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도 글을 씁니다.
이 글은 오전에 배송 일을 하면서
말로 쓴 글을 정리한 글입니다.
원문은 아래를 참고하세요.
https://blog.naver.com/jdj0934/224065302470
군 시절 아침 브리핑을 할 때마다
가장 먼저 브리핑한 내용은 오늘의 기상입니다.
"오늘 날씨는 비가 올 예정입니다"
고참 선배가 날씨 브리핑을 했다가
다음 날로 보직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오늘 날씨는 비가 예상됩니다.",
"오늘 비가 올 확률이 80%입니다"
이 문장이 적확한 문장입니다.
그때부터 단어 용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언젠가 보고를 받던 지휘관이 질문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안개가 많이 꼈던데
안개는 왜 생기고, 작전에 미치는 영향이 뭐야?"
그날 저는 안개에 대한 정보를 찾았습니다.
안개는 왜 발생하는지 각종 검색창을 동원했고
관련된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쉽지 않더군요.
안개가 생기는 이유는 두 가지 설이 있더군요.
첫째는 상층부에 있던 수증기, 즉 구름이
공기 압력이 높아지면서 지상으로 내려왔다는 설.
둘째, 지상 또는 강물 저수지의 수증기가
공기가 무거워 상층부로 올라가지 못하고
지상에 내려앉았다는 설이지요.
어떤 경우가 됐든 지구 상층부의 공기는
뜨겁다는 이야기입니다.
뜨거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밑으로 내려온다는 원리를 생각하면 쉽지요.
즉, 안개가 자욱한 아침은
하늘이 쨍하고 뜨는 날일 거라는 얘기.
새벽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고
오늘 안개가 많이 꼈네 하고 자리에 앉았다가
책을 두 페이지 보고 깜빡 졸았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출근 시간이 10분 남았습니다.
원래 오늘 쓰려고 했던 글은
어제 맞았던 "독감 예방 접종"에 관련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시작도 못해보고 출근해야 했습니다.
부랴부랴 미라클모닝 단톡방에
'저 졸았어요' 하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단톡방에 보니 안개 이야기가 있어서
위에 써놨던 제 군 시절 이야기를
단톡방에 공유하고 출근 준비를 했습니다.
역시 방장이신 사랑주니님은
"이걸 글로 쓰고 출근하세요." 합니다.
어? 그래도 되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시간은 출근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상하게 일을 하면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배송하면서 혼자 운전할 때 말로
블로그에 글을 써보자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운전하면서
마치 라디오 방송하듯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잠시 후 잠깐 쉬는 시간이 있으면
지금 말로 써놓은 글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이것도 참 색다른 경험입니다.
말로 글을 써보니 예상외로 글자가 많습니다.
덜어내는 게 일이겠지만 이런 경험도
'새로운 글쓰기의 현장'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운전하며 오디오북을 듣고,
좋은 문장이 들리면 상상합니다.
'아 이건 오늘 꼭 글로 남겨놔야지'
'이건 꼭 내가 낭독해보고 싶다.'
그런 상상이 글이 되고, 글이 하루를 생기 있게 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말로 글을 써 보고
가감 없이 그대로 한번 올려볼까?
저녁에 퇴근해서 이 글을 정리해 보면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참 별짓을 다 한다 싶은 오늘이지만
이 경험도 오늘을 사는 제 모습일 겁니다.
이 글을 저녁에 다시 보게 된다면,
땅을 치며 웃든지, 이불킥을 날릴 겁니다.
하지만 해보겠습니다.
해보고 느끼는 것과 해보지 않고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다른 의미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