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한다는 건
대리점에서 매장 납품을 하다 보면
평소보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주문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함께 근무하는 직원이 담당하는 매장에
월요일 몇 개 품목이 평소보다 10배 정도
납품해야 할 물량이 많습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들어가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직원이 걱정합니다.
"월요일에 물건이 다 안 들어오거나,
출고가 안되면 어떻게 하나.."
저는 별 걸 다 걱정한다고 생각하면서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분명히 입고될 겁니다.
그건 우리의 의지로 되는 게 아니니까
미리 걱정하지 말자고요."
제가 말해놓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럴듯하게 말해서 놀란 게 아니라
여태 제가 그 꼴로 살아왔으면서
입은 살아서 말은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머리에 혹이 발견됐다고 할 때,
흰머리 소년 정밀 검사를 받으라고 할 때도
벌어지지 않은 일을 미리 끌어와서 걱정했고
내 의지로 바꿀 수 없는 것에 미련하게 집착하고
스스로 걱정거리를 껴안고 살아왔습니다.
그 외에도 얼마나 많은 일을
밤잠 설쳐가며 걱정하고 불안해했는지
글로 써보면 책 열 권 정도는 될 겁니다.
그런 제가 이런 말을 툭 뱉어놓고
'과연 내가 이렇게 말할 자격이 있나?'
여태까지 내가 보였던 걱정과 불안을
지켜봐 왔던 사람들도 '별 걸 다 걱정한'고,
생각하며 곁을 지켜 왔겠구나 싶습니다.
내가 지녀왔던 미리 걱정하는 습관에 부끄럽고
곁을 지켜준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마워졌습니다.
내가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하는 건 중요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할 열정과,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포기할 용기와,
이 둘을 구분할 지혜를 주소서."
제가 카톡 프로필에 자주 써놓는 문장입니다.
이 문장의 출처가 어딘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어느 책에서인가 본 문장이거나
어느 글에서 본 문장일 겁니다.
아니면 성경 구절일지도.
실천하기 어려운 문장이지만
직원에게 흘리듯 해 놓은 말을
저부터 실천하는 하루하루를 살겠습니다.
오늘도 이 둘을 구분할 지혜를 찾아보겠습니다.
모두, 행복하고 소중한 일요일 보내세요.
*에필로그
1968년 오늘은 울진과 삼척에 무장한
북한 유격대 100여 명이 침투한 날입니다.
청와대를 기습 폭파하기 위해 남파된 유격대와
같은 군 소속이었습니다.
주민선동과 많은 양민들을 학살했습니다.
이승복 가족이 희생된 것도 이때입니다.
이념의 대립에서 빚어진 무고한 희생입니다.
이런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