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노는 달인
그는 늘 혼자이기 때문에
혼자서 노는 방법에 이미 능숙하다
자신 안에 또 다른 자신을 불러내
대화를 하는 것이다.
대개 자신은 착한 사람, 상대는 나쁜 사람의 역을 맡긴다
-무슨 영화가 저렇게 싱겁게 끝나냐
-뭘 원한 거냐 죽기라도 해야 한다는 거냐
가끔은 자신을 배운 사람, 상대는 못 배운 사람.
-소의 간을 먹으면 내 간이 좋아지겠지
-바보냐
또는 자신은 이성적인 사람 상대는 야생의 사람.
-여자를 본다
-너 지금 뭘 본거냐.
그렇게 서로 즐겁게 대립하다 보면 늘 자신이 이기지만
행동은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따라갔다.
그래서 나는 내 속의 상대가 아닌
내 속의 나를 마주하기가 어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