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하지 않는 마음
일할 때는 '배송 노동자',
글을 쓸 때는 '작가',
독서와 글벗 글을 읽을 때는 '독자', '팬',
이런 마음으로 사는 '아마추어'입니다.
배송의 달인, 또는 전문 작가,
한 달에 100권씩 읽고 서평을 남기는
도서 분야 인플루언서처럼
세련되고 멋진 일상을 보내고 싶습니다.
현실은 황새 따라가는 뱁새 꼴입니다.
일상에서 겪는 사소한 일들을
마치 커다란 이야깃거리가 되는 양
포장하기도 하고 감정이 과해져서
격한 말로 덧붙이기도 해서
이걸 글이라고 쓰나 싶은 날이 많습니다.
어젯밤 김진해, <쓰는 몸으로 살기>를
읽다가 공감되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아마추어의 글쓰기는 당사자의 글쓰기이기
때문에 일상과 글이 서로를 끌어당깁니다.
일상이 글쓰기에 스며들고 마침내
글쓰기가 곧 일상이 됩니다." 281p
잠시 까마득히 잊고 있었습니다.
내가 '아마추어'라는 사실.
배송하다가 고달프고 어려운 일에
이쯤은 별 거 아니라며 허세를 부리기도 하고,
글을 쓰다가 내가 쓴 문장에 스스로 감탄하며
이 정도면 제법 잘 쓴 글이라며 우쭐하면서
마치 프로처럼 건방을 떨어온 건 아닌가.
반대로 프로처럼 뭔가 특별해야 한다며
없는 재능을 발휘해 보겠다고
가랑이 찢어지는 뱁새처럼 사는 건 아닌가.
아마추어의 글쓰기는 일상이 글쓰기에 스며들고
마침내 글쓰기가 곧 일상이 된다는 문장을 보고
별안간 깨닫습니다.
아마추어의 진짜 힘은
부족함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걸요.
배송일을 하는 중에도, 글을 쓰는 순간에도,
책장을 넘기는 순간에도 여전히 배워가는
'아마추어'라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마음.
매일 글을 쓰고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쯤이면 '아마추어'답다는 생각이 든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이 금요일이어서 더 기분이 좋은 건가?
그건 아닐 겁니다.
내일도 출근해야 하니까요. 하하하
모두, 아마추어의 마음이시죠?
즐겁고 행복한 금요일 보내시길.
(전문 작가님께는 송구스럽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JRGxlezn74&list=RD3JRGxlezn74&start_radi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