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최소한입니다.
"열 명의 도둑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마라."
형사소송법의 기본 가치입니다.
지난주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16년 전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혐의 부녀',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소식을 접했습니다.
끼워 맞추기 수사였습니다.
경계선 수준의 지닌 부녀에게
수갑과 포승줄에 결박된 채 검찰 수사관의
유도 반복질문을 받았다고 했고,
진술 거부권도 고지받지 못했습니다.
글을 읽지 못하는 피의자에게
조서 내용을 읽어주거나 확인하는 절차도 없었습니다.
재심에서 채택된 CCTV 분석 자료에서도
부녀가 사건 전 막걸리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고, 청산가리 입수 경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억울하게 16년을 복역한
부녀에 대한 보상을 떠나
그들 인생 자체를 보상할 수 있을까?
제가 복잡하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다른 문제가 눈에 밟히기 때문입니다.
부녀를 조사했던 공권력은 누구이며
그들은 과연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
더해서, 과연 진범은 누구인가?
사건을 부풀려 쏟아 냈던 언론은
지금 이 사건에서 모두 자유로운가?
경계성 지능을 가진 부녀에게
끼워 맞추기 식 수사를 한 자들은
'몇 명의 도둑을 놓친' 정도가 아니라
'두 사람의 인생을, 어쩌면 가족 모두의 인생을'
빼앗고 억울한 누명을 씌운 자들입니다.
울분이 터지시지요?
지난 글에서 '법의 최소한'을 썼습니다.
https://brunch.co.kr/@jdj0361/175
법은 범죄를 응징하는 잣대이자,
범죄 이상의 벌을 받지 않게 하는 안전장치입니다.
그래서 법을 최소한이라고 하는 겁니다.
정의의 여신 '디케'는
두 눈을 가리고 저울을 들었습니다.
법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국민도 아는 사실입니다.
일주일 전 기사로 떠들썩했는데,
후속 기사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법이 최소한의 장치라면,
최소한을 지켜가는 건 결국 사람입니다.
정의는 눈을 가리고 있다지만
정작 관련자들이 눈을 가렸는지 물을 차례입니다.
이 사건의 후속조치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끝까지 관심 가지고 찾아보겠습니다.
한 사람의 일반 국민으로서 바랍니다.
법의 최소한이 무너지지 않기를,
다시는 이런 일이 이 땅에서 발생하지 않기를.
*에필로그
오늘은 1470년 조선시대 통치 기준인
<경국대전>이 완성된 날입니다.
세조 대 편찬을 시작해서
성종 대 교정을 거쳐 완성한 국가 운영서입니다.
조선시대 최고 법전이었습니다.
새벽에 일력을 보다가 이 글을 써야겠다고
타이핑을 하다가 머리가 정리되지 않아
발행하지 못하고 퇴근하고 나서야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