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와 글쓰기의 간극
어제는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이었습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전쟁초기
급격하게 기울어져 가는 양상을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반격하던 시기지요.
이전에는 육군, 해군, 공군이 각각
기념일을 제정해서 행사하던 것을
육군 제3보병사단(일명 백골부대),
23 여단 3대대 10중대가 38선을 넘은 날을
기념하고 전 군의 행사를 이날 기리기로 했습니다.
국군의 날은 2년 주기로 각종 퍼레이드를
국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날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국군의 날
쉬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ㅎㅎ
빨간 날이 아니니까 출근하는 날이지요.
하지만 각종 훈련은 쉬어 갔습니다.
최근 계엄사태와 관련해서
군의 명예와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을 겁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다짐한 게 있다면,
군에서 경험한 이야기나 불평, 불만은
한 줄도 쓰지 않겠다는 것이었지요.
저는 군에서 많은 브리핑과 문서를 작성했습니다.
보고서 작성 요령과 단어의 정의, 배치 등을
많이 고민했고 각종 계획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도
그 경험이 바탕이 된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문서와 글쓰기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문서는 늘 누군가에게 보고하기 위한 글이었지만
지금의 글쓰기는 오롯이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글'입니다.
보고를 위한 문서는 사실을 정리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
나를 위한 글쓰기는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고 다독이는 글입니다.
글 쓰는 목적과 방향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리 많은 문서를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나를 위한 글쓰기가 쉬워질 리 없습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글쓰기 기교와 요령이 넘쳐나지만
그 어떤 법칙도 내 마음을 대신 써주진 않았습니다.
때로는 너무 한가한 개인사처럼 보이고
독단적인 기록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게 바로 지금의 나이고
내가 쓸 수 있는 유일한 글입니다.
진심을 담는 마음의 글쓰기.
제 글의 첫 독자는 저이기 때문입니다.
건군 77주년 기념행사를 미디어에서 보면서
지난 군 생활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이제 일반 국민으로서
평생 그들을 응원하고 후원하는 마음입니다.
선후배 군인들에게 무한한 존경을 보냅니다.
시련은 있을지라도 그들의 희생과 봉사가
지금의 우리나라를 지켜왔습니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감히 응원을 보냅니다.
모든 군인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임무수행 해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