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

중디 월드뮤직 라디오 #225

by 이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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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


그녀는 표정이 다양하거나 진하지 못했다 .

남자들이 야한 농담을 했을 때도

놀라거나 웃지 않았고.

여자들이 새 옷 자랑을 할 때도

부러워하거나 질투하지 않았다.

직장에서 실수를 했을 때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울지도 않았다.

애인이 키스를 했을 때도

얼굴이 분홍빛으로 닳아 오르지 않고 눈을 뜨고 있었다.


여자들은 그녀를 무표정한 철면피의 내숭이라고 했고

남자들은 차갑고 애교도 없으며 무엇보다 여성미가 없다고 했다.

아줌마 아저씨들은 예의도 없는 뻔뻔한 여자라고 했고

노인들은 미풍양속을 해치는 사회악이라고도 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그녀를 낙인찍었다.


그래서 그녀는 혼자서 쓸데없이 자신을 반성하려고 노력해야만 했다.

다만 아이들은 제멋대로 일일이 참견하지 않고

못살게 굴지 않는 조용한 언니라고 호감을 가졌다.



Sen kommer trollen fram - Lill Lindfors

[전곡연속듣기] https://youtu.be/j-aVeYP5uRs?list=PLal9sIB3XTQzORcD4d2BOSCc10ze1Ey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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