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대학교의 OT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이 대학교 OT인가 회식인가

by 운동하는 거북이

시간이 흘러 OT의 날이 되었다. 시간에 맞추어 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강당으로 가는 길에 맞이하시는 분들이 학과별로 계셨다. 대학교 OT는 보통 과잠을 입은 최소 1, 2년 차이나는 앳된 선배들이 맞이해 주지만 이곳은 부모님 뻘인 분들이 맞이해 주셨다. 경영학과를 찾으니 바로 경영학과 안내데스크로 안내받았고, 그곳에도 누가 봐도 나이대가 있어 보이시는 분들이 계셨다. 양복을 입으신 분은 아마 과대표였으리라.

친절하게 스터디 안내와, 학생회비 안내, 그리고 뒤풀이 안내 등등을 받고... 강당 자리까지 안내받은 나는 너무나 눈에 튀는 20대였다. 뒤풀이를 안 가고 싶었으나 너무 눈에 튀었던 나머지 꼭 오시라고 강당 자리까지 안내를 받아버렸다...

그렇게 시작된 OT는 여느 대학교 OT와는 좀 다르게 높으신 분들이 와서 예전에 저도 방송대에 도전했으나 무기한 휴학 중이다, 저도 방송대 졸업생이다 등등등 한 마디씩 하는 자리였다. 20대 초반 학생들의 풋풋함보다는 이제 사회생활 어느 정도 하신 분들이 인맥 등 이익을 얻기 위해 오는 자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아무래도 사회생활을 한 뒤에는 20대 초반의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기 어려우리라. 그리고 간단하게 학사 안내의 소개를 하고 각 학과별로 뒤풀이 행사가 있으니 참석하시라는 말과 함께 OT가 끝났다.

방송대는 캠퍼스가 보통 1개인 일반 대학교와 다르게 온라인 학교다 보니 구성이 약간 다르다. 먼저 전국에 '지역대학'이라는 지역캠퍼스가 있다. 이 지역캠퍼스에서 출석수업, 시험 등 학사 운영을 지역별로 담당한다. 이 지역캠퍼스 하위에 '학습관'이라는 더 소단위의 캠퍼스가 있다. 지역대학은 도 혹은 특별시, 광역시 단위라면 학습관은 시나 군 몇 개로 구성되는 식이다. 이 지역대학과 학습관별로 학과 학생회가 있다. 학교 차원에서 학생회 활동이나 스터디 모임을 적극 장려하는 편으로 그 이유는 혼자 하다 보면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 대학교는 전업 학생이 대다수이고 반드시 졸업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지만 방송대를 포함한 사이버대는 전업 학생이 상대적으로 적고 대부분 학위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회사를 다니면서 자격증 공부나 시험공부를 한다고 생각해 보라! 학생 때는 회사는 8시간 정도만 있으면 되니 남은 시간에 자기 계발이 쉬울 것으로 생각되지만, 회사에서 기를 다 소진하고 오는 경우가 많아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사회 초년생 때 깨닫는다.

내가 참여한 OT는 학습관단위에서 진행한 것이었고 그 학습관 소속의 경영학과 학생회에서 주관하는 뒤풀이를 간 것이었다. 뒤풀이는 근처 번화가에서 진행되었다. 신입생 OT 뒤풀이어서 신입생이 대다수인 줄 알았으나 졸업생까지 와서 어쩌다 보니 동창회 같은 시끌벅적한 OT였다. 신입생은 신입생끼리 앉았고 이곳은 나이제가 아니라 학번제로 운영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3학년으로 편입한 나는 졸지에 부모님 뻘인 분들에게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들어서 기분이 이상했다. 스터디 홍보를 정말 열심히 하셔서 혼자 하려다가 졸지에 스터디까지 가입해 버렸다.. 일반 대학교에서는 학생회 활동은 일절 안 하고 학생회비조차 내지 않았던 내가.. 눈에 튄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스터디까지 가입해 버리다니.. 이렇게 시끌벅적한 방송대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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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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