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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라는 이름

아직은 젊음을 소유한 당신에게

by 기록습관쟁이

젊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문득 젊은 시절의 나에게 돌아가 보았다.


20대의 나. 성인이 되면 완전히 성장해 있을 줄 알았다. 자연스레 그리 되는 줄로만 알았다. 착각이었다. 아니, 착각할 자유쯤은 있었을까. 여전히 미완성의 삶이었다.


그 시절의 나는 기백이었다. 개성이 넘쳤고, 유행을 좇으면서도 그 안에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 줄 알았다. 특히 드레스패션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앞서갔다. 평범한 친구들이 나와 함께 다니기 민망해할 정도였으니까. 그게 젊음이였다. 불같이 타오르던 자의식, 남과 다르고자 했던 욕망, 본능을 따르던 선택, 뒤를 돌아보지 않던 마음.


젊음을 소유했을 땐 몰랐다. 젊음을 잃어가고 있을 때에서야, 비로소 그 아름다움을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젊음은 개성이고 창의다. 패기 있고 무모하다. 정답보단 가능성에 걸고, 안정보단 도전을 택한다. 그 시절의 나는 그랬다. 무엇이 되었든, 남들과 달라야 했다.


지금의 나는 다르다. 중년을 향해 가는 나는 개성보단 중도를 택한다. 뒤쳐지는 건 싫지만, 앞서 나가는 것도 탐탁지 않다. '슈퍼 노멀'. 어쩌면 지금 내게 더 어울리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나는 여전히 나만의 무언가를 펼쳐내려 애쓴다.


활활 타오르지는 않지만,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무모한 도전은 어렵지만, 한계까지는 걸어갈 수 있다. 젊음보다는 아름답지 못할지라도, 부드럽고 단단하다. 모나지 않지만 꺾이지도 않는다.


가끔 길을 걷다 보면 어쩐지 멋스러운 젊음들이 눈에 들어온다. 누구보다 잘생기거나 예쁜 것도 아닌데 그 풍채와 자세에서 빛이 난다. 건강하고, 건장하고, 다소곳하고, 기품이 있다. '아, 저게 젊음이구나.' 지나간 젊음은 아쉽고, 현재진행형인 그들이 부럽다.


젊음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찾아오는 빛이다. 부디 그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 하지만 반대로, 젊음을 소유함에도 빛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의 아우라는 오히려 나보다도 어둡다. 가장 빛나야 할 시기에, 무엇을 하든 그 빛을 감춘다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언젠가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제발 너무 늦지 않길 바란다.


당신은 지금 가장 빛나야 할, 다이아몬드 원석이다. 가끔은 늦게 빛나는 별이 더 찬란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 빛이 꺼지지 않도록, 당신의 젊음을 믿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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