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이 내일의 등불이 되기를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세상에 나온 날의 새벽

by 글터지기

오늘은 1966년 10월 13일,

경주 불국사 삼층 석탑에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된 날입니다.


석탑이라는 것이 결국 부처님의

사리함이 보관된 일종의 무덤일 겁니다.


천삼백 년의 세월을 품고 있던 빛이

그날 조용히 세상에 나옴으로써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임을

증명한 날이기도 합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기 등

세상의 모든 풍파를 이겨낸 겁니다.


석탑을 보수하려 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은

국보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두루마리 형식으로 한 장의 얇은 한지 속에

16 지옥에 떨어지게 돼 있는 바라문을

석가모니가 구제하기 위해 외운 경문이 적혔습니다.

(저는 감히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


누군가의 마음이, 믿음이

그 안에서 묵묵히 이어져 왔다는 뜻이고

누군가는 그 마음을 지켜 온 거지요.


새벽 시간도 비슷한 게 아닐까.

이렇게 사소한 경험을 한 페이지 남겨 보는 일.


이 노력이 당장의 빛이 되진 않더라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발견되면

그만한 가치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내가 남긴 문장 하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빛이 되기를 바라기보다

스스로 돌아보고 마음을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


빛은 언제나 어둠 속에서 시작되고

글은 언제나 침묵 속에서 태어납니다.


오늘 새벽도 침묵과 어둠 속에서

작은 등불을 켜는 마음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밝고 맑은 월요일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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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감히 제가 쓰는 글을 국보에 비유한 건,

천년을 이겨낸 경전도 결국 누군가의

손끝에서 시작했을 거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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