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제 '흔들려도 길이 됩니다'
지난 9월부터 써온 종이책의 초고가
오늘 마지막 한 꼭지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제목이라고 가제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흔들리는 걸음도 길이 됩니다'
4개 챕터로 대략 50 꼭지 정도입니다.
혼자 시도하는 일이었다면
엄두조차 내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지난 1년간 새벽을 함께 달려온 멘토이자
동료이신 '사랑주니'님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처음 두 달은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
누구를 위한 글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챕터별 주제와 메시지를 작성하고
목차와 소제목, 작성해야 할 방향을 떠올렸습니다.
비슷한 결의 도서들을 읽어보고,
목차를 여러 권 필사해 보고,
중구난방 좌충우돌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꼭지씩 차근차근 썼습니다.
쓰다 보니, 목차를 작성할 때는 알지 못했던
내용의 중복과 흐려지는 내용이 다반사입니다.
그간 발행해 온 글을 편집하고 종합하면서
'이게 도대체 책이 될 수준인가?'를
수없이 떠올리고 부끄러워 어쩔 줄 몰랐습니다.
배송 노동을 하는 중간중간
포기하자는 마음이 불쑥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늘 곁에서 응원과 칭찬,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사랑주니'님의
조언 덕분에 오늘까지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만들어 둔 가제,
'흔들리는 걸음도 길이 됩니다.'라는
처음 생각했던 의미를 떠올리며 왔습니다.
오늘 초고를 모두 마무리하면
연말까지 한 주간은 아무 생각 없이
휴식을 해보려 합니다.
지금 따로 하고 있는 월간 전차책,
도전해야 할 '대작 다시 읽기' 등
미리 준비해야 할 일도 산적해 있습니다.
일터에서도 연말 결산과 재고조사,
매장별 신경 써야 할 일도 많습니다.
바쁜 연말이 되겠지만
오늘로 초고를 다 쓴다는 생각으로
잠시 설레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완벽한 글이 될 리는 없을 것입니다.
완성되었다고 말하기에도 부족하고,
부끄러운 문장들 투성이입니다.
어쩌면 서투르고 투박한 기록입니다.
그저, 흔들리면서도 멈추지 않았고,
매일 스스로를 의심하면서도
한 문장씩을 보태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마다 자리에 다시 앉으면서,
길이 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제 퇴고하는 과정에서
지워야 할 문장 앞에서 망설일 것이고,
남겨야 할 문장 앞에서도 주저하겠지요.
계속 흔들리며 나아갈 겁니다.
오늘로 초고를 마칩니다.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 글은 제 삶의 한 구간이 되었습니다.