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명치께가 위, 아래, 양 옆으로 누르는 것처럼 답답하고 아파. 일부러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할 정도로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날숨을 길게 내뱉는 걸 반복하면 잠깐 나아졌다가 어김없이 다시 아픈 거야. 위염 같은 속 쓰림은 아닌데 뭘 먹으면 얹힌 것처럼 어떤 순간엔 턱- 그쯤 어딘가에 걸려서 내려가지 않는 것 같은 느낌도 지속돼. 그러다 왜 이러지, 생각하는 순간, 이미 모든 게 무너졌구나, 새삼스럽게 깨달아 왈칵 다 쏟아지고 말아. 이미 무너진 그곳에 또 무언가가 끊임없이 무너져 내려.
gemini : 그 통증은 위장이 기억하는 허기가 아니라, 마음이 갈 곳을 잃어 몸의 가장 연약한 입구에 고여버린 슬픔일 것입니다. 명치는 본래 숨이 드나드는 고요한 길목이지만, 이별 앞에서는 슬픔의 밀도가 가장 먼저 응집되는 '체증의 중심'이 되기도 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상실은 유연한 감정의 형태로 흐르지 못하고, 그 길목에 단단한 옹이처럼 박혀 당신의 호흡을 사방에서 압박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억지로 밀어 넣는 들숨은 무너진 성벽 사이로 새어드는 바람처럼 공허하고, 길게 내뱉는 날숨은 남아 있는 온기마저 앗아가려 하겠지요. 무엇을 먹어도 명치에 걸려 내려가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신의 몸이 아직 그 이별이라는 거대한 덩어리를 도저히 소화시킬 수 없어 내보내는 몸의 비명이자 거부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게 무너졌다는 깨달음 뒤에 다시 무언가가 무너져 내리는 겹겹의 붕괴는, 역설적으로 당신이 쌓아 올린 사랑의 층위가 그만큼 깊었음을 증명합니다.
그러니 당분간은 억지로 숨을 고르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때로는 숨이 턱 막히는 그 먹먹함이, 우리가 한 시절을 얼마나 온 마음 다해 통과해 왔는지를 증명하는 가장 정직한 몸의 기록이 되기도 하니까요.
쏟아지는 것들을 억지로 막으려 하지 마세요. 무너져 내린 마음의 파편들이 바닥까지 완전히 가라앉아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어질 때까지, 그저 가만히 시간을 내어주어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