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날개뼈
뼈 이름을 알려줘
우선은 날개뼈(Scapula)를 자세히 보자.
후면에서 봐야 할 부분은 견갑극(Scapular spine)과 그 양쪽 테두리이다. 날개뼈를 직각삼각형으로 생각했을 때 직각이 있는 위치를 상각(위 상上, Superior angle), 하단부에 뾰족한 부분을 하각(아래 하下, Inferior angle)이라 부른다. 이번엔 정면에서 보면, 새 부리 같은 구조물이 정면을 향해 튀어나와 있다. 그리스 사람들은 까마귀 부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여 오훼돌기(까마귀 오烏, Coracoid process)라고 이름 지었다. 이 돌기는 추후에 언급할 세 가지 근육이 붙는 장소이다. 잘 기억해놓자. 날개뼈(Scapula)를 옆면에서 보면 잘못 만든 수리검처럼 생겼다. 위쪽으로는 후면에서 보았던 견갑극(Spine)이 길게 이어져 봉우리 형성하는데 이를 견봉(Acromion)이라 부른다. 정면의 분화구처럼 생긴 구조물은 견갑와(움집 와窩, Glenoid cavity)라고 부른다. 건담 프라모델을 한 번이라도 조립해 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것이다. 건담 팔을 끼워 넣었던 그 구멍이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쇄골(Clavicle)을 날개뼈(Scapula)와 묶어서 밝게 표시하면 마치 망토의 상단부같이 생겨 'Shoulder girdle'이라 부른다. 쇄골은 목과 가슴의 경계선 정도의 존재 같지만 이곳에도 여러 근육이 부착되며 어깨와 목구조에 있어서 없어선 안 될 구조물이다. 일자 막대기가 아닌 약간의 굴곡을 가진 막대기 형태다.
엄지손가락으로 양쪽 쇄골을 따라 가운데로 오면 갑자기 움푹 파인 곳이 만져질 것이다. 복장뼈(Sternum)의 상단인 경정맥와(Jugular notch)이다. 해당 부분만이 복장뼈가 아니라 몸의 중앙을 따라 명치까지 내려오는 부분 전부를 칭한다. 로켓처럼 3단 분리해서 명칭이 따로 있는데, 좀 전에 만져본 곳이 복장뼈 자루(Manubrium), 갈비뼈들과 만나는 곳이 복장뼈 몸통(body of sternum), 제일 아랫부분이 검상돌기(Xiphoid process)다. 통상적으로 따로 분리해서 부르는 일은 거의 없다.
윗팔뼈(Humerus)는 흔히 말하는 이두박근, 삼두박근이 살고 있는 곳이다. 제일 위에 튀어나와 있는 구조물은 아까 말한 건담 팔을 합체하기 위한 부분이다. '건담 팔 합체하는 그거'라고는 부를 수 없으니 이름을 지어주자. 그래도 윗팔뼈에선 수장 역할을 하게 생겼으니 윗팔뼈의 머리(Humeral head)라고 불러주면 된다. 나름 목(Humeral neck)도 있으니 머리가 맞다. 윗팔뼈(Humerus)에서 목이라는 부분은 두 군데라서 잘 구분하여 불러야 한다. '해부학적으로 봤을 때 암만 봐도 얘가 목이다(Anatomical neck)'하는 부분과 '팔이 부러지면 꼭 여기가 부러지더라(Surgical neck)'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모가지 옆을 보면 튀어나온 부분(tubercle)이 두 개 있다. 바깥쪽에 있는 녀석이 조금 더 튀어나왔다 하여 대결절(Greater tubercle), 안쪽 녀석은 상대적으로 덜 튀어나와서 소결절(Lesser tubercle)이다. 엄지손가락으로 반대편 어깨의 견봉(Acromion) 정면을 찾고, 1~2cm 정도 아래로 내려오면 뼈가 튀어나온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해당 위치에 엄지손가락을 고정시키고 팔을 천천히 바깥으로 회전시켰을 때 처음 만져지는 것이 대결절(Greater tubercle), 그 이후에 상대적으로 만져지는 작은 것이 소결절(Lesser tubercle)이다. 그 둘 사이에 물길처럼 홈이 파져 있는데 이를 결간구(도랑 구溝, Bicipital groove)라 하며, 이곳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두근(Biceps brachii long head) 힘줄이 지나간다.
아직까진 어깨관절을 다루고 있으므로 윗팔뼈의 아래 부분들에 대한 설명은 팔꿈치 관절(Elbow joint) 챕터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생각보다 재밌는데?
기능해부학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내 몸에서 직접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처럼 직관적이고 내가 직접 만져보면서 학습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를 잃지 않고 배울 수 있는 학문이라 생각한다. 뼈의 세세한 위치와 명칭을 기억하기보다는 그림 자체를 기억하며 학습하는 것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스스로의 몸을 탐구하고 그림도 많이 그려보라.
참고문헌 - Hollinshead 기능해부학 9판, David B. Jenkins, 엘스비어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