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실패'를 '다시 시작'으로 쓴다면?

거짓말처럼 알람을 하나도 못들었습니다. 의지가 박약입니다. ㅠ

by 글터지기

"D-day"라는 용어는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 명에서 유래했습니다.


주로 ‘결정적 순간’이라는 뜻으로 자주 쓰입니다

제게도 매일 하나의 상륙작전이 있습니다.

바로, 매일 새벽에 글을 쓰는 일.


지난 1년 넘는 시간 동안

매일 새벽에 글을 써왔습니다.

D-day로 환산하면 음.. 며칠이더라..

여하튼 꽤 오래된 전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이제는 눈이 저절로 떠질 법도 한데,

아직도 매일 새벽은 쉽지 않습니다.

매일같이 오늘은 좀 더 자자는 유혹과 싸웁니다.


눈 뜨고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고,

커피포트를 올리고, 손가락을 풀며 앉는 일.

의지라기보다 ‘생활 습관’에 가까운 루틴입니다.


단단하게 마음먹고 지켜온 덕분에

새벽을 여는 시간이 내 하루의 기준이 됐습니다.


오랜 친구를 만나 늦게 귀가한 날에도,

업무상 회식이 있던 날에도,

아주 드문 예외가 아니라면

늘 같은 시간, 같은 자리를 꾸준히 지켜왔습니다.


오늘 새벽, 30분 간격으로 맞춰둔 알람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자연스럽게 책상에 앉아

글을 쓰려는데 문득 눈에 보인 시계.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글을 쓸 시간이 아니라, 출근할 시간이라는 걸.


휴대폰이 고장 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고장 났나 봅니다.


얼른 출근 준비를 하면서 '미라클 주니' 단톡방에

오늘 '미션 실패'를 알렸습니다.


제 손으로 쓴 첫 '실패' 인정 메시지입니다.

변명의 여지없이, 적당한 핑계도 하나 없는

완벽한 실패를 인정한 하루입니다.


처음으로 '내가 이걸 D-day'로

기록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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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까짓 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미라클 모닝 2차 상륙작전.

그것도 '내일부터' 더하기 '다시'.


오늘 미션 실패를

그럴싸하게 포장할 만한 문장이지요?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퇴근 후 집에 오니

며칠 전 주문한 책 두 권이 택배 상자 안에

조용히 도착해 있었습니다.

이로서 다시 도전하기 위한 환경이

참 ‘절묘하고 완벽하게' 준비된 겁니다.


다시 문장을 적습니다.

"내일부터 다시 미라클 모닝에 도전합니다."


이 글을 써놓고 어떤 기분이냐고요?

네 맞습니다. 창피합니다.

남들 보기에 창피하다기보다

제 스스로에게 창피합니다. 하하하


배송된 책 두 권을 보며 생각합니다.

매일 이기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까끔은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 더 그럴싸하지 않을까요?


에라이.. 이걸 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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