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도움 없이 살 수 있어, 걱정 마

친정, 그 애틋한 마음

by 마주침

친정 아빠가 이제 정년퇴임을 얼마 남기지 않으셨다. 미래를 준비하시는 부모님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은, “너네 도움 없이 살 수 있어. 걱정하지 마” 셨다. 순간 죄송한 마음에 울컥했다. 나를 키우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해오신 부모님인데, 내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이렇게 없다니.. 아이를 키우면서 일하는 우리 형편에 “아니에요, 저희가 도와야죠”라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 게 너무 죄송해서 눈물이 맺혔다. “엄마, 아빠는 우리를 위해 해 주시는 게 당연했는데.. 저희도 당연히 엄마 아빠의 노후를 책임져 드린다고 말씀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죄송하다는 나의 대답에 엄마와 아빠도 함께 눈물이 고이셨다.


우리 부모님은 나를 포함한 두 명의 자녀를 성인이 되기까지 키우셨다. 난 지금 한 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데, 동생을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두 명의 아이가 우리에게 생긴다면.. 그만큼의 책임이 늘어난다는 뜻인데, 과연 내가 두 명의 아이를 책임질 수 있을까..? 그리고 노후를 보장받을 수 없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


긴 시간을 우리를 위해 살아오신 부모님께서, 우리가 없는 미래를 준비하시는 걸 보니 마음이 무겁다. 자녀 된 도리로서 시원하게 부모님을 챙겨드릴 수 있다고 말씀드리면 좋겠지만, 그렇게 말씀드리기엔 현실이 발목을 잡는다.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모든 부모님의 위대함을 본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자란 건지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먹고, 자고, 싸는 모든 행위를 스스로 할 수 없는 갓난아이가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성인이 될 때까지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부모님의 희생이 있다.


우리가 없는 미래를 준비하시는 부모님께 내가 지속적으로 해드릴 수 있는 게 무엇일지 생각해봤다. 그러다가 사랑과 존중의 마음으로 부모님을 대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하려고 노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 마저도 뜻대로 안 돼서 화를 내기도 하고, 서운하다고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부모님을 향한 사랑과 존중하는 마음 갖기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성인이 될 때까지 키워주신 부모님의 삶에 대한 존중감과, 아직까지도 내 일에는 발 벗고 나서 주시는 부모님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내가 부모님을 대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마음가짐이 되길 바란다.



정신없이 보내던 일상을 글 쓰며 다시 마주합니다. 글은 일주일에 1번 올리려고 합니다. 구독으로 응원해주시면,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오늘도 평안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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