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손잡고 자던 밤

by 마주침

할머니는 늘 ‘세상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돼라’, ‘너는 잘 될 거다’ 말씀하시며 통화할 때마다 신뢰와 용기를 불어넣어주시는 분이셨다. 할머니를 뵙는 건 주로 명절 때였는데, 이 날은 할머니께서 나와 같은 방에서 주무셨다.


할머니와 나란히 누워 잠을 청하던 밤, 누군가가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라 하던 말이 생각났다. 나는 옆에 있는 할머니에게 나의 사랑을 전하고 싶었고, 사랑의 표현으로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잠을 청했다. 그런데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잠을 청한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께서 눈물을 조금씩 흘리기 시작하셨다. 나에게 티 내지 않으시려고 조용히 눈가를 훔치며 울고 계셨는데, 훌쩍이시는 소리와 떨림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 울음을 보며 많은 생각이 스쳤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얼마나 많은 밤을 홀로 지내셨을 것이며, 그 밤들은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누군가와 함께 지내는 밤은 얼마나 오랜만이시며, 손을 맞잡았을 때가 오래되지는 않으셨을까... 할머니의 외로움이 느껴지자 나 또한 울컥했다. 나 또한 겨우 눈물을 삼켰던 밤이었다.


이 날 이후 나에겐 할머니를 향한 애틋함이 더 생겼다. 난 할머니를 뵐 때마다 늘 할머니의 응원과 신뢰로 잘 지내고 있음을 말씀드리며 포옹하곤 한다. 요즘은 할머니께서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계신다. 몸이 아프시니 마음도 약해지셨는지,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빨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난 그런 할머니에게 당신의 기도와 사랑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할머니를 통해서 늘 응원과 신뢰를 받고 있음을 말씀드린다. 우리의 삶 또한 할머니가 없이는 시작될 수 없었음에 그분의 삶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하고 싶다.



정신없이 보내던 일상을 글 쓰며 다시 마주합니다. 글은 일주일에 1번 올리려고 합니다. 구독으로 응원해주시면,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오늘도 평안한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