데 절단할 때 발생하는 진동으로 4~5mm정도가 절단되면서 가루로 없어진다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치수에 4~5mm를 더해 계산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시 계산해보면 204×6=1224 이런 답이 나오기 때문에 원판 1장으론 부족하겠죠? 아파트에서 원판 한 장을 주문하면 절반이 절단되어 배송되기 때문에 4mm정도 줄어든 상태에서 사용되는 것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인테리어 업체의 비용절감을 위해 이전 현장에서 사용하고 남은 자투리들을 모아 사용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보관과 운반과정에서 변형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용 전 두께나 상태를 확인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다음 주제는 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재 석고보드입니다.

최대한 빨리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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