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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불 Jan 22. 2023

일본 세무사는 얼마나 버나?

일본 세무사는 어떻게 배출되고, 또 얼마나 벌까요?


관심있으신 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만에 하나 일본에서 세무사 생각하시는 분 계시다면 참조하시고, 한국 세무사 선생님들 계시다면 옆나라 세무사 시장은 이렇구나 하고 재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원래 자격명칭은 세리사이지만 친숙한 표현으로 본론에서는 세무사라고 부르도록 합니다.


1. 세무사가 되는 방법


크게 시험/대학원 면제/공무원/타자격의 4개 루트가 있습니다.


(1) 세무사 시험 합격


 - 심플하게 시험쳐서 합격하면 되는 루트입니다. 참 쉽죠?

 - 부기론&재무제표론(필수2과목), 법인세법 or 소비세법(선택필수1과목), 기타 세법 2과목(나머지 자유선택), 총 5과목 합격으로 최종 합격입니다.

 - 완전 부분합격제이기 때문에 합격판정이 과목별로 나오고, 한 번 합격한 과목은 평생 유예됩니다. 과목별 합격률은 회계과목 15~20%, 세법과목 10~15% 정도의 상대평가입니다.

 - 모든 과목별로 유예가 되기 때문에 한 번에 5과목 보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 조심스럽게 1년에 1-2과목만 응시합니다. 왜냐하면 과목별로 상대평가로 상위 10~15%를 합격시키기 때문에, 여러 과목을 한 번에 봤다가 전부 경쟁자들에게 각개격파 당해서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과목만 1년 동안 깊게 판 사람 vs 같은 시간을 여러 과목에 분산한 사람)


 - 일본 세무사들 사이에서도 은근히 보이지않는 서열싸움이 있는 부분인데, 제가 시험출신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성골이라고 생각합니다.  


- 시험출신 세무사는 나이가 적당(35세 이하)하다는 가정 하에 법인 취업의 경우 4대 법인(big4)포함 골라갈 수 있습니다.

 - 최근 기준으로 1년에 약 600명 정도 배출됩니다. 시험출신만 보면 배출되는 세무사 수는 한국과 비슷합니다.
- 아, 영어과목이나 토익점수 필요없습니다. 영포자도 환영합니다.


(2) 대학원 면제 루트
 
 - 회계 전문직 대학원 --> 회계과목 1개 면제
 - 세법 전문직 대학원 --> 세법과목 2개 면제

 - 대학원을 둘 다 다니면 회계 1과목, 세법 1과목, 단 두과목만 합격하면 세무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회계대학원은 상대적으로 쉬운 회계과목이 고작 1개 면제될 뿐이기 때문에 비용대비 메리트가 없고,
 대부분 세법대학원을 졸업하여 세법과목 2개를 면제 받습니다.
 그러면 세법을 단 1과목만 보면 되는데, 보통 가장 쉬운 국세징수법, 주세법을 많이 선택합니다.


- 자격증에 면제 출신이라고 적히는 건 아니고, 클라이언트도 세무사를 면제출신인지 확인하고 거르는 건 아니기 때문에, 사립 기준 2년 300~400만엔에 달하는 학비만 감당이 가능하다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자격취득 루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업계가 워낙에 일손이 부족해서, 법인 취업의 경우는 면제 출신이라도 실무 경험만 확실하면 고생하는 경우는 못 본 것 같습니다. 4대법인에도 대학원 신공으로 세무사 되신 분들 많습니다.


 - 가끔 트위터 같은 곳에서 도시전설로 들어본 적은 있습니다. 클라이언트가 "면제 출신은 빼주세요"라고 했다고...

(3) 국세공무원 루트

 - 작년에 한국에서 세법학 1부 면제 문제로, 국세청 출신의 면제제도에 대한세무사 시험 불공정 논란이 있었습니다.

 - 근데 일본의 경우 국세공무원 근속 10년 이상 세법 3과목 완전면제, (회계과목 2개만 합격하면 됩니다) 23년 이상이면 아예 시험없이 자격증이 나오게 됩니다.

 - 물론 정년퇴직이면 60세 이상인지라 정력적으로 일하긴 좀 무리가 있어서 소일거리로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 주로 본청에서 이전가격 등 국제조세 담당하신 분들은 경력 살려서 잘 영업 하십니다. 국제조세는 국세청 경험만큼 좋은게 없다보니...


 - 최근 기준으로 대학원 면제, 국세공무원 면제 합쳐서 1년에 1,300명 정도 배출됩니다.
 -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히려 시험합격자가 면제자의 절반도 채 안됩니다.
 - 시험합격자가 희소한 것이고, 그래서 법인 취업에서는 유리합니다. 진짜로 골라갈 수 있거든요.

(4) 타 전문직
  변호사, 공인회계사의 경우 자격이 자동부여 됩니다.
  
  변호사의 경우는 직접 세무대리까지 하는 경우는 별로 못 본 것 같습니다.
  공인회계사의 경우, 일본 회계사는 회계사 시험 1차(단답식)에는 아예 세무과목이 없고, 2차(논문식)에 세무회계 과목이 단 1개 있을 뿐이고 그 후에는 수습 수료고사에 세무 과목이 하나 있을 뿐이라, 세무로 건너오신 분들이 실무경험이 없을 경우 초반에 고생 많이 하십니다. 세법은 공부를 안하면 진짜 순식간에 까먹기 때문에...


2. 일본 세무사의 수입

일반적으로 세무사 합격 혹은 시험 면제 확정 후의 진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개인사무소 취업

- 상대적으로 연봉수준이 낮습니다. 저는 아니지만 200대도 봤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다니는지 물으시냐면, 독립해서 개인사무실 차리는 최단루트이기 때문입니다.

- 4대 법인의 고객층과 개업 세무사의 고객층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실무 경험에서는 법인 경함이 크게 도움이 안된다고 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 도제식 교육, 한마디로 근무기간 자체가 수행이라는 생각이 아직 뿌리깊게 남아있어서 연봉 수준이 낮다고 보시면 됩니다.


 - 세무사법에 따라 세무사 자격보유자는 2년간의 수습을 거쳐야 등록이 가능한데, 일부 개인사무실의 경우 노예를 놓치기 싫어서 수습증명서도 안써주고 버텨서 다투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중/대형 로컬법인 취업
  유명한 야마다 파트너즈, 츠지혼고, 상속 쪽에는 레가시, 스타트업 전문은 벤처 서포트, SPC수탁은 레이와, 도쿄종합, 아오야마 등이 있습니다.


  연봉은 4대 법인 테이블에서 마이너스 100~200 정도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쯤되면 부서에 따라 개업하시는 분, 아니면 계속 남거나, Big 4에 이직하여 파트너까지 노리시는 분 등등 다양합니다.


3. 4대 법인(Big4) 취업
 

4대 법인 취업도 많이 선택되는 루트입니다. 한국의 경우 감사와 택스가 같은 법인인 것도 있어서 빅4 택스는 주로 회계사가 많다는 느낌을 받는데, 일본의 경우 택스와 감사가 아예 법인이 다르다보니(p로 예를 들면 감사-pwc아라타/교토, 택스-pwc세리사법인) , 빅4 택스도 세무사가 더 많습니다.


연봉 수준은 법인에 따라 다르지만 (개인적인 경험 및 다른 경험자에게 주워들은 얘기, 카더라 통신을 감안하면) TAX의 경우 아래와 같다고 봅니다. 감사나 딜 쪽에 비하면 좀 낮다고는 합니다. 법인도 다르니 테이블을 맞출 필요도 없고...


  - 어쏘시에이트(스탭)            500~700
  - 시니어 어쏘시에이트(시니어 스탭)    700~900
  - 매니저                    900~1100
  - 시니어 매니저         1,100~1,300
  - 디렉터                   1,300~1,500
  - 파트너                   2,000~


 대략 4년차에 시니어 승진, 7년차 매니저 승진으로 봅니다.
 시니어까지는 잔업수당이 붙기 때문에 실제 연봉은 잔업의 양에 따라 달라지고, 매니저부터는 잔업수당이 안 나오기 때문에 안정된(?) 수입을 얻을 수 있습니다.


 4대법인 가시는 분들은 사무실 개업하기보다는 법인에 계속 남아 근무하시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개업해서 살릴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다보니... 종종 국제조세 전문으로 독립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매우 존경스럽습니다.


4. 개업
 개인의 영업력에 달린 부분이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 되겠습니다.  솔직히 모든 세무사의 마음속 최종목표가 아닐까 합니다.


일본세무사회연합회에서 8년 전 통계를 낸 적이 있는데, 대략 상위 10%가 연간 매출 5천만엔~7천만엔에 걸치는 것 같습니다. 하위 30%가 500만엔 이하네요. (소득이 아니라 매출, 즉 수입금액임에 유의하세요!)


이상이 주관(?)에 근거한 일본의 세무사 사정이었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부분도 있으니 비교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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